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초이 입니다.

내용이 좀 많이 길지만 항상 차분이 읽다보면 공감하실꺼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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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11시쯤..

티비를 보며 졸린 눈을 비비고 있는데 띠리링 전화가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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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장된 이름은 아니었지만 왠지 모르게 익숙한 번호였죠.

그리고 잠깐 잊고 있었던 누군가가 생각이 나면서 갑자기 심장이 쿵쾅쿵쾅 뛰기 시작했습니다.

두 달 전에도 이 시간쯤 전화가 왔었는데 역시나 술을 마셨는지 또 전화가 왔어요.



내 나이 23살에 만난 사람..

친구가 소개해줄 사람이 있다고 해서 나간 자리에.. 그 사람 역시 상대방을 따라 나온 선배였습니다.

그날 우리 넷은 거나하게 술을 마셨고 날 챙겨주는 그의 모습에 처음부터 끌림을 느꼈지요.

나에게 소개해주겠다던 그 사람보다 선배라는 사람이 더 자주 연락이 왔고.. 나 역시 그런 그가 싫지 않아 결국 사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직업군인 이었던 그는 잦은 훈련으로 연락이 잘 되지 않았고.. 사랑했기에 그까짓 연락쯤은 우리의 믿음으로 충분히 커버 될 수 있을꺼라 생각했어요.

하지만 바보같이 마냥 믿기만 했던 그 사람은 어느 날 갑자기 다른 지역 발령 이라는 어이없는 말과 함께 홀연히 사라져 버렸습니다.

여전히 사랑 진행중이었던 나에게 안개처럼 사라져버린 사람에 대한 배신은 이루 말할수 없을 정도의 충격이었죠.



그런 그가 1년 전부터 술만 마시면 새벽에 전화가 와서는 미안하다고.. 정확히 되지도 않는 발음으로 용서를 구합니다.

그렇게 떠낫던 그 사람을 잊기 위한 난 정말 많이 힘들었고...

다른 지역 발령이 아닌 내 친구를 좋아해 어쩔수 없이 떠나게 되었다는 말을 그의 입에서 듣게 되었을때는 하늘이 무너지는것 같았습니다.

아.. 한번에 두 사람을 좋아할 수도 있구나.. 처음 겪었죠..



사랑했던 남자에 대한 배신감이 아닌 사람에 대한 배신감이 나를 비참하게 만들었지만..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 아닙니까..

시간이 지나니 배신감이고 나발이고 모든게 다 무감각해지는 시기가 오게 되더라구요.



맞은 사람은 발 뻗고 자도 때린 사람은 편히 못잔다는 말이 어울리는 표현인지 몰라도..

그 사람은 어느날 부터 술이 많이 취한 새벽이 되면.. 받을때까지 전화와 문자질을 하며 또 한번 나를 괴롭히기 시작했습니다.

어쩔수 없는, 그 당시 최선의 선택이었다는 그럴듯한 포장성 발언으로 내가 아닌 자신을 위로하면서..



그 날 역시 처음 전화가 왔고 받기 싫어 음성 사서함으로 돌렸습니다..

두번째 전화는 발신자표시 제한이었지만 뻔히 누군지 알 수 있었죠..

'여보세요' 를 두번 하는 순간 전화는 끊겼고.. 오늘도 잠자기는 걸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역시나 내 예상은 맞았고 새벽 1시쯤 다시 전화가 왔어요..

그의 목소리는 힘 없고 취해 있었죠.. 뭐라 발음 하는지 들리지도 않고 짜증이 났습니다..

본인은 아니라고 하지만 난 분명 느낄수 있었어요.. 항상 술이 취하면 전화를 했으니까.. 오늘도 취했겠지 뭐..

왜 전화 했냐는 나의 말에 '그냥.. 목소리가 듣고싶어서.. 보고싶어서..' 라는 뻔한 스토리만 되풀이 했습니다..



실컷 욕이라도 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지만 항상 전화를 받고 그 사람 목소리를 들으면 나도 모르게 마음이 약해져 버립니다.. 저도 다시 시작하고 싶은걸까요???

주절 주절 돌아오지 않을 과거 얘기를 30분이나 나두다가... 결국엔 '우리 다시 사귈까..' 라는 말을 내 뱉는 그를 보며.. 참 여러가지 기분이 들었습니다..

미친놈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그래도 한때 사랑했던 사람이라.. 한편으로 불쌍하기도 하고.. 진심일까.. 하는 약간의 기대도 하게 되고...

그런 그의 술취한 말들을 끊지 않고 진지하게 다 듣고 있는 나도 어이가 없었습니다..



한번 깨진 그릇 붙인다고 새 그릇 되는거 아닙니다. 금이 가 있고 본드칠에 구질구질해 보일 뿐이죠.

과거의 우리는 사랑했지만 지금의 우리는 그냥 헤어진 남남일 뿐인데 뭘 다시 시작하자는건지 모르겠어요..

다시 시작하면 그때의 '우리' 처럼 과연 행복할 수 있을까요??



아파트 앞을 몇번이나 찾아왔다가 그냥 돌아 갔다는 그의 말에..

시험도 해볼겸.. 떠보기도 할겸..

'그럼 지금 다시 찾아와봐.. 얼굴보자..' 라고 말을 했습니다..

그는 의외로 흔쾌히 찾아온다 했고... 1시간 후 우리 집 앞에서 전화를 하면 나가기로 약속을 잡았습니다..

다시 사귄다는 마음보다.. 술만 취하면 전화하는 그의 심리가 무엇인지 확인해보고 싶었어요..

습관성인지.. 아님 진심인지..



벌써 시간은 새벽 2시를 넘었지만..

전해주지 못한 편지 50통과 여러가지 사진.. 등..

내가 갖고 있기도.. 버리기도 아까운... 추억들을 종이가방에 넣어 그 사람의 전화가 오길 기다렸습니다..

다들 자고 있는 시간에 드라이기 꺼내 머리도 하고 양치도 한번 더 하고.. 나름 이쁘게 준비를 했지요..

몇년만에 보게 될 사람이니까...혹여나 마지막 모습이 되더라도 최대한 이쁘게 기억하라고..（웃기죠?）



그럼.. 우린 만나서 새로운 사랑을 시작했을까요???

대답은 아니예요...



새벽 3시가 되어도.. 4시가 되어도.. 결국 그 사람의 전화는 오지 않았습니다..

또 한번 배신을 당한 느낌이 들어 분노가 일었지만..

어느정도 예상은 했기에... 그리고.. 냉정하지 못하고 조금이나마 흔들렸던 내 잘못이 더 크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칠듯 사랑했을때도 떠났던 그 사람을..

이렇게 몇년간의 공백.. 그것도 술에 취해 한 말을 곧이 곧대로 들은 내 자신이 바보같은거죠..



술이 참 좋다가도 싫은게..

적당히 먹으면 기분 좋고 유쾌하지만 그 선을 넘어가면 이성의 제어가 되지 않고 모든게 감정적으로 변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술만 취하면.. 그것도 새벽늦게 전화해 용서를 구하니 어쩌니 주절 거리는 그 사람의 못된 습관을 정말 고쳐주고 싶었어요.. 사람 잠도 못하게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다음번에 전화가 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만나리라..

만나서 뺨을 후려갈기고 독하게 복수해주리라.. 내가 받은 상처 다 돌려주리라. 다짐을 했죠..

내가 그렇게 쉬운 여자로 보였나?

하기사.. 거는 전화 족족.. 그것도 친절히 다 받아주니 쉬운 여자로 보였겠지요..



그리고 얼마전 다시 전화가 왔습니다.. 익숙한 번호...

받아보니 그 사람이었어요..

똑같은 레퍼토리로 '왜 전화했냐..' '목소리 듣고 싶어 전화했다..' 줄줄줄...

'그럼 우리 내일 만나자..' '알았다. 내가 내일 꼭 연락 하겠다..어디서 몇시에 보자'

그리고 어김없이 다음날이면 그는 연락이 없었지요..



만나자는 약속과 바람을 3번정도 맞고 나니 술만 취하면 전화하는 그 사람의 마음이 무엇인지 진정 깨닫게 되었어요..

결국엔 '습관성' 이었습니다.



그 사람은 '나'에 대한 그리움이 아닌..

과거에 행복했던 '우리'에 대한 그림움이 컷던 것이죠..



그리고 너무 쉽게 전화 받고 얘기 들어주고.. 과거엔 널 사랑했었단 말로 본인을 기분 좋게 해주니..

'아.. 나도 누군가를 힘들게 하고.. 매달리게 하고.. 나 그정도는 되는 놈이구나' 라는 자신감에 더 헷갈리게.. 그리고 상대방으로 하여금 미련남게 만드는 것이죠..

우유부단하게 다시 시작하고 싶단 말에 혹~ 해 흔들리는걸 본인이 느끼면 더 그런것 같구요..



전화 거는 사람보다 받는 사람이 더 이성적이어야 해요. 전화 거는 사람은 술취해 제정신이 아니니까요.

맨 정신에 전화 한 사람은 헤어졌던 사람에게 쉽게 전화 못해요. 대단한 용기가 필요한 거죠..

더군다나.. 전화했다 상대방이 냉정하게 나오면.. 자존심이 상해서 다음번에 연락하기는 더 어렵게 된답니다.

하지만 술 취한 사람은 분명 감정적이고.. 막말로 욕을 먹어도 다음날 술에 깨보면 기억도 가물가물 하니.. 부끄럽단 생각이 별로 들지 않아 다음번에 또 전화를 하는 거죠..



분명 우리는 좋아하지 않아요.. 예전과 같은 감정이 아니죠.

만약 우리가 다시 사귄다면.. 이라는건 상상 조차 할 수 없는 일이죠..

아~ 무 느낌 없는 사람이랑 손잡고 뽀뽀하고.. 이런건 불가능 하듯이.. 우리는 다시 이뤄질 수 없다는걸 알면서도 과거에 대한 미련 아닌 미련을 가지고 지저분한 인연의 끈을 끊어버리지 않는거죠..



물론 헤어졌다 다시 사겨서 결혼까지 하는 정말 멋진 커플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인생은 드라마가 아니예요..

그 사람이랑 결혼 할꺼예요? 뭣하러 시간낭비, 돈낭비, 감정낭비 합니까..

내 감정이 아니라면.. 아무리 상대방이 연락하고 찾아오고 지랄발광을 해도 딱 끊어버리는게 좋은것 같아요..



계속.. 아닌거 알면서도.. 과거엔 그랬지.. 그땐 정말 행복했지.. 우리 다시 시작하면 행복할까? 이런 상상으로 현실을 그렇게 만들려 최면 걸 필요는 없는거예요.



예전에,, 한번.. 헤어졌던 남자를.. 다시 만난적 있었죠..

근데 만나보니 생각처럼 멋지지도 않았고.. 진짜 행동 하나하나 다 찌질하게 보이고..

이젠 오래되어 행복한 기억만 남겨진 추억까지 엉망이 되어 버렸답니다.

더군다나 눈 떠보니 모텔이었어요..

무슨일이 있었던건 아니었지만.. 정말 거지같은 경험이었죠..



자기가 미련남고 아쉽고 하니 전화하고 연락하는 겁니다.

일에 바쁘고 멋진 애인과 미친듯 열정적인 사랑 나누고 있음 연락 안합니다. 다른거 생각할 겨를도 없죠..



사람들은 누구 사귀면 하루종일 그 사람 생각만 하고.. 그 사람 스케쥴에 맞추고.. 주말이면 뭐할지 계획짜고.. 맛집 어딘지 찾아보고.. 애인 연락 안오면 안달나서 하루종일 휴대폰 보고 그러지..

뜬금없이 과거 사람한테 전화해서 보고싶었다 어쩌고 그러지 안잖아요.. 그럴 시간도 필요도 없잖아요..

마찬가지 예요.. 시간 남고 할 일 없으니.. '그냥' 연락하는겁니다.



그런데 그 '그냥' 한 연락에.. 혹해서 흔들릴 필요 없다는 겁니다.



헤어진 사람 돌아온다고 변하는거 없습니다.

그때 헤어진 이유... 성격차이? 돈? 궁합?

사람이 변하는건 쉽지 않아요..

완벽한 사람이 없지만 완전한 사랑을 하기 위해선 시기도 중요한 거예요..



그땐 그만큼이나 사랑했어도 사소한 이유 한 두가지에 헤어졌는데..

지금은 헤어지고 둘 사이 시간의 공백까지 있는 상황에.. 예전보다 더 힘들면 힘들지.. 덜하진 않을꺼라 생각합니다..



정말 다시 시작 할 마음이 있다면..무슨 수를 써서라도 마음 돌리려 노력 하지 말로만 대충 때우려 하지도 않을겁니다.

갖고싶은걸 얻기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하지 않는 사람은 만날 필요도 없구요.



추억은 추억일 뿐이예요.

누구나 돌아가고 싶은 과거가 있고 시기가 있지만 사실 돌아갈수 없잖아요.

그렇기에 행복했던 기억에 대한 그리움이 남는거지요..



헤어진 사람을 다시 만나는건... 돌아갈 수 없는 과거로 돌아가려 발버둥 치는 미련한 짓일 뿐입니다.



새롭게 다가올 깨끗한 미래가 있는데 왜 낙서 가득한 과거로 돌아가려고 해요.

때론 내 자신을 위해 상대방에게 지독히 냉정 할 필요가 있죠..

（제가 많이 당해서 철저히 느끼고 있음..）



나도 한번쯤은 상대방 안달나게 해봐야 하지 않겠어요??



날 버린 그에 대한 가장 큰 복수는 돌아왔을때 받아주지 않는거예요.



남들눈에 자신을,, 구질구질한 깨진 그릇으로 보이게 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비싼 여자는 누구나 갖고 싶어하지만 쉽게 가질수 없는 보석과 같은 거랍니다.

보석의 가치는 자신이 만드는 거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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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초이.. 그녀의 심리 （ http://cafe.daum.net/choecho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