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대에 이런 게시판도 있구나
내가 항상 고민 하는게 있는데 말할 곳이 없었거든
내 고민 짧게 써볼께

나는 태어날때 부터 망막색소 변성증이라는
시각 세포가 퇴화되는 난치병을 가지고 태어났어. （ 정확하게는 엄마한테 유전됨 ）
이 병은 기본적으로 야맹증이 따라오기 때문에 나는 어렸을때 당연히 어두울때 안보이는게 정상인 줄 알았어
그러다가 초3때 학교에서 근처 산으로 캠핑을 갔는데 거기서 알았어 나만 어두운 곳에서 잘 활동을 못하는걸
엄마가 캠핑 가기 전에 선생님께 부탁의 전화를 했었는데 시간이 지나고 생각하니 이걸 걱정해서인가봐

캠핑 후에, 내 증상이랑 엄마가 눈이 안좋은 것 등 정보를 가지고, 그 당시에 인터넷 검색을 막 했거든? （ 나이 먹고는 군입대 때문에 검사 제대로 받음）
신기하게도 그때 rp란 병을 찾았고 , rp 커뮤니티에 가입도 해서 정보를 얻었어
rp는 고칠 수 없으며 , 진행 차이는 있지만 반드시 실명하게 되고 모계 유전병이기 때문에 자식에게 유전될 수 있다는걸

내 나이 이제 30. 아직 휴대폰 사용할 정도의 시력은 유지하고 있어
하지만 내 직업은 안마사야, 보통은 시각 능력이 많이 떨어지고 나서야 안마일을 하는 시각장애인이 많은데
나는 언제 실명 될지 모른다는 압박감이 항상 심했기에 대학 졸업 후 , 남들 취업 준비할 때, 나는 안마사 자격증 따기위해 시각장애인 학교를 다녔어.
그때 참 기분이 찝찝했어 , 대학교 졸업 후 처음 한 일이 장애인 학교 원서 쓰기였어

근데 정신차려 보니까 너무 자세하게 쓰는 것 같다.
이 시각장애인 학교를 다녀서 안마사로 일하는 것도 내가 가진 고민 중에 하나지만 다음에 글 적을 일이 있으면 적고
내가 초등학생 때부터 고민했던건 "나같은 놈도 결혼해서 애를 낳아도 되나?"야
웃대에서는 한 절반은 웃기려고 모쏠이라 하겠지만 . 나는 초등학생때 부터 연애도 하지 말아야지란 생각을 가지고 지금까지 살아왔어

초등학생때 부터 지금까지 그런 생각을 한 근거?는 이거야

1. 나는 실명이 확실하니. 결혼 후에 아내가 고생할게 분명하다
2. 착한 아내라면 안보이는 나를 보살펴 줄 것이고 , 대부분의 경우 나를 떠날 것 이다.
3. 착한 아내라서 나를 버리지 않는다 해도. 그런 착한 사람을 내가 도움을 받기 위해 옆에 둔다는게 너무 이기적이다.
4. 또 결혼은 집안끼리의 동의도 중요한데 사위가 실명 예정, 후에 손자,손녀 또한 실명 예정이라면 어떤 집에서 받아줄까?
5. 이런 이유로 결혼을 못할테니 결혼하고 싶은 감정이 드는 일도 없게 , 연애도 하지 않는다.

사람이 어찌해도 바꿀 수 없는 걸 흔히 운명이라 하잖아. 내게 실명이란게 그런 것 같아
더 나아가 독신으로 살아야하는 것 ,나는 혼자 살아가게 태어낫나 싶어

근데 다시 요즘 따라 너무 외롭다. 대학생때 나한테 두번이나 사귀자했던 친구,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할 때 증명사진에 자기 번호 적어 주고 간 손님도
내가 정상이었다면 사귀었텐데라며 30이 된 지금도 막 혼자 자기 위로해.
사실 고백을 받아도 난 장애인이라서 안된다며 혼자 막 생각하다 거절해놓고 나중에는 소개팅 어플도하고 친구한테 말해서 소개팅도 해봤어
그런데 또 막상 만나서 이야기하다 보면 내가 이러면 안된다 생각하고 그냥 흐지부지 끝내..
또 안전장치로 어쩌면 내가 외로움에 원나잇이나 잠자리를 할까봐 내 상체에 혐오스러운 혹이 있거든 . 그걸 일부러 제거 안했어. ㅋㅋ ㅅㅂ.
보통 생물의 기본 존재이유가 종족번식이라던데 , 그것을 제거해버린 나는 무엇을 위해 사는지 잘 모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