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

（작은 점 하나로 시작되던 것이 어느덧 10번째 이야기군요.）





1. 무슨일인가?



작은 방 안에 앉아 있는 사람은 두명이었다.한명은 고등학생 정도로 보이는 여고생이었고

또 한명은 가죽재킷을 입고 있는 남자였다.남자와 여자를 가르고 있는 것은 나무로 만든

책상이 있어서 둘은 대화중이라는 것을 누가 보아도 알수 있었다.

“그래서?”

“……더…더 이상 묻지 말아주세요.”

여학생은 몸을 조금 미세하게 흔들었다.마치 비디오를 보다가 전파가 안맞아 흔들릴때의 미세

한 움직임이었다.그러나 사내는 그것을 보지 못하였다.

“그래서 뭘 봤냐고?”

사내가 의자를 뒤로 빼면서 자리에서 일어서면서 소리를 질렀다.여학생은 겁을 먹은듯

고개를 더욱 더 떨구고 있었고 사내는 흥분을 한듯 가죽재킷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어 물고는 라이터를 꺼내어 담배에 불을 붙였다.

“후우~”

담배연기를 길게 내뿜은 사내는 자리에 다시 앉아서 여학생을 쳐다보면서 이야기를 계속

하였다.

“네가 본게 뭔데?”

“……”

“뭔지 말 못하겠다는 거니?”

“제발 묻지 말아주세요.”

사내는 책상위에 주먹을 쾅소리가 나게 부딪히면서

“썅! 참자 참자 하니까, 너무한것 아니야? 네가 아무소리 안하는데 뭘 어쩌라는거야?이럴꺼면

집으로 가라고 가!”

여학생은 고개를 숙인채, 조용히 말을 하였다.

“저…전 아니에요.우리는 단지 보려고 했을 뿐이란 말이에요.”









2. 무엇을 보려고 하였는가?



진숙이와 저는 단짝이었어요.우리반에서도 우리둘을 사귄다고 말할 정도로 친한 단짝

이었어요.우리들은 매일 수업이 끝나면 진숙이네 집에 가서 같이 공부도 하고 간식도

먹고 그러고 놀다가 집에 오곤했죠.그러던 어느날 반에서 친구중 한명이 이상한 얘기를

해 준적이 있어요.밤 12시가 되기 5분전쯤 모든 불을 끄고 아무런 빛이 방안에 존재 하

지 않게 만든후, 초를 꺼내어 두개를 켜라고 하더군요.그리고 사람의 눈간격인 20CM정

도 벌려두고 12시가 될때까지 기다리면 그 촛불 사이에서 미래의 남편이 될 사람의 모

양이 나온다는 소문이 나고 있었어요.그래서 그날 저녁 저는 집에다가 공부할 것

이 많아서 진숙이네서 자고 온다고 전화를 걸었고 부모님은 마침 집을 비우게 되었는데

잘 되었다고 좋아하시더군요.그래서 우리는 진숙이네 집으로 가서 그날 밤에 필요한 초를

구해 놓은 다음 가슴이 두근두근 거리는 마음으로 12시가 되기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리고 11시 50분이 되었을 때 초의 간격을 미리 맞춰둔 다음 11시 55분이 되었을 때 초

에 불을 켠 후 방에 커튼을 치고 전등 스위치를 껐답니다.1분….2분…3분 우리둘은 초조하

게 시간이 가기를 기다렸어요.시계를 보고 싶어도 혹시라도 안나타날까봐 계속 기다리기로

마음을 먹고 초를 뚫어져라 노려보고 있었어요.그때 거실에 있는 괘종시계에서 댕~~댕

거리는 소리가 났어요.갑작스런 소리에 조금 당황은 되었지만 12시가 되었다는 것을 확인

하니 초조함은 없어졌지요.그러나 촛불사이에는 노오란 빛만이 존재할뿐 아무것도 나타나

지 않았어요.그때 괘종시계의 마지막 12번째 종을 울리고 있을때였어요.갑자기 노오란 빛

뒤쪽에 파르스름한 무언가가 나타났어요.순간적으로 놀란 우리둘은 꺄아악 소리를 지르면서

뒤로 물러섰지만 파르스름한 무언가는 흐릿흐릿해지는 모양을 지니더니 점점 모양을 갖추어

가고 있었어요.노오란 불빛 뒤쪽에서 무언가가 나타나니까 우리는 비명을 계속 질러대었어

요.그때 방에 스위치를 올리는 딸깍거리는 소리가 문쪽에서 나고 있었어요.진숙이네

부모님이었어요.비명을 질러대는 우리들이 걱정이 되어서 들어온거였어요.우리는 촛

불이 아직도 타고 있는 그곳을 쳐다보았어요.그런데 아무것도 없더군요.

다음날 우리둘은 학교에 가서 우리가 해본 것을 말해 주었어요.그때 한명이 말을 해

주더군요.

“바보 같은 것들.조금만 더 기다렸으면 미래의 신랑의 얼굴을 보는건데…”

그 소리를 들은 우리둘은 그날밤 다시 한번 더 해보기로 마음먹었어요.여고생인 우리

는 아직 연애도 못해 본 상태여서 미래의 남편의 모습이 너무나 궁금했기 때문이었죠.

저희집에다간 하루더 진숙이네 집에서 자고 간다는 전화를 드렸고 진숙이네 부모님과

통화를 한후 내가 있는 것을 확인한 부모님들은 허락을 해 주셨어요.

그날밤 우리는 또다시 준비를 시작했어요.혹시 부정이 탈지도 몰라서 새초를 사와서 미리

배치를 해두었고 둘은 오늘밤 보게 될 신랑의 모습을 기대하면서 11시50분까지 수다로

보내었죠.그리고 11시 55분이 되자 어제와 마찬가지로 촛불을 켜고 커튼을 친후 방의

불을 껐어요.깜깜한 암흑속에 두개의 촛불은 생각보다 밝게 타고 있었어요.그런데 희안

하게 두개의 촛불사이의 뒤쪽공간,즉 초와 초사이의 공간과 초 높이 까지의 공간 뒤쪽은

그림자가 져서 시커멓게 보이고 있었어요.당시에는 그공간이 무엇인지 몰랐지만 지금은 알

수 있어요.









3. 무엇을 보았는가?



“그 공간이 뭔데?”

사내가 진지하게 고개를 숙이며 말하고 있는 여학생의 긴 생머리를 보면서 물어보았다.

“그 공간은……”

“뭔데?”

“교류할수 있는 공간이었어요.”

“교류?”









4.무엇과 교류를?



거실에서는 어제와 마찬가지로 괘종시계가 울려대고 있었어요.그리고 12번째 마지

막 종이 울리자 어제와 마찬가지로 파르스름한 빛이 그 어둠의 공간에 나타났어요.우리

는 어제처럼 놀라지 않고 두눈이 동그랗게 우리의 미래의 신랑의 모습을 보려고 지

켜 보았어요.점점 모양이 나타나고 있었어요.점점 진한 모양으로 나타나던 그것은

제…젠장…그것은 얼굴이 하얗디 하얀 여자의 얼굴이었어요.긴 생머리가 물에 젖은

듯한 모습에 눈이 새빨간 여자의 얼굴이 우리를 노려보면서 –씨익- 웃고 있었어요.

우리는 꺄아악 비명을 지르면서 뒤로 물러났어요.그러나 그여자는 꺄르르르륵거리는

웃음소리를 내면서 얼굴을 조금씩 흔들고 있었어요.마치 자신의 얼굴이 무엇에 걸린

걸 풀어내는듯이 조금씩 미세하게 흔들리던 얼굴은 천천히 촛불사이의 공간으로 얼

굴을 내밀고 있었어요.그리고 미이라의 손같이 살점하나 없이 빼싹 마른 그 여자의

손이 소리를 내면서 촛불사이의 공간으로 튀어나왔어요.우리는 뒤로 뒤로 물러서

면서 비명을 질러대었으나 어제처럼 진숙이의 부모님은 와서 우리를 구해주지 않았어요.

눈을 감고서 우리는 꺄악거리는 비명만 지르고 있었는데 진숙이의 비명소리가 들려오지

를 않았어요.저는 몸을 움크린채로 눈을 살짝 떠보았어요.마…맙소사..진숙의 얼굴위에

방금 눈이 새빨간 여자의 얼굴이 비춰지는 거였어요. 긴 생머리에서는 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던 여자는 나를 죽일듯 노려보고 있었어요.꺄르르륵거리는 소리를 내면서….

전 바로 기절을 한 것 같아요.













5.말이 된다고 생각하느냐?





“눈을 떠보니 박진숙이라는 애가 죽어 있었다고?”

사내는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리고 학생의 등뒤쪽으로 다가갔다.그리고 학생의 어깨에 손을

올리면서 진지하게 묻고 있었다.

“제가 아는건 여기까지입니다. 이건 사실입니다.”

여학생은 여전히 고개를 숙인채 대답을 하고 있었다.

“그게 말이 돼냐고? 네가 한말 대로 라면 네가 신고한 것은 귀신이라는 건데 그게 말이 되냐?

말이 되냐고?

사내는 얼굴에 핏발을 세우면서 소리를 질렀다.그러나 자리에 앉은 여학생은 여전히 자리에

앉은채 아무소리도 안하였다.

“네…말이 되죠. 꺄르르르르륵”

여학생의 뒤통수쪽에서 말이 흘러나오고 있었다.그리고 여학생의 몸은 천천히 그리고 속력을 내어

빠르고 미세하게 흔들리고 있었다.그리고 갑자기 여학생 뒤통수쪽의 머리카락이 천천히 갈라지면서

하얀 얼굴이 나타나고 있었다.긴 머리가 축축해 지는듯 보이더니 이내 물방울이 바닥으로 뚝뚝 떨어

지고 있었다.그리고 입으로 흥얼흥얼 멜로디를 타고 있은 소리를 계속해서 내었다.

“룰룰루…..루룰룰”

“하나 둘 셋….룰룰룰….”

“하나 둘 셋….룰룰룰”

알아듣지 못할 말을 중얼거린 후 눈을 부릅떴다.하얀색과 갈색의 눈이 있어야 할곳에 빠알간 핏빛의 눈

이 사내를 노려보면서 천천히 말하고 있었다.

“저를 기억하나요?”

여학생의 등뒤쪽에 서있던 사내는 자신을 똑바로 쳐다보고 있는 여자의 눈을 쳐다보면서 몸을

움직이지를 못하고 있었다.어두운 방안은 침묵이 감돌았다.그 침묵의 시간은 이 사내가 생각을

하는 시간이었다.그러나 생각을 마친 사내는 뒤로,뒤로 물러서면서 비명을 질렀다.

“너…넌?..으….아아아악”

[탕! 탕! 탕! 탕]

경찰서의 취조실에서 4발의 총성이 들린건 2003년 10월31일의 일이었다.














6. 20분전.



“김형사! 좀 복잡한 사건이 있는데 취조 좀 해주겠어?”

퇴근을 하려던 김종철 형사는 뒤를 돌아보았다.뒤에는 요즘 데려온 고등학생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최형사가 서있었다.

“뭔데 그래?”

김형사는 내용은 대충 알고 있지만 모른척 하고 물어보았다.

“김미영이라는 고3짜리 애인데 박진숙이라는 애가 죽었다고 신고를 해서 말이야.”

김형사는 어깨를 들썩하면서 대답을 하였다.

“그런데 알고 보니 신고한 애가 죽인걸로 판단되는데 그애는 아니라고 우긴다는 내용이겠지?”

최형사는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 그애가 데리고 간곳은 자기가 살고 있는 집인데 그곳은 박진숙이라는 애가 없다는거지.”

“그럼 죽인곳이 그 집이 아닌가보지.”

“아니야! 그애는 자기반 친구인 박진숙이라는 애가 죽었다고 말했는데.”

김형사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박진숙이라는 애는 김미영이 다니는 학교에는 다니고 있지 않다는 걸 알아내었어.”

“그럼 허위 신고 한거 아니야?”

“그럴꺼라고 생각하고 돌려 보내려 했는데,”

“그런데?”

“자네 이름을 대더군. 자네에게서 취조를 받고 싶다고 말하던데?”

“내이름을? 어떻게 알았데?”

“옛날에 자네 신문기사를 좀 봤나봐.자네가 옛날에 탈옥수도 잡아서 신문에도 났잖아.”

김형사는 머쓱해 하면서

“좋아 뭐! 내가 좀 유명하긴 하지. “

“취조실에 있으니까 자네가 지금 좀 몇마디 나눈 다음에 잘타일러서 돌려보내게.”

고개를 끄떡여서 알았다는 신호를 보낸뒤 김형사는 자신을 알아준다는 여학생을 만나러

취조실로 들어갔다.그곳에 들어간 김형사는 여학생의 뒷모습만 볼수있었다. 긴 생머리를

지닌 여학생은 무엇을 잘못했다는 듯이 고개를 푹 숙이고 있어서 얼굴을 볼수가 없었다.

“이름이 뭐니?”

“기…김미영요.”

“네가 죽었다고 말하는 애, 아무리 찾아도 나오지 않거든. 혹시 네가 죽인거 아니니?”

여학생은 전혀 미동도 하지 않고 대답을 하였다.

“아뇨. 그저 보았어요.무언가를.”











7. 1993년10월31일.



김형사는 잠복 근무 중이었다.3일전 탈옥을 한 죄수의 집앞을 지키는 그런 단순한 잠복

이었다.그 죄수에게는 여동생이 있었다.하나밖에 없는 여동생을 반드시 찾아오리라는 생각

을 가지고 벌써 3일째 잠복중이었다.그가 지키고 있는 골목길에 숨어 있는동안 김형사는

죄수의 동생을 3일동안 보았다.고등학생으로 보이는데 상당히 이쁜얼굴이었다.그녀는

매일 하교길에 집앞쯤 도착했을 때 흥얼 흥얼 알아듣지 못하는 노래를 불러대고 있었다.

“룰룰루…..루룰룰”

“하나 둘 셋….룰룰룰….”

“하나 둘 셋….룰룰룰”

묘한 노래를 부른다고 생각을 하는 김형사였다.

잠복 5일이 지났을 무렵이었다.김형사가 지키고 있는 집앞에 그녀가 교복을 입고 집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날씨도 쌀쌀하고 해서 잠복전에 소주한잔을 먹은 탓일까? 교복을 입은

그녀의 모습이 성숙한 여자로 보이기 시작하였다.그는 자신이 형사의 신분이란 것도 잊은채

대문을 열고 있는 그녀의 등뒤로 다가가서 입을 틀어막고 문을 열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녀를 범하였다.

“울지마!”

김형사는 울고 있는 앳띤 여고생을 등뒤로 두고 옷을 주섬주섬 입고 있었다.옷을 다 입었을 무렵

문 밖에서 낯선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진숙아!”

누군가 이름을 부르는 동시에 방문이 열려졌다.그리고 옷이 모두 찢겨지다시피 벗겨져 있는 여자와

방문을 열고 들어선 남자, 티셔츠를 입고 있던 김형사.세명의 눈이 서로 서로 교차되고

있었다.그리고 시간이 멈춘듯 그들은 아무도 움직이고 있지 않았다.그때 갑자기 방문을 연

사내가 방으로 뛰어들어오면서

“이 개새끼!”

주먹을 높이 들고 들어오는 사내는 김형사의 면상을 쳐버렸다.그리고 김형사의 몸 위에 올라

타서 주먹을 마구 휘둘러 대면서 욕을 해 대었다.

“이 개새끼 죽어! 씨팔 죽어!”

방안은 한참을 퍽퍽 거리는 소리가 나고 있었다.그러나 김형사는 허리춤에 차고 있는 권총을

가까스로 손에 잡고 있었다.그리고

[탕]

권총소리가 공기중에 퍼졌다.사내는 가슴팍에 손을 올려서 머뭇머뭇거리다가 김형사의 가슴

팍에 쓰러져 버렸다.

“꺄악~~꺄악~~ 오빠! 오빠!~”

김형사가 마음을 추스르기도 전에 방의 한쪽에 있던 여자가 소리를 쳐다자 김형사는 어찌할바

를 모르고 있었다.엉겁결에 여자에게 다가가서 입을 손으로 막았다.

“제…제발…조용히해! 조용히”

한참을 입을 막고 있던 김형사는 여자가 몸을 심하게 부르르 떠는 것을 느꼈다.그러나 지금 입

을 열어주면 비명을 계속 지를수도 있다는 생각에 계속 꼭 잡고 있었다.한참을 부르르 떨던

여자가 힘을 축 빼는 것이 느껴졌다.김형사는 깜짝 놀라 여자의 얼굴을 쳐다 보았다.

“마…맙소사!”

김형사의 손이 큰 나머지 여자의 입과 코를 동시에 꽉막고 있어서 여자는 질식사 한 것 이었다.

죽을때의 고통이 심했는지 여자의 눈은 뒤로 넘어가 있었고 흰자위는 실핏줄이 터져서 빨갛게

변해 있었다.

“젠장! 젠장”

김형사는 순간적으로 머리를 굴려보았다.탈옥수야 반항이 심하여서 사격하였다고 하면 징계

조금 받고 끝날 일이었다.그러나 일반인은 달랐다.그것도 사인이 분명한 질식사였다.

그렇기에 김형사는 방문을 열고 여자의 시체를 끌어 안고 자신의 차의 트렁크에 실었다.그

리고 몇일전 보았던 버려진 땅같이 보이는 곳에 있는 우물터를 생각하고 그리로 차를 몰

았다.

‘침착하자.침착해.이녀석은 원래 없었다고 생각하면 되는거야.침착하자.김종철이 인생 여기

서 망가질수 없다.”

한참을 달리던 차는 잡초가 무성한 땅 앞에 섰다.

트렁크에서 조심스럽게 여자의 나체를 끄집어 낸 김형사는 질질 끌다시피 여자를 데리고

우물로 다가갔다.그리고 침착하게 큰 돌맹이를 먼저 던져 보았다.한참을 아무소리가 안나

다가 풍덩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됐어.이곳이면 아무한테도 안들킬꺼야.”

김형사는 여자를 번쩍들었다.그리고 조심스럽게 여자의 머리부터 우물속으로 쳐 넣어 버렸다.









8. 2003년 10월 28일



촛불 두개를 켜두고 노오란 불빛을 응시하고 있는 여자가 있었다.그녀는 12시가 되기만을 기

다리고 있었다.괘종시계가 12시를 알리는 종소리를 세차게 울려퍼지고 있었다.

뎅.

뎅.

뎅.

촛불을 응시하던 그녀의 눈에 무언가가 비추어지기 시작하였다.촛불과 촛불사이의 공간사이에

흐릿흐릿한 형체가 생기기 시작하더니 이내 머리가 젖어서 물이 뚝뚝 떨어지는 여자의 얼굴

이 보여졌다.그리고 좁은 사각형의 공간을 천천히 기어나오고 있었다.아주 천천히…

어두운 방안에 두명의 여자가 서로 마주보고 엎드려 있었다.

그날밤 12시에........

















역시 귀신은 분신사바로 부르는 것이………퍽.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