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울 둘째냥



http://huv.kr/pds1063044

안녕..

남편이 최근 엘리베이터 설치 쪽 취업한 사람이야. 한 8개월쯤 됐어

지금은 한 소장님 밑에서 일하지. 성격 괜찮은 분인 것 같아

남펴니도 웃대인이라 이 글 보고 싫어할지도 모르지만.. 어제 위의 링크 보고 정말 너무 불안해서 여기에라도 글을 써 봐

내가 이런 변명같은 소리를 하게 되다니 자조하게 되지만, 난 그 일이 댓글들에서 말하는 것만큼 위험한 일일 줄은 몰랐어

왠지 위험할 것 같아서 남편에게 꽤 자주 물어봤었는데, '안전수칙 지키면서 하면 안 위험하다'고 했고

그냥 멍청하게 그 말만 믿고 크게 걱정하지 않았어

근데 지금은.. 되도록 빨리 그만둬줬으면 하는 생각이 커



남편은 나 만나기 전에 조선소 다니고 있었어

실업계고에서 용접 전공했고

나 만났을 때가 마침 조선업 대침체 시기라, 서울 올라와서 기술직이랑은 관계없는 일들을 했는데

첫 번째는 너무 심하게 괴롭히는 사람이 있어서 참다참다 그만뒀고, 두 번째는 처우가 진짜 심하게 안 좋아서 그만두고

이번에 엘리베이터 설치에 세 번째로 취업한 거야

직장 알아볼 때 엄청 힘들었었지. 서울 쪽엔 용접일 하는 곳도 없고（이것도 내가 중금속 먹는다고 반대하고）

이 사람 천성대로 기술직을 알아보자니, 거의 전국을 떠돌면서 현장 따라다니며 일해야 해서 한 달에 1-2번 보면 많이 보는 거라 하고

난 진짜 그냥 평범하게 남편 위험할 걱정 안 하면서 매일 출퇴근을 시키고 싶었는데..

결국 '지방 공장에라도 가서 일하면서 자리 잡히면 부르겠다, 너는 당분간 서울에 있다가 그 지역으로 이사하자'는 얘기까지 나오다가 이번에 취업돼서 일하고 있는 거



어제 링크의 글 보고 사색이 돼서, 위험하다던데 어떻게 된 거냐고 하니

별 말도 없이 그냥 소주만 마시네

내가 표정이 너무 굳어서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랐대



도대체 우리 남편은 무슨 일을 해야 할까. 이게 질문이야

나는 대졸자고 집에서 일하는 프리랜서야. 그래서 기술직 쪽은 아는 게 거의 없어

내가 이 사람 인생 망쳤다는 생각도 커

괜히 나 때문에 직장 찾기도 힘든 서울 와서

자신감 자존감 다 박살난 것 같고



난 이 사람이 적게 벌어도 전혀 상관 없어

그냥 적성에 맞는 일 하면서, 위험하지도 않았으면 좋겠어

사람은 정말 성실하고（지각도 한 번 안 해.. 대단해） 손재주도 좋은데

뭔가 현실의 벽이 심하게 느껴지네.

아니면 내가 너무 욕심이 많은 거야?

나도 슬슬 남편이 위험한 일을 하는 와이프로서의 위치를 자각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거야?

일단 이따가 퇴근하면 직장 옮기는 것에 대해서 얘기해 보기로 하긴 했어



난 오늘 마감인데 혼자 불안해한다고 잠도 못 잤네. 큰일

혹시 괜찮으면 추천이라도 좀 부탁해도 될까? 더 많은 의견이 절실해. 어느 업종이 좋을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