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작성자의 경험에 기반한, 아무런 심리학적 근거가 없는 뇌피셜입니다. 그냥 이런 사람도 있구나 하는 수준으로 읽어주세요.

“상식적으로” 라는 말을 습관적으로 하는 사람과의 관계는 경계하는 게 좋은 것 같습니다（특히 우울증 증상이 있으신 분들）.

저는 이제 막 대학원 졸업하고, 다음 달부터 사회 초년생이 되는 사람입니다.

요 몇달 간 우울한 증세가 계속되서, 왜 그런가 생각도 해 보고, 상담도 받아 봤는데, 위와 같은 부류의 사람들과 접촉한 게 원인인 거 같다고, 문득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경우는 두 사람이 있는데, 하나는 저랑 같이 프로젝트 했던 사람이고, 또 하나는 저희 부모님입니다.

전자의 경우, 제가 그 사람한테 어떤 안건을 맡아 달라는 의뢰를 받았는데, 제가 그거에 대한 제안을 했더니, 그 사람은 저한테 대놓고 면박을 줬고, 그 사람이 처음부터 생각했던 방안으로 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애초에 제가 낸 아이디어는 의미가 없었던 것이죠.
또, 제가 어떤 실수（그 사람 입장에서의 실수）를 했는데, 그 사람은 그거에 대해 “상식적으로 어떻게 그럴 수 있냐, 너 그러면 사회생활 못한다” 라는 말을 했습니다. 제가 보기엔 충분히 그럴 사유가 있는 행동이었고, 제 동기에게 상담했더니 그도 제 입장에 동의했습니다.

후자의 경우, 저희 부모님은 가끔씩 자신의 부하직원에 대해 저한테 이야기를 해 주시는데, “요즘 애들은 상식이 없어서 업무에 써먹을 수가 없다” 라는 말을 자주 하십니다. 제가 보기엔 경험이 없는 신입사원이면 충분히 할 법한 실수인데 말이죠.

저는 이런 경험이 축적되어서, “내가 알고 있는 상식이 과연 보편적인 걸까?” “이제 곧 회사에 가 사회생활을 해야 하는데, 폐급이 되지 않을까?” 라는 불안감에 지배당했고, 이게 제가 우울한 원인이라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런 사람들과의 관계가 특히 위험한 이유는（다시 말하지만, 제 뇌피셜입니다）, 이 사람들은 딱히 악의적으로 여러분을 대하는 게 아니라, 본인은 그게 옳고, 그게 여러분을 위한 행위라고 진심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본인들도 그렇게 대해져 왔기 때문이죠. 또한, 만약 여러분이 저 같이 내향적인 사람이라면, 저런 행위에 대해 자신을 책망하게 되기 쉽습니다. 저는 이게 일종의 가스라이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저 사람들의 말이 실제로 옳던 그르던 관계없이 일단 “내 입장에선 내가 무조건 옳고, 저 사람의 의견을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라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저는 남의 의견을 지나치게 수용하는 경향이 있는데, 앞으로 내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내적 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생각하니까 마음이 편해지더군요.

혹시 저와 비슷한 경험을 하신 분들이 계시다면, 위와 같이 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아님 말고요. 사실 이런 글을 쓴 이유는, 여러분들과 공유하기 보단 제 감정을 정리해 보고 싶어서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이 글을 읽으신 여러분이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