어렸을 때 부터 그랬지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은 다 엄마를 힘들게 한다고
초등학교에서 중학교 올라갈 때 운동이 하고 싶어서 태권도 선수 혹은 야구 선수가 꿈이라고 말한 내게 엄마가 그랬지
" 안돼 돈도 많이 들고 그거 엄마가 고생하는 거라고 넌 운동만 하면 되지만 내가 코치들 따라다니면서 돈찔러주고 해야한다고.. "
거창한 꿈도 아니고 그냥 하고 싶었지만 그러려니 했어 엄마는 어른이고 난 아이었으니까
그렇게 중학생이 되고 나는 우연히 노래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선생님이랑 주변 친구들이 그 쪽으로 나가 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해서 자신감이 생긴 나는 엄마에게 말했지
" 엄마 나 음악 쪽 해보고 싶어 가수까진 아니더라도 보컬 트레이너 쪽으로 해보고 싶어요 "
그러니까 엄마는 나에게 말했지
" 너같이 짧은 애가 무슨 노래야 그리고 노래가 돈이 얼마나 많이 드는데 안돼 엄마가 뒷바라지 하는 거 힘들어 "
몇번을 물어봤지만 똑같은 대답이었어 " 엄마가 힘들다 "
그럴 수 있지 집안 사정이 좋은 것도 아니고 그래서 난 아싸리 공업고등학교에 진학해서 바로 취업을 하고 돈 벌다가 군대에 다녀오겠다고 하니까 엄마가 그랬지
" 전문대라도 나와야해 그래야 사람 취급 받아 "
나는 가기 싫다고 내 길은 공부 쪽이 아니라고 몇 번을 몇 년을 표현했는데 엄마는 끝까지 내 말을 들어주지 않았지
그래 그럼 엄마 말대로 전문대라도 가보자 하지만 역시는 역시 나에게 맞지 않는 대학생활은 나를 피폐하게 만들었고 행선지를 정해놓았던 어린 시절과 달리
나는 지금 방황 중이고 괴로운 데 엄마는 내 방황을 이해 못해
엄마
망나니 아버지와 형을 만난 덕에 고생 많이 했지 나도 그렇고 엄마도 그렇고 참 엄마는 열심히 살아왔고 지금도 그렇게 살아가고 있어
그런데, 엄마 엄마는 나한테 최악의 엄마야
25년 인생 살면서 엄마는 엄마 입으로 본인이 진심으로 나에게 잘못한게 없다고 말했지 부모는 잘못같은 거 안한다고
그래서 어렸을 적 내 상처들을 내 손으로 끄집어서 엄마한테 울면서 아파하면서 보여줬을 때 엄마가 그랬지 " 왜 괴로워 " " 왜 옛날 일로 괴로워 해 ? "
" 엄마가 잘못이니 죽어야겠다. "
나는 적어도 우리 가족을 괴롭게 했던 아버지랑 형이라는 사람보다 내 편이고 공감해준다고 믿고 있었는데 지금와서는 돈 좀 준다고 아빠 밖에 없다고
꼬리 흔드는 꼴을 보니 엄마가 왜 아빠한테 못벗어나는 지 왜 둘이 만났는지 이해가 되더라
옛날엔 실컷 아빠라는 사람이랑 나랑 똑같다면서 송씨집안 새끼들은 다 똑같다면서 아빠한테 당한 거 나한테 풀어도 멍청한 나는 내가 잘못한 줄 알고
죄책감 갖으면서 괴로워하면서 살았는데 성인되고 사람들 만나면서 깨닿게 되더라 적어도 나에겐 아빠랑 형보다 엄마라는 사람이 더 쓰레기 였다는 걸
엄마 왜 나한테 화만 나면 아빠 모습 투영해서 화풀이했어?
엄마 왜 내가 하고 싶은 건 다 엄마를 힘들게 하는데 엄마가 어거지로 보내서 간 학원들은 나를 위해 해준거야?
엄마 왜 초등학교 5학년인 나한테 쳐먹는 것 밖에 모른다고 했어? 나 덕분에 그때 이후로 근 10년간 몸무게가 48kg였어 트라우마 생겨서 입맛이 안돌더라고
엄마 왜 나보고 밥안먹는다고 엄마한테 스트레스를 준다고 해? 내가 배고플 때 먹는 게 엄마한테는 큰 스트레스야? 애초에 원인이 엄마인데도?
엄마 왜 내가 몇번을 괜찮다고 하는데 모임 가는 길에 엄마 친구들 억지로 데려와서 나 밥차려줘야한다고 해? 혼자 나갈 떄는 나보고 알아서 챙겨 먹으라더니?
어쩐지 엄마 친구들이 나보고 엄마한테 잘하라고 하더라 밖에선 아주 자식 밖에 모르는 사람이던데?
엄마 왜 아빠랑 형이랑 외삼촌이던 나한테 해를 끼쳐도 난 가족이라 참아줘야해? 내가 한번 화내면 왜 예민한 사람이 되는거야?
엄마 왜 가정형편 안되는 걸 뻔히 알아서 케이크나 생일 선물 사달라고 말한마디 못하던 나한테 엄마 환갑 때 돈 적게 줬다고 미역국 안끓여줬다고 화내면서
나 나쁜놈 만들어? 그 빌어먹을 미역국 보다 나는 엄마가 나를 위해 준비한 생일 선물 받고 싶었는데 어렸을 땐 섭섭하지 않았어 미역국 끓여준 엄마한테 감사함을 느꼈지
근데 엄마가 엄마 생일 때마다 보여주는 모습을 보니까 진짜 역겹더라 이럴 거면 그냥 나도 나쁜 사람이 되는 게 편할 거 같더라
누구는 미역국도 못먹는다고 뭐 더 심한 사람도 있다고?
그 사람은 그 사람만의 아픔이 있는거고 그렇다고 내가 엄마한테 받은 상처들이 사라지는게 아니잖아
그래서 나도 이제 나쁜 사람이 되려고 엄마한테는 엄마 말대로 키워줬으면 다니까
나도 엄마한테 그 책임만 해주고 그 외에는 아주 씨발놈이 되줄게 엄마
기대해 엄마가 이십년간 나한테 혀로 줬던 상처 내가 돌려줄 차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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