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평범한 어느 집 방안, 막 예비군 훈련은 마치고 돌아온 듯 전역모를 땅에 내팽겨치고는 곧바로 침대에 눕는 한 청년이 있었다.

내일이면 생일을 맞아 25세가 되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 질 청년

그의 성은 유씨요 이름은 현이었다.

"으.. 요즘 예비군은 빡세네."

현은 찌뿌둥한 온 몸을 인정사정 없이 마구 비틀기 시작했다.
우두둑 나는 소리에 이내 알 수 없는 시원함을 느낀 현은 곧바로 군복을 어딘가로 내던지며 평상시 입던 옷으로 갈아입었다.

그리고는 자그마한 냉장고 문을 열고는 뭔가를 열심히 찾기 시작했다.

"아씨.. 벌써 물이 다 떨어졌어?"

현은 냉장고 문을 거칠게 닫으며 지갑을 챙기고는 바로 근처 편의점에 가기 위해 약간 녹슨 듯한 문을 열고 집을 나섰다.

현이 문을 열자마자 현의 눈 앞에는 마치 오랜 시간동안 누군가가 이 문을 열어주는것을 기다린 듯한 인영 두 명이 서있었다.

'별 희한한 옷을 입고있네'

현의 생각따라 두 명의 인영은 서울에서는 보기 힘든, 마치 어느 먼 나라의 전통의상 같은 옷을 입고있었고 현의 집 문 앞에서 길을 가로막고 있었다.

"저기 죄송한데.. 길 좀 지나갈게요."

현은 말을 함과 동시에 두 인영의 사이로 비집고 들어가기 시작했다.

막 두 인영의 사이를 가로질러 원하던 목표에 도달하기 바로 직전

두 인영은 마치 짜기라도 한 듯 현의 양팔을 잡고는 알수없는 말을 외우기 시작했다.

당황한 현은 잡힌 팔을 뿌리치려고 안간 힘을 써봤지만 무슨 힘이 이리 좋은지 양 팔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당신들 누구야?!"

현이 불안한 외침을 막 내뱉을 무렵 두 인영 또한 알 수 없는 말을 끝냈고 이내 푸른 빛이 세 명을 감쌌다.

당황한 현은 불길한 마음에 온갖 소리를 치며 주변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불과 몇 초 사이에 시끄러운 소리를 듣고 나온 이웃집 주민의 눈에는 현과 두 인영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이상한 꿈이었다.
나와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사람이 으리으리한 왕좌에 앉아 나에게 손짓을 하고 있었다.

양 옆에는 용모단정한 신하들이 나를 반겨줬고 더 없이 존경스럽다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
무슨 조화일까.. 내게는 이런 대접을 받을 만한 일을 한 적이 없는데..

나의 의아한 표정을 눈치 챘는지 신하 중 한 명이 다가와 내게 뭐라 말을 걸었다.

허나 꿈이라 그런지 그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고 그 쯤에서 나는 꿈에서 깼다



거대한 샹들리에가 천장 한복판을 차지 할 만큼 커다랗고 호화스러운 방에서 현은 눈을 떴다.

약간의 두통을 느낀 현은 잠시 머리를 만지작 거리다 이내 방안의 모습을 보고 놀란 듯 입을 벌렸다.
'뭐야 여긴?'

자신은 분명 물을 사러 나갔다가 이상한 괴인 두 명에게 잡혔었다.
그런데 깨어나니 이런 으리으리한 방이라니 앞뒤가 안맞아도 너무 안맞았다.

'헉 설마?'

현은 인터넷 에서 본 괴담을 떠올리곤 이내 자신의 몸을 확인했다.
눈을 떠 보니 장기가 사라졌다는 이야기
현대인이라면 한번쯤 들어봤을 괴담, 그 주인공이 자신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이리저리 입고 있던 옷을 들춰 몸을 확인 해봤다.

'휴..'

다행히도 웬 처음 보는 팔찌가 자신의 손목에 딱 맞아 껴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몸에 이상은 없었다.

수수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 팔찌, 불편함을 느낀 현이 이 팔찌를 벗으려고 안간힘을 써봤지만 현의 왼쪽 손목에 마치 현의 몸 일부분인 양 빠지지가 않았다.

'와씨 뭐지 이건'

현이 계속 팔찌를 벗으려고 온갖 방법을 총 동원해도 벗겨지지 않아 지칠 때 쯤

방문이 서서히 열리고 누군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깜짝 놀란 현은 한껏 긴장된 상태로 문이 열린 쪽을 바라봤는데
그곳에는 이국적인 모습의 여성이 서있었다.
하얗다 못해 창백하게까지 느껴지는 하얀 피부에 어깨 아래 까지 살짝 내려오는 윤기나는 금발, 푸른색 눈을 한층 돋보이게 하는 왼쪽에 낀 연두색 귀걸이는 그야말로 아름다움의 대명사였다.

이국적인 여성은 현이 깨있는 것을 발견 했는지 밝은 모습의 표정으로 현에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

"일어나셨나요? 현님."

여성의 아무거리낌 없는 친근한 말에 현 무언가에 홀린듯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이내 자신의 행동에 깜짝놀랐다.

그런 현의 모습이 웃겼는지 이름을 알 수없는 여성은 미소를 지으며 현에게 다시 말을 걸었다.

"분명 많은 것들이 궁금하실거란 거 잘 알아요."

"지금부터 차근차근 설명해 드릴게요."

눈 앞 여성의 친절한 모습에 금세 긴장이 풀린 현은 다시 한 번 고개를 살짝 끄덕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 했다.

"어디서부터 이야기 해야 할까요.."

"우선 이 곳은..."

여성이 막 이야기를 시작하려 할 때 여성이 들어왔던 문이 벌컥 힘있게 열리면서 누군가 안으로 들어왔다.

"어머..  라인하르트.. 벌써 오셨네요."

여성이 라인하르트라고 부른 사람은 구릿빛 피부, 꽤나 큰 덩치, 그리고 오밀조밀하게 근육이 붙어있는 남성이었다.

"루 네이스 그렇게 같이 가자고 말해 놓고선 선수를 쳐?"

라인하르트라는 이름을 가진 남성은 뭐가 그리 열이 받는지 씩씩 거리며 말을 내뱉었다.

그런 남성의 말에 루라고 불린 여성은 매혹적인 눈웃음과 대비되는 냉소적인 목소리로 대답을 했다.

"어머나.. 제가 언제 그런 말을 했나요.?"

"이년이..."

둘은 이를 자그시 물며 서로를 뚫어질세라 쳐다봤다.

둘 사이에는 그야말로 날벼락 치듯 엄청난 기세가 느껴졌고 옆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현은 조용히 입을 다물고 정좌자세로 가만히 앉아있었다.


둘의 눈싸움도 잠시 라인하르트 쪽에서 정좌자세로 앉아 있던 현을 발견했는지 눈 앞의 여성을 옆으로 밀치고는 현의 앞으로 다가와 혼잣말을 했다.

"호..혹시 그분이신..?"

현이 덩치큰 남성의 압박감에 이도저도 못하고 있을 때 루 네이스라고 불린 여성이 라인하르트의 어깨를 잡고 그대로 뒤로 눌러 고꾸라지게 만들었다.

"진정하세요 라인하르트 현님이 당황해 하시는게 보이지 않나요?"

루 네이스의 말에 라인하르트는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나 현의 당황한 표정을 보고는
죽을 죄라도 진 것마냥 안절부절못했다.

'도대체 이게 뭔 일이야.."

현은 대화가 잠시 소강상태에 이르자 지금밖에 기회가 없는 것 마냥 재빨리 손을 들고 질문을 했다.

"저기요, 여성분 아까 제게 설명하려던 것을 계속 해주시면.. 안될까요..?"

현의 말을 들은 여성은 화사하게 생긋 웃고는 대답을 했다.

"죄송해요 현님, 라인하르트가 갑자기 들이닥쳐서 흐름이 깨졌네요."

"아 그리고 저를 '루'라고 부르시면 된답니다."

다시 한번 현에게 매혹적인 눈웃음을 날린 루는 현의 앞에서서 아까는 시작도 못했던 이야기를 했다.

"끝까지 들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우선 지금 저희가 있는 곳은 대륙의 남동쪽에 위치한 아스타냐라고 부르는 왕국입니다."

루는 현이 질문이라도 할까 싶어 잠시 텀을 두고는 다시 재차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 나라는 본래 귀족들의 탐욕과 부패, 그리고 왕족들간의 내전으로인해 점점 기울어져갔죠."

"백성들은 말라죽어갔고 참다 못한 이들이 이곳 저곳에서 일어나 이 나라를 바꿔야한다고 외치면서 일어났어요."

"혁명의 기세는 계속 커져갔고 결국에는 이 나라의 부패한 왕족들과 귀족들을 몽땅 처형대로 보내는 게 성공했답니다."

누군가 침을 꼴깍 삼키는 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문제는 그때부터였어요. 이 나라를 이끌 현명한 왕이 필요했던거죠."

"많은 이들이 왕의 후보에 올랐지만 끝내 어진 왕을 정할 수 없었다고 해요."

"여기서부터는 전쟁으로 인한 기록 소실 때문에 정확한건 저희도 모르지만 이런 저런 경위로 지금 현님이 착용하고 계신 팔찌를 얻었고, 그 팔찌에는 장차 이 나라를 이끌어나갈 거대한 힘이 들어있었습니다."

현은 이야기를 듣고 왼손에 껴있는 팔찌를 한번 쳐다보고는 다시 루에게 말했다.

"그 힘이라는게.?"

"저희도 정확한건 모릅니다만 그 팔찌를 사용해 이제껏 이 나라의 왕을 뽑아왔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왕을..?"

"네. 하지만 여타 다른 왕국과는 달리 어떻게 보면 가장 안전할 수도 또 어떻게 보면 정말 위험할 수도 있는 방법으로요."

"도대체..?"

"이제껏 아스타냐 왕국은 그 팔찌를 이용해 오직 단 한분만을 계속 이 세계로 데려와 왕으로 삼았던 것입니다."

현은 귀를 쫑긋 세우며 루의 말을 들었지만 거의 반절가량은 아무리 애를 써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간단히 이제껏 아스타냐의 역대 왕들 모두 다른 여러 차원과 시간에서 데려온 현님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루는 긴 이야기를 했음에도 여전히 화사한 미소로 현에게 물었다.

"질문 있으신가요?"

현은 이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듣고 가장 보편적으로 나올 수 있는 질문을 했다.

"혹시 몰래카메라는 아니겠지요?"

현의 말에 루는 뭐가그리 좋은지 싱글벙글한 얼굴을 지으며 대답했다.

"기록에 따르면 역대 5대 7대 8대 10대 왕께서 지금 현님과 같은 반응을 하셨다고 하네요."

옆에 조용히 앉아있던 라인하르트도 알고있는지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뭔가 놀림 받는 기분에 현은 약간 강하게 말했다.

"그러니까.. 정리하자면 여기는 제가 살던 세계가 아니고 다른 세계인데 당신들이 억지로 끌고와 왕으로 삼겠다는 말아니에요?"

"어머나, 억지로 끌고 온 건 맞지만 당연히 현님에게 선택권을 드릴거에요."

현은 루의 말을 듣고는 적어도 돌아갈 수 있겠다는 생각과 함께 다시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역대 왕이 저였다는 게 아직도 잘 이해가 안가는데.."

"이해하기 쉽게 말씀드리자면 역사를 통해 왕손들끼리의 왕위다툼은 나라를 좀먹는 다는것을 깨닫고 선조들은 여러 차원 여러 시간에서 오직 현님만을 근 500년동안 왕으로 삼았다 이런 이야기에요."

"그리고 현님은 앞으로 12대 왕이 되실거에요."

'세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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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걍 12대 왕 정도로 생각하고 있고 이미 엔딩까지 머리속에 다 입력되어있어요

시드노벨에 내보려고 하는데 라노벨을 읽어본적이 없어 라노벨스러운게 뭔지 모르겠어요 일부러 가볍게 썼는데 이정도면 안되는건가 싶기도 하고 조언좀 부탁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