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k Shadow –10-




"언니! 언니!"

영희는 탁자에 누워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는 주변을 둘러보았다.그리고 자신을 다정하게 대해주던 효진을 찾았다.그러나 집을 모조리 다 뒤져 보았지만 효진의 모습은 전혀 보이지를 않았다.단지 한통의 편지만이 거실의 바닥에 놓여있었다.

[영희에게.

영희야! 너를 처음 보았을때 난 꼭 내 동생같은 느낌이 들었어.그리고 실연을 당했다고 다리위에서 뛰어내리는 너를 보았을땐 꼭 예전의 나를 보는 느낌이 들었고.그래서 너를 너무 좋아했는지 모르겠구나.하지만 지금은 여기에 있을수가 없구나.언니에게 약간의 사정이 생겨서.하지만 이건 약속할수가 있단다.다시 만날것이라는것을.그 약속은 꼭 지킬테니 걱정하지말고 다시 만날날까지 건강히 지내기 바란다.

99년 12월 29일 효진언니가....

p.s

쓸데 없는 생각 먹지말고 새천년에 기분좋게 만나자꾸나.너 이상한 생각 먹으면 안된다]

영희의 눈에 눈물이 맺혀 있었다.또다시 혼자가 된것이기에.또다시 주위에 있겠다고 말한사람이 떠나갔기에 그렇게 편지를 붙잡고 영히는 거실 바닥에 앉아서 마구 울어대었다.하지만 영희는 울음을 곧 멈추었다.마치 엄마같이 대해주던 언니가 다시 돌아오겠다고 약속을 했으므로 영희는 다시 만날 언니를 생각하면서 다시 썰렁한 집에서 용기를 갖고 살아가겠다고 다짐을 하였다.








나의 눈은 계속해서 컴퓨터앞에 그려지고 있는 그림들에게 빠져들어갔다.대체 무엇이길래 이런 흡입력을 지니는 것일까 하는 일말의 의문도 잊어버린채 그렇게 화면만을 바라보면서 몇시간을 자리를 떠나가지를 못하였다.그때 전화벨이 울려대고 있었다.나는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대체 뭘하고 있는거지? 내가 왜 이런것을 바라보고 있는거야'

혼자 이유를 물었으나 전화벨의 소음이 나의 생각 마저도 앗아가 버렸다.

"네!"

[경숙씨인가요?]

"반장님 이시군요.뭐 좀 알아내신거라도."

[글쎄요! 조금 이상한....뭐좀 물어보려고 하는데.혹시 사탄이나 미이라에 대해 아시는게 있는가 해서요.]

"사탄이면 악마 말인가요? 그런거는 전혀! 하지만 미이라에 대해서는 조금 알아요."

솔직히 나는 미이라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어렸을때부터 피라미드니 미이라에 대한 책이라면 거의 빼놓지 않고 읽어 대었기 때문에 어지간한 전문가 보다도 많이 알고 있을지도 모를 수준이었다.

"그런데 그건 왜서?"

[이번 사건이 묘하게 꼬여만 가네요.어쩌면 사탄 숭배자들의 짓일지도.]

"사탄요? 맙소사. 어떻게 그런."

[나중에 한번 찾아 뵐께요.지금은 김민정기자를 찾는게 급해서.나중에 미이라에 대해서 좀 들려주세요.책을 찾아볼려고 하니 너무 시간이 걸릴것 같애서.]

"그럴께요."

전화를 끊고는 거실을 둘러보았다.왠지 낮설어보이는 곳.과연 이곳이 내 집이 맞는가 싶었다.그리고 머리도 굉장히 무거운 느낌이 들고 있었다.대체 이런느낌이 왜서드는것인지를 알수가 없었다.잠시뒤 그런생각을 뒤로 한채 나는 방으로 다시 들어갔다.그리고 화장대로 다가가서 엉망이 되어있는 나의 얼굴을 바라보았다.몇일간 잠도 제대로 못자면서 울고 다닌덕에 퉁퉁붓고 말그대로 폐인이었다.

"그래! 일단 샤워를 하는거야! 그리고......맙소사..저건."

거울을 들여다 보고 있는 나는 깜짝 놀라고 있었다.거울을 통하여 들어온 노트북의 화면에 이상한 문양이 나타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바로 삼각형 두개를 겹쳐놓은 악마의 별문양이 화면에 나타나 있었기 때문이었다.뒤를 돌아서 노트북쪽으로 가까이 다가갔다.몇시간동안 화면속에서 자라고 있던놈이 그리던것이 이제야 모습을 나타내었는데 그것이 악마의 문양이었던것이다.오 하나님 대체 현희는 무엇을 내게 알려주려고 이런 것을 만든 이유는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김밤장이 점심때쯤 도착한곳은 김민정이라는 기자의 집앞이었다.그는 벌써 두시간이 넘게 주변을 돌아봤지만 도무지 답이 나오지를 않고 있었다.그냥 사라져 버린 그녀! 그리고 그녀가 사라지고 난후에 살해된 시체들,지문,머리카락,대체 왜 그녀가 그런짓을 했을까? 하는 의문들도 머리속에서 가시지를 않았다.탄탄한 집안에서 태어나서 모자랄게 없이 자란그녀.그리고 명문대 출신의 현재 국내 최고의 신문사로 불리우는 국산일보 사건담당기자.미모에 어울리지 않는 사탄숭배자,그리고 미이라,살인.이 모든것이 김반장의 추리로는 전혀 답을 내어 놓지를 못하였다.그는 답답함을 못이기고 결국 그녀의 집으로 들어가기로 마음을 먹었다.1층양옥으로 만들어진 독채가 그녀가 혼자 기거 하는집이다.현재 이곳을 출입하는 사람은 없으니 귀찮은 서류를 만들어올 필요도 없었고 또 만일 누군가 있다고 하여도 현재 용의자로 수배중이니 수색영장을 만들면 끝이기 때문에 그리 나쁜 생각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계단을 올라서 문을 살며시 열어보았다.몇일간 아무도 오지 않았다는것을 증명을 하듯이 문앞에 신문과 각종 전단지.전기요금계등이 수북히 쌓여있었다.서서히 문을 돌렸고 손잡이는 기계음을 내면서 돌아가고 있었다.문을 조금열고 도둑고양이가 슬며시 들어가듯이 김반장은 그 저택속으로 들어가 버렸다.혼자살기엔 조금 큰듯한 집으로 보였다.깔끔한 실내장식과 화사한 느낌의 상데리아.따뜻하고 고향의 향수가 느껴지는 벽난로.역시 여자가 사는 집이라고 연신 감탄을 하고 있었다.흠이라면 장기간 주인이 들어오지를 않았는지 먼지가 잔뜩 집안가득히 쌓여있다는것밖에는....

"역시 여자가 사는집이라서 틀리군."

김반장은 경숙이라는 여자가 살고 있는집과 여기 먼지가 쌓여 있는 빈집이 머릿속에서 마구 비교가 되었다.그리고 내린결론은 역시 자신은 이런 부유층들이 사는집과는 어울리지 않는다는것,그리고 경숙이라는 여자가 사는집에서 느껴지던 그 느낌이 더좋다는것이었다.별다른 것이 나타나지를 않고 있었다.고개를 돌리고 있던 김반장의 눈에 무엇인가가 포착되었다.

"이건!"

김반장은 가까이 다가가서 세밀히 관찰하였다.분명히 바닥의 먼지가 뚜렷한 경계선을 나타내고 있었다.이것은 누군가가 출입했다는 증거이고 수시로 들어왔다는것을 뜻하고 있었다.두꺼운 먼지가 쌓여있는 층과 얇은 먼지만 쌓여 있는 층이 눈에 확들어왔고 어디론가로 먼지의 길을 만들고 있었다.반장은 그 먼지의 길을 따라서 몸을 이동시켰고 그 먼지의 길이 안내를 한곳은 한쪽 구석에 박혀진 문앞에서 였다.그는 문을 살며시 열었다.그리고 안을 살짝 살펴보았다.심한 악취가 안에서 풍겨져 나오고 있었다.손을 더듬어서 방안의 스위치를 찾았고 형광등을 켰다.

"맙소사! 이 씨팔,망할년,미친년,우악~~~~~~~~~"

김반장의 비명소리가 집안 곳곳으로 퍼져나오고 있었다.







"반장님! 괜찮으십니까?"

유형사가 제일 먼저 달려왔고 이윽고 나머지 경찰차들이 도착을 하여 수선을 피워대고 있었다.

"그래! 괜찮다고."

"아마 자살한것이겠지요."

"그런걸로 보여.대량의 약을 일시에 먹고 죽었나봐."

"그럼 사건은 종결 된것입니까?

"글쎄! 저 여자가 꺼내갔던 장기들만 찾으면 그저 세월의 흐름속에 묻혀버리겠지.

들것에 실려 나오고 있는 시체를 바라다 보면서 한숨을 쉬어대었고 김반장은 손에 든 약병을 흔들어 대고 있었다.








[정규방송을 마치고 뉴스속보를 알려드리겠습니다.최근 일주일간 서울 시내를 공포에 떨게 하던 연쇄살해범이 오늘 자신의 집에서 자살한것을 강남경찰서 김민종 반장이 발견하였습니다.범인은 김민정이라는 모신문사 사건 담당 기자로 생활하면서 살인사건을 너무 많이 취재 하다보니 자신도 모르게 그런 살인을 저질렀다는 말도 안돼는 유서를 남기고 수면제 수십알을 일시에 복용한후 사망한것으로 확인돼고 있습니다.전 세계에서 관심의 대상이 되었던 이 핫이슈는 허무하게 범인이 자살하는 바람에 마무리 되었으며.........]

나는 뉴스를 꺼버렸다.대체 이제껏 누구 때문에 이런 마음고생을 해가면서 공포와 싸워 왔는가하는 아쉬움이 남는 일이었다.아무런 이유없이 김기자라는 여자는 살인을 저질렀던것 같다.하지만 이유없다는것이 말이되는것일까? 현희라는 내친구는 그여자의 이유없는 살인에 동참을 하였던것이고 난도질 당한것일까? 그리고 현희가 남기려 했던 그 인공생명체라는 그것이 그려낸 문양들은 과연 무엇을 나타내려고 하였고 현희의 집에서 내가 보았다가 사라져 버린 D.N.A라는 괴상한 그래픽은.... 모든 의문을 뒤로 한채 나는 이유없이 죽어간 피해자들과 내 친구 현희의 죽음을 알리기 위하여 이글을 마무리 지으려 한다.

1999년 12월 29일 신 경 숙.....









[탁탁탁.....]

경숙은 워드의 타이핑을 놓았다.의미 없는 죽음을 당한 현희를 생각 하면서 이글을 썼고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알아줄것인가에 대한것은 관심밖의 일이었다.자신이 겪었던 것을 다른사람도 알아야 겠기에 그저 몇시간동안 기억을 더듬으면서 자료를 찾아가면서 써내려 간것이다.

"또 컴퓨터가 나가 버렸잖어?"

벌서 몇시간째 노트북이 자주다운이 되어버리고 있었다.덕분에 원고를 몇번이나 다시 써댔고 또 한시간동안 한것을 또 다시 써야 할판이다.경숙은 짜증난 얼굴로 노트북을 닫아 버린다.이 상태로라면 내년이 가기전까지 신문사에 보내기는 틀린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때 초인종소리가 들려왔다.

[딩동 딩동]

"누구세요?"

"접니다.문좀 열어주세요."

반장이었다.그녀는 재빨리 나가서 문을 활짝 열어주었다.반장의 한손에는 보기에도 아름다운 꽃바구니가 들려있었다.

"허망하긴 하지만 범인을 잡은 축하 파티라도 해야 할것 같아서."

"파티요?"

"그럼요! 파티! 경숙씨도 저에게 많은 도움을 주셨잖아요."

반장은 긴 바바리 코트 속에서 샴페인 한병과 와인잔을 두개를 꺼냈고 분위기를 돋구기 위해서 경숙은 초를 두개를 가지고 왔다.촛불이 켜지고 중앙에 꽃바구니를 놓고 와인잔을 살며시 채우자 분위기가 좋아지고 있었다.그러나 창밖에서 누군가가 그들을 들여다 보고 있었고 잠시뒤 만족하였다는 표정을 지은채 모자를 덮어쓰고 가던길을 다시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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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숙의 1인칭 시점은 이제부터 사라집니다.

이제부터는 전지적 작가 시점만이 윽…..그럼 내가 신 ^^

아듀 1인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