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처음 글 써봅니다.

제가 겪고 있는 일에 대해 다른 사람의 의견도 들어보고 싶은데, 알고 있는 커뮤니티가 없어서 찾아보다가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먼저 저는 원래 몸이 좋은 편은 아니었습니다. 여름을 제외하고는 거의 감기를 달고 살았고 몇 년 전 부터는 비염이 생기고, 몇몇 음식에 대해서 이상한 반응이 심해져서 검사도 해보고 했지만 원인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특히 비타민 D 영양제를 먹으면 거의 2~3일은 일어나지 못할 정도로 근육통이 심하였고 기타 등푸른 생선 종류나, 특정 음식을 먹으면 머리가 멍해지거나 하는 일반적이지 않은 증상이 있었습니다. 아는 선생님께 이야기 해보니 알레르기일 수 있다고 하시더군요.

그런데 여기에 더해 새로운 증상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작년 1~2월 사이였습니다. 당시 코로나로 전세계가 떠들썩하기 시작했으나 아직 국내에는 크게 전파가 되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당시 아는 분이 독감 증상으로 가족 전체가 고생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다른 가족분은 병원에 가서 독감 판정을 받았고, 그 분도 당연히 독감이라고 생각을 하였으나, 병원에서 검사하였는데 2번 다 음성으로 나옵니다.

그냥 그렇게 지나가면 좋았을 것을, 저의 부모님은 눈 뜨고 보실 수 없었나 봅니다. 사람이 아픈데 주사 놔 주러 가야 한다고 하시면서 저를 데리고 （보조로） 그 분 댁에 방문하여 며칠간 주사를 놔 주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저는 특별히 이상한 점을 못 느꼈습니다.. 아니 딱 하나 이상한 점이 있었습니다. 위에 말했다시피 저는 면역력이 약한 편입니다. 그런데 독감에 걸린 사람과 며칠간 접촉을 했는데 아무 증상이 없다? 지금까지 살면서 이런 경우가 없었습니다. 감기 걸린 친구와 잠깐 봤다고 바로 옮는 기적의 면역력을 지닌 제가??

그런데 그 다음이 문제였습니다. 얼마 후 그 분이 고맙다며 식사를 초대합니다（2020년 2월 5일）. 저는 원래부터 별로 좋아하던 사람이 아니라 （이유가 몇 가지 있으나 쓰지는 않겠습니다） 이번만 보고 다시 안 보겠다는 생각으로 같이 가게 되었습니다. 저는 평소에 마스크를 철저하게 쓰고 다니지만, 식사 때는 그렇게 하지 못하였습니다. 그리고 가서 식사를 하고 왔습니다.

그 후 5일이 지난 날 （2월 10일）, 갑자기 몸이 이상합니다. 원래부터 만성피로와 근육통 때문에 힘들었지만, 그것과는 느낌이 다릅니다. 온 몸이 축축 처지고, 내 몸이 아닌 것 같습니다. 심장박동이 잘 느껴지지 않고 이상하게 뛰는 것처럼 느껴지고, 밤에 잘 때는 이불이 몸을 짓누르는 느낌 때문에 숨을 쉴 수가 없어서 제대로 이불도 덮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양말이나 바지가 조금만 조여도 혈액순환이 안 되는 느낌 때문에 아무 옷이나 입을 수 없었습니다. 그 때는 원래 몸이 이렇게 안 좋았나, 좀 지나면 나아지려나.. 하는 생각에 그냥 넘어갔습니다.

그리고 비슷한 시기에 저의 형제의 친구가 몸살 증상이 나타납니다. 열이 39도 정도에서 며칠동안 떨어졌다 올라갔다를 계속 반복하였습니다. 당시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는 일이 있어 면역력이 약해진거라 생각하였고, 약도 먹고 하여 다행히 별 탈 없이 나았습니다.

열흘쯤 지나 2월 21일. 우리 동네에서 （우리 시에서 최초로） 확진자가 발생합니다. 동선이 나오는데 우리가 자주 가는 매장을 방문했다고 나옵니다. 저는 깜짝 놀라서 최대한 밖에 나가지 않고 조심해야겠다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또 얼마의 시간이 흐릅니다.

그동안 몸이 계속 좋지 않았고 심장이 이상하게 뛰는 등의 느낌이 들어 병원에 가서 X레이, 초음파 등등 검사를 하였으나 특별한 이상이 없다는 말만 들었습니다. 그래도 이상한 증상은 계속되었습니다. 한번은 샤워기를 틀고 손으로 온도를 재는데, 왼쪽 4,5번째 손가락에 감각이 안 느껴집니다. 어라 이상하다? 생각했고 좀 있으니까 둔하게 느껴지더군요. 그 후 귀에 물이 들어간 것처럼 소리가 잘 안 들린 적이 2번 정도 있습니다 （옛날에도 귀에 몇 번 물이 들어간 적이 있지만 그것과는 다르게 굉장히 답답한 느낌이었습니다）. 자고 나니까 괜찮아져서 크게 문제 있다는 생각은 안 했습니다. 근데 그 후에 저의 형제도 비슷한 증상이 있었습니다. 양쪽 손 손가락에 느낌이 이상하다고 한 적이 있고, 마찬가지로 귀에 물이 들어간 느낌이 든다고 하였습니다. 근데 크게 불편하지 않아서 그냥 넘어갔습니다.

위쪽 문단과 시간순으로 정확하게 배열을 못 하겠습니다만, 이런 적도 있었습니다 （4~6월 사이로 추정）. 제가 평소에 사 먹는 요거트를 먹는데, 어느 날 아무 맛도 안 느껴집니다. 원래 이런 맛이었나? 아니면 내 혀가 잘못됐나? 하는 생각에 그 뒤로 몇 번 더 사 먹어 봤지만 마찬가지로 아무 맛도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그때는 코로나에 대해 잘 밝혀지지도 않았고, 제일 큰 증상이 독감과 유사하다 정도 （또 무증상 감염이 있다는 것）, 기타 후각/미각 이상이나 기타 감각 이상은 크게 주목받지 못하다가, 이후에 알려진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여름 즈음 갑자기 음식에 대해 급격한 알레르기 유사 반응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뭘 먹었다 하면 의식이 흐려지고, 온 몸의 혈관을 찌르는 듯이 아프고, 복통과 설사를 반복하다가 병원에 입원을 합니다. 거기서도 할 만한 검사를 다 해봤지만, 특별한 원인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밥을 먹어도 전부 설사를 해 버리니 몸무게가 37키로 까지 떨어졌고요. 병원에서 더 이상 할 게 없어 집으로 옵니다. 뭐가 문제인지 모르니 모든 음식을 하나하나 실험하기 시작하였고, 뭘 먹지를 못하니 내내 수액을 달고 있었습니다. 그때 이상한 점이, 포도당이나 아미노산 같은 경우 몇 시간을 맞아도 특별한 이상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비타민 종류를 섞으면 몇 분 안 되어 증상이 나타납니다. 온 몸의 혈관을 바늘로 찌르는 듯한 느낌, 의식이 흐려지고, 심장박동이 이상하게 느껴지고, 혈압이 떨어지고, 배가 아프고 설사를 합니다. 아무리 봐도 비타민에 대한 반응인 것 같습니다.

제가 이 당시부터 몇 달간은 너무 힘이 없고 해서 거의 기억이 없습니다만, 지인의 “그렇게 아무것도 못 먹을 바에야, 내가 먹고 싶은 거 다 먹고 죽는게 낫겠다”라는 소리를 듣고 진짜 죽을 생각으로 빵을 먹었습니다. 그때 부모님도 더 이상 수액 달고 있을 수 없다고, 더 오래 있다가 혈관에 염증 생기면 큰일난다고 수액도 더는 못 맞게 된 상황이었습니다 （거의 50일 가까이 꽂고 있었으니）. 그렇게 빵을 먹었는데... 어? 괜찮은 것 같습니다. 설사도 훨씬 덜 하고 다른 증상도 덜한 것 같습니다. 그 뒤로 몇 가지 알게 된 게 있는데, 빵도 우유나 버터 들어간 건 안 된다는 것, 고기 종류는 대체로 괜찮다는 것, 제일 심한게 과일 종류와 통곡물 등 곡식 종류라는 것 （밥, 죽 포함）, 그리고 기타 양념이나 소스 종류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지금은 계란 노른자와 빵 두 종류, 채소 아주 조금씩 해서 매 끼를 먹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정리하고, 뉴스기사도 보고, 제 경험과 비교하면서 눈여겨 본 기사가 부산 47번 환자（부산대 기계과 교수）의 경험담과, 영국의 모니크 잭슨이라는 분의 롱테일 코로나 의심 증상입니다. 저와 유사한 증상을 들자면 1） 왠지 모르게 굉장히 불편한 느낌. 항상 배가 더부룩한 느낌과, 특히 누웠을 때 등 뒤쪽 장기가 눌리고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는 느낌으로 계속 뒤척이게 됩니다. 2） 온몸에 힘이 없다. 진짜, 힘이 없는 정도가 아니라 땅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느낌입니다. 나의 신체를 포함해서 모든 물건이 100배정도 되는 무게로 느껴지는데, 덕분에 항상 세수할 때나 양치할 때 한 손을 받치고 하며, 머리 감을 때도 상체를 잘 못 숙입니다. 그리고 식사할 때 수저도 엄청 무겁게 느껴지고, 컵도 한 손으로 잘 못 들어 두 손으로 받쳐 듭니다. 양치할 때도 칫솔이 무겁게 느껴지고요. 3） 모니크 잭슨이라는 분은 감각이상으로 추운 날씨에도 겉옷을 입지 않았다고 하는데, 비슷하게 온도를 잘 못 느끼는 것을 포함하여 모든 감각이 둔해졌습니다. 후각/미각이상 같은 경우는 특이하게도 위에 말했던 반응이 심한 음식을 먹으면 심해지고, 몇 시간이 지나면 다시 돌아옵니다. 이게 제일 미스테리에요.

그리고 위에 나오지 않은 제일 큰 증상은, 온 몸의 혈관이 늘어난다는 겁니다. 음식을 먹고 나면 밖에 보이는 정맥이 확장되면서 조금이라도 조이는 옷을 입으면 혈액순환이 잘 안됩니다. 굉장히 아프고 한 번씩 전기 통하는 것처럼 찌릿찌릿 합니다. 이건 도대체 무슨 증상인지 모르겠습니다. 밥 먹고 몇 시간이 지나면 다시 혈관이 수축되고요.

이게 진짜 코로나 후유증인지, 아니면 원래부터 몸이 안 좋은게 때맞춰 터진 건지 알 수는 없지만, 의심가는 상황이 있어서 다른 사람들 생각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주위 사람들에게 말해도 절대 코로나는 아니라고 하고 저만 이상한 사람 취급합니다. 부모님도 이런 증상은 처음이라면서, 생명엔 지장이 없다고 하시고, 마음의 문제라면서 아무거나 먹어보라고 하시는데, 저는 언제까지 살 수 있을지 모르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살고 있습니다. 만약 가게 되면 모은 돈을 학교에 기부할까 생각도 하고 있고.. 아직 정해지진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때 같이 식사하러 가지 않았다면 괜찮았을까도 매일 생각하고 있고요..

뭔가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제대로 정리가 되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중간 중간 빠진 내용도 있을 것 같아요. 개인적인 푸념에 가까운 말이지만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