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살이나 더 산 사람이 나에게

'너는 그릇이 큰 친구다. 마음씨가 참 고운 아이인 것 같다.' '네가 그 사람 곁에 있어 다행인 것 같다. 그 사람 잘 돌봐줘라.'

라는 말을 했다.

과연 내가 그 말을 들을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다.

누군가에겐 아주 못되고, 이해 안 가고, 몰상식하며, 예의 없는 사람일텐데.

상처받은 곳에서 이렇게 생각지도 못한 분에게 칭찬받으니 뭔가 어색하다.

나는 그릇이 큰 사람인가?
글쎄.... 그냥 나는 누군가에게 잘 맞춰주고 잘 웃어주며, 잘 공감해주는 사람일 뿐이다. 누군가를 품고 그럴 자격은 나에게 주워져있는 것 같진 않다. 나도 누군가를 증오하고, 두려워하며, 때로는 비겁하게 도망치기도 하는걸.


아아 모르겠다.
나는 비겁하고 겁쟁이인데
이런 평가를 받아도 되는지 모르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