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착실하게 노잼 루트로 대학졸업하고 운좋게 지금 회사에 입사를 해서

회사를 이직 없이 또래들보다 나름 오래 다니는 중인데 사내커플로 여자친구와 만난지 세 달이 조금 안 됐음. （옆 부서임）

처음에는 신입사원 동기로 만났고, 그냥 인사만 하는 정도로 알고 지냈음.

과거에 각자 다른 사람과 연애를 했었고 나는 올해 초에, 여자친구는 올해 여름에 각자 사귀던 사람과 헤어지게 되었음.



작년부터 회사에 새로 들어온 프로젝트 때문에 협업을 자주 하게 되면서

자주 마주치게 되고 사람들이랑 같이 회식하고 놀기도 하면서 급속도로 친해짐.

그러다가 여자친구가 전 남자친구랑 헤어지고나서 한 달도 안돼서 나한테 먼저 호감을 표시하면서 고백을 해가지고 고민을 하다가 사귀게 되었음.

예전에도 나를 좋아했었는데 내가 다른 사람이랑 사귀길래 마음을 접었다가 본인이 헤어지고 나서 다시 마음이 생겼대.



여자친구가 사람은 정말 좋음. 요리도 잘하고 배려심도 깊고 갑자기 야근하고 그래서 약속한 일정 미뤄지고 그래도

이해해주고 서운한 티 내면 오히려 내가 더 스트레스 받을까봐 그런 티도 일부러 덜 내고 착함.

그래서 사람에 대한 호감은 어느 정도 있었는데

사실 내가 여자친구에게 이성적인 호감은 거의 안느껴지긴 했었음...

그래도 나 좋다는 사람이 이번이 처음이기도 하고 （이전 연애경험 3회）, 또 서른이 가까워진 나이인데 설렘 운운하는것도 철없는 것 같아서

일단은 만나보자 하고 만나기로 했음. 만나다 보면 괜찮아지겠지 하면서.



같이 있으면 재미도 있고 대화도 가끔 끊길 때 어색하긴 한데 나름 잘 통하고 그러긴 함.

그런데 사람마다 취향이라는게 있잖음?

내가 잘난 외모라는건 결코 절대 아닌데 사실 지금 여자친구는 얼굴이나 몸매가 둘 다

나의 유전자에 내재된... 호르몬에 의한 그런 취향과는 거리가 먼 것 같아.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여자친구가 나한테 마음을 주는 크기가 100이라면 나는 많아야 50밖에 마음이 안 나는 것 같아서

부담감? 죄책감?같은게 계속 느껴진다...

어제 여자친구는 요즘도 설레고 두근댄다는데 나는 그런거는 처음부터 거의 없었고 편안한 감정이 더 크다고 말했더니 약간 서운해 하긴 했음.
（그치만 안설레는데 설렌다고 거짓말 할수는 없으니까...）



그래도 스킨십 진도를 빼다보면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희망도 처음엔 가졌었는데

관계를 가질 때에도 여자친구는 자주 오르가즘을 느낀다고 말하는데 나는 사정을 10번중에 3~4번 할 정도로 지루가 되었음...

쥬지가 안서는 건 아닌데 ㅍㅂ까지 잘 안되고 사정을 잘 못함. （이전 연애들에서는 자주 대실 연장할만큼 원활했었음...）

물론 피곤해서 그렇다... 스트레스 받아서 그렇다고 하면 또 이해해주고 토닥여주는데

이런 모습들에 오히려 자괴감이 더 느껴지기도 하고 악순환인 것 같음...

요즘은 여자친구가 사랑한다고 말할 때마다 몰래 흠칫흠칫 놀라기도 한다...



섣불리 헤어지기 위해서 '사실 너한테 이성적인 끌림이 없어' 라고 하기에는 상대한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는 것 같고 그래서

일단은 한 계절정도는 계속 만나보자고 생각하고 있는데...

혹시 비슷한 상황에서 마음가짐이 바뀌게 된 계기가 있다거나 잘 해결해본 경험이 있는 웃대인들 있을까?

업무에 방해될만큼 요즘 이게 남모를 고민이라서 글 남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