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달에 큰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습니다.

저는 친척들과 대화를 잘 안 합니다. 고모,이모,할머니등의 호칭도 잘 쓰지 않습니다.

하지만 할아버지께는 조금 더 할아버지라는 말을 하려고 노력했었습니다.

하지만 귀가 잘 안들리셔서 큰 소리로 말을 해야 좀 들으실 수 있는데, 저는 그나마 하는 말도 작은 소리로 말해서 아마 듣지 못하셨을 겁니다.

이게 제일 슬픕니다. 할아버지는 저의 목소리를 들어보시지 못하시고, 제가 할아버지라고 부르는 걸 듣지 못하시고 돌아가셨습니다. 저는 음악을 합니다. 음악을 한다는 놈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지 못했습니다.

왜 전 크게 한 번도 할아버지!라고 크게 소리쳐 보지 못했을까요?

저는 할아버지께 아무것도 해드린 게 없습니다. 부모님이 큰할아버지댁에 가자고 하면 따라갔을 뿐이고, 한 번도 먼저 가자고 한 적이 없었고, 뭘 사드린 적도 없고, 제 목소리를 들려드리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바보같이 정말 제가 생각해도 욕이 나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만약 할아버지가 돌아가시면 나는 울 자격도 없다라고.

하지만 정작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전해 들었을 때, 눈물이 멈추지를 않았습니다. 저는 제 자신에게 왜 우냐고 화가 났지만, 눈물을 멈출 수 없었고, 아무도 모르게 소리없이 혼자 울었습니다.

아직도 할아버지댁에 가면 할아버지가 또 다시 반겨주실 것 같습니다. 만약 한 번 더 반겨주신다면, 저도 한 번이라도 더 할아버지라고 불러보고 싶습니다. 할아버지의 황해도 사투리도 듣고싶습니다. 하지만 이제 부를 수도, 들을 수도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