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아무 생각없이 글 써보다가 문득 글 쓸때는 설명이 너무 들어가면 안되고, 그렇다고 너무 없으면 안된다고 하는데
그게 무슨 말인지 몰라서 딱 쓰다말고 지금이 적절한건지 어떤건지 질문 드리고자 글 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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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X년, 한 여름.
태양은 가장 높이 떠 있고, 무더운 여름 속에 나는 땀을 뻘뻘 흘리며 온 몸에 힘이 빠진 강아지 마냥 또는 바닥에 녹아버린 아이스크림처럼 널브러져 있었다. 에어컨, 하물며 선풍기라도 있었으면 좋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좁은 방 한 칸, 그것이 나에게 주어진 전부였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게 현실이었다. 오늘은 주인아주머니가 월세를 재촉하러 오지 않는다.

어디 가족여행이라도 간 걸까?

“하.”
쓸데없이 긴 한숨을 내쉬어 본다. 더운 것도 더운 것이지만 따분하다. 더위 때문에 가만히 있는 것인지 하고 싶은 게 없는 건지 사실 나도 잘 모른다. 하지만 이거 하나는 확실하다.
“따분해. 뭐 할 거 없나.”
분명 귀찮은 짓이었지만 갑자기 드는 이 공허감을 무엇으로든 채우고 싶어 자리에서 일어났다. 내가 누워 있던 자리에는 물이라도 한바탕 쏟은 듯 흥건하게 젖어있었다.

싸구려 가죽 장판. 저렇게 해 놓으면 썩을 텐데.

썩든지 말든지 가볍게 옷을 차려입고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온다. 원룸 입구를 나오자마자 다시 들어가고 싶을 정도로 강한 햇볕이 내리쬐고 있었다. 자칫 더위와 귀찮음의 연속 공격으로 져버릴 뻔 했지만 심심한 건 더 강했다.

여자는 약해도 엄마는 강하다는 게 이런 느낌일까?

매번 지나가던 길, 매번 보던 풍경. 색다른 것이 필요했지만 이 주변에서 내가 가보지 않은 곳은 없었다. 결국 매번 가는 공원, 매번 앉는 벤치에 앉아 있는 나를 발견한다.
“그래도 여기가 제일 시원하다.”
고개를 뒤로 젖히고 입을 벌린 채 하늘을 바라본다. 새하얀 양 같은 구름, 날개를 펴며 날아가는 구름, 개 같은 구름. 구름 너머에는 허연 긴 꼬리를 단 비행기가 쭉 날아가고 있었다.
‘하늘을 나는 건 재미있을까?’

툭.

갑자기 하늘에서 무언가 떨어졌다. 눈으로 봤을 때는 이미 반응 할 수 없는 속도로 지나가고 난 뒤였다.
“제길.”
그것이 떨어진 곳을 확인해보니 새똥이었다. 자칫 벌리고 있던 입으로 들어갈 뻔 했다는 생각에 침을 모아 거칠게 뱉어버렸다. 하지만 자세히 보니 이미 나의 음부 부분에 새똥이 살짝 묻어있었다. 스친 것 같았다. 맞을 뻔 한 것이 안 맞았다고 생각하며 그만이겠지만 누가 그러겠는가. 나는 욕을 하며 주변에 닦을 것이 없나 찾아보았다. 그리고 의자 사이에 놓여있는 작은
“명함인가?”
아무튼 나는 그것을 이용해 새똥을 밀어내 듯 닦아 냈다. 흰 바지였기에 망정이지 검은 색이었으면 정말 끔찍했을 것이다. 아니 이미 끔찍하긴 하다.
명함을 버리려는데 문득 명함의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내가 그것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보통 명함과 많이 달라 보였기 때문이었다. 재질은 이를 쑤시기에 최적이었는데 자세히 보니 매우 긴 문구들이 적혀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