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여자친구가 한 명 있다.

...........

그렇게 똥씹은 표정짓지말고.

예쁘지 않으니까...

어쨌든.

임영주라는 이름을 가진 내 여자친구는 솔직히 말하자면

조금 ㅁ,모,못생겼음 ㅜㅜ

키도 짜리몽땅한게...

나?

나는 어떠냐고?

뭐, 그냥 보통이지.

어떻게 해서 사귀게 됬냐고?

고백을 받았어.

난 18년 인생동안 고백받은 적은 이번이 처음인데.

사귄지는 3일 정도 됐음.


오늘은 일요일!

임영주랑은 데이트하러 갈까도 생각해봤는데

현재 용돈 사정이 궁박했기에...

그리고 임영주는 내가 사귀어준 사실으로도 만족하고 있는 듯 하고.

데이트는 다음주에 가기로했다.

현재 나는 임영주랑 문자를 주고 받고 있었다.

'그럼 숙제는 언제할꼬?ㅋㅋ' 라고 임영주로 부터 문자가 왔다.

나는 '나중에ㅋ' 라고 보냈다.

...........

아, 맞아.

나에게는 여동생이 한 명 있는데.

겉모습만 본다면 그냥 보통인데

성격은 영...^^ㅗ

나랑은 별로 말도 섞지 않으니 넘어가도록 할게.

그런데...

여동생 : 하아. 호모?

난 그 소리를 듣고,

주위를 휙휙 둘러보았다.

주위에는 여동생과 나 말고는 아무도 없었다.

그렇다고 여동생이 누구랑 전화를 하거나,

혼잣말을 지껄이는 녀석도 아니었기에...

나는 손가락으로 나를 가리켰다.

여동생은 기분나쁜듯이 인상을 찌푸렸다.

여동생 : 아아~ 또 이한돌인가 뭔가하는 오빠랑 문자하는거지? 지겹지도 않아? 겟앰프드인가 뭔가 하는 게임 이야기만 잔~뜩하고.

나 : 뭐야?? 질투?ㅋㅋ

여동생 : 하, 하아? 그럴리가 없잖아! 애초에 내가 왜!

나 : 아니, 그냥. 한돌이는 여동생을 좋아하는 녀석인데, 걔가 나보고 '네 여동생이 널 좋아할지도 모른다'면서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는거 있지? 근데 더 웃긴건 뭔줄아냐? 걔는 여동생이 없ㅋ엉ㅋ

여동생 : 너, 너, 너, 너 지금 무슨 ! 내가 널 좋아할리가 없잖아!! 바보아냐?

나 : 당연하지. 난 그렇게 절대 생각안해. 게다가 그렇다고해도 친오빠를 좋아하는 여동생이라니, 있을리가 없잖아? 한돌이 녀석은 그런걸 좋아하는 모양이던데 ㅋㅋ

내 착각일까.

순간 여동생의 표정은 살짝 어두워진 듯 보였다.

나 : 그리고 나 한돌이랑 문자하는거아냐. 누군지 궁금해?

여동생 : 벼, 별로.

나 : 여자친구야. 이번에 고백을 받아서 사귀게 됐어. 이름은 임영주라고...

여동생은 순간 손에 들고있던 리모컨을 바닥에 떨어뜨렸다.

그리고 멍하니 있더니 정신을 차린 듯 했다.

여동생 : 거짓말도 정도껏해야지. 오빠한데 여자친구라니, 사치아냐? 게다가 고백 받았다니.

나 : 거짓말아냐.

여동생 : ....예뻐?

나 : 아니 ㅋ 좀 못생긴 듯.

여동생은 조금 안심하는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안심을 하는 듯 보이지는 않았다.

아니, 애초에 왠 '안심'?






다음 날.

학교.


한돌 : 야ㅋㅋㅋ 니 어제 겟앰 개 못ㅋㅋㅋ

나 : 닥쳐

한돌 :

나 : 공백뜸ㅋ （겟앰프드 해본 사람이라면 무슨 말인지 알거임ㅋ）

한돌 : ㅋ

나 : ㅋㅋ

그 때 였다.

임영주 : 윤성아~

나 : 어?

임영주 : 숙제했어?

나 : .....헉! 맞다! 수, 숙제!

임영주 : 참~ 어제 한다고 했으면서!

나 : ㅜㅜ 겟앰프드 한다고

한돌 : 괜찮아. 나도 안함ㅋ

나 : 씨ㅃ썌끼야! 니가 겟앰하자고 해서 까먹었잖아!!

한돌 : ㅎㄷㄷ;

나 : 우짤꺼야!! ~!

임영주 : 숙제 안한건 너 잘못이잖아 바보야.

나 : 그건 그렇지만..

한돌 : （떠보는 듯이） 근데 너네 사귀냐?ㅋㅋ 분위기가 ㅋㅋ

나 : 어. 몰랐냐?

한돌 : （충격） 허, 헉!! （사실 임영주 좋아함） 여, 영주가... 미소녀 영주가!! 감히 네놈에게 넘겨줄까보냐!!

나 : 미소녀? 얘가 어딜봐서 미소녀...

한돌 : 뭐!? 도데체 임영주가 예쁜게 아니라면 넌...잠시만, 김은지는 예뻐?

나 : 걔? 못생겼잖아.

한돌 : 이세영은?

나 : 못생겼어.

한돌 : 우리반에 예쁜 애가 누구있지?

나 : 없지.

한돌 : 도데체 네 놈은... 눈이 얼마나 높은거냐 ㅡㅡ

나 : 이정도 보통아냐?

임영주 : 어휴. 그만해. 애들도 아니고.





학교 1등 꽃미남 : 설윤희.

여동생 : ......

학교 1등 꽃미남 : 윤희야?

여동생 : ......

학교 친구 A : 윤희야!

여동생 : ......어?

학교 친구 A : 미남이가 너 불러.

여동생 : ......왜?

학교 1등 꽃미남 : 노래방 같이 가자.

여동생 : 미안.

학교 1등 꽃미남 : ....그래? 그럼 내일은?

여동생 : 미안해...

학교 1등 꽃미남 : 너, 내가 저번에도 물었는데...혹시나 남자친구 있어?

여동생 : （고개를 젓는다）

학교 1등 꽃미남 : 아니면 마음에 둔 남자라도?

여동생 : （얼굴이 붉어진다） 그, 그, 그, 있을리가 없잖아?

학교 1등 꽃미남 : ....그래? （체념하고 돌아감）

학교 친구 A : 야~ 너 미남이가 예~전부터 데이트 신청하는데도 꿈쩍도 안하네?

여동생 : 그, 그래?

학교 친구 A : 게다가 오늘은 더 이상하고. 너 오늘 하루종일 벙~ 쪄있었다?

여동생 : 그, 그런가?

학교 친구 A : 그런가가 아니고! 그래! 가방 다 챙겼으면 가자.

여동생 : 저기...나 오늘 들릴데가 있어서 그런데 먼저가?

학교 친구 A : 왜?






버스 안.

여동생 : ....내가 가면...싫어할까나.

버스 안에 남성들의 시선이 설윤희에게 집중된다.

이미 익숙한 시선들.

여동생은 가볍게 무시한다.

그 때 한 남자가 설윤희에게 다가와 휴대폰 전화 번호를 물었다.

여동생 : 죄송해요.

그래.

이 옆자리는 오직.....






9시.

야간 자율 학습이 종료되는 시간이었다.

한돌 : 으아~~ 끝났다!

나 : 야자 시간 내내 잔놈이...

임영주 : 헤헤. 그래도 10분 정도는 했잖아.

한돌 : 그래! 완전히 잔건 아니라고?

임영주 : 그래. 한돌이도 발전하고 있어.

한돌 : 히힛.

나 : 남의 여친이랑 뭘 그리 주절주절....

그 때.

난 내 눈을 의심했다.

왜 우리 학교에 여동생이 있는거지?

여동생은 나에게 천천히,

걸어왔다.

주위의 시선들이 집중되었다.

학교 학생 A : 예, 예쁘다.

학교 학생 B : 누구지?

학교 학생 C : 연예인?


임영주 : 우리보다 나이가 어린것 같은데? 무지 귀엽다~ 그치?

나 : ......

임영주 : 윤성아?

한돌 : 우와...저렇게나 예쁜... 우리에게 다가오는데?


나는 여동생이 다가올수록 몸이 딱딱하게 굳었다.

여동생은 내 얼굴과 임영주의 얼굴을 번갈아가며 보았다.

나 : 너, 언제부터 이곳에?

여동생 : ...학교 마치자마자.

나 : 왜?

여동생 : ....

임영주 : 아는...애야?

임영주는 불안한 듯 윤성을 바라보았다.

혹시나 여자친구가 아닐까 하는 불안감.

나 : 내 여동생이야.

그 말을 들은 임영주는 안도를 했다.

임영주 : 하지만 이렇게 예쁜 여동생이라니~ 이름이 뭐야?

여동생 : ...언니가 오빠의 여자친구?

임영주 : 응.

어째서 여동생의 얼굴이 잔뜩 찌푸려져있는 걸까.

뭐가 불만스러운 거지?

왜 내 학교에 찾아온거야?

난 갖가지 혼란스러운 생각에 잠겨있었다.

나 : 너 왜 학교에 온거야?

여동생 : ......그건...나도 몰라.

나 : 모른다니? 너...

여동생은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었다.

나 : 우, 울어? 왜 울어? 설마 너 오늘 안 좋은 일이 있었다거나...

여동생 : ........

한돌 : 너 임마! 이렇게나 예쁜 여동생을 울리다니!! 네가 오빠냐!

나 : 내가?

한돌 : 딱 봐도 브라더 콤플렉스 （Brother Complex）구만!

나 : 그건 또 무슨 소리야?

여동생 : 그, 그럴리가 없는걸!

나 : 브라더 콤플렉스가 뭔데?

한돌 : 한 마디로 네 여동생이 오빠에게 혈연을 이길정도로 강한 애정을 품고 있다는 소리지.

나 : ...뭐?

난 정말이냐는 듯한 시선으로 여동생을 바라보았다.

여동생은 이전보다 더욱 강하게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여동생 : 그럴리가 없잖아! 내가 오빠를 왜 좋아해?

나 : 그것보다 왜 우는거야.

여동생 : 그건...그건...으..흐에...

그 때.

임영주는 느꼈다.

참.

내가 몹쓸짓을 해버렸구나.

난 무슨 자격으로,

다른 여자의 남자를 빼앗는것일까.

임영주 : （한돌의 한 팔에 매달리며） 가자! 한돌아~♡

한돌 : ?!

나 : !?

임영주 : 애인 놀이는 이제 질리는걸. 그치? 윤성아.

나 : 뭐가?

임영주 : （미안해） 어머~ 싫다. 난 원래 한돌이의 여잔데, 몇 일동안 애인을 빌려준다면 어떨까? 라는 의문으로 시작된 놀이잖아?

나는 아직도 무슨 소린지 잘 모르겠다.

그 때.

한돌이도 알아차린듯 피식 웃었다.

한돌이는 내게 다가와 귓속말로 속삭였다.

한돌 : 좋다의 반대말은 '싫다'가 아니야. '관심없다'지. 게다가 난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피가 이어져도 상관없다고 생각해. 사랑에는 국경이 없다. 몰라?

나 : .....무, 무슨.

임영주 & 한돌 : 그럼~ 내일 보장~


그렇게 그 둘은 자리를 떠났다.

자리에는 나와, 여동생과, 그리고 주위를 구경하고 있는 학생들만이 있을 뿐.

난 그 자리에서 여동생을 데리고 나왔다.

한동안 여동생은 훌쩍거리기만 하고 아무말 없이 내 옆을 걸었다.

내 옷자락을 잡은 채로.

난 그런 여동생을 아무런 말 없이 바라보았다.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총총 떠올라있는 별.

난 그 모습을 보며 피식 웃었다.

소중한 것을 잊고 있었던 기분.


나 : .....윤희야.

여동생 : .....

나 : 저~기~ 위에 떠 있는 두 개의 별 보이지?

여동생 : .....

나 : 가장 빛나고 있는건 윤희별. 그리고 그 옆에...지키고 있는...별이 내 별.

여동생 : 가장 빛나고 있는 별은 오빠 별이라고...5살때 말했잖아.

나 : 아무래도 좋잖아.

여동생 : .....기억...하네.

나 : 있잖아. 저 별빛은 언제부터 빛나고 있었던걸까.

여동생 : 아마... 5살 무렵.

나 : ....집에 가자.

여동생 : （고개를 끄덕이며） 응...








진실한 사랑에 빠진 여자는 사랑하는 연인 앞에서 어쩔 줄을 몰라서 제대로된 사랑 고백을 하지 못한다

- 칸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