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정이라도 좋았다.
나를 깎아내려서라도 비난보다 동정을 받고 싶었다.
남이 나에게 화를 내는게 무섭다.
스스로도 말을 잘 못하는 내가 부족한 내가 드러날까봐 무섭다.
나는 나를 쓸모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나는 행복해지지 않아도 된다.
내가 드러나는 일이 무서워서 회피하고
회피하는 내가 혐오스럽고 자책하고
우울하니까 라는 말로 포장하고 자책하고

부모님한테도 동생한테도 친구한테도
내가 지금 미칠것 같다고 얘기할 수가 없다.
우울은 전염되니까 나는 늘 괜찮아야해
주변사람들에게 전염시키고 싶지 않다.
그들도 나못지 않게 힘들테니까

우선은 학자금 대출을 몇년에 걸쳐 다 갚아야지
빚이 남아있으면 안되니까

과거에 아직까지 메여있고 현재를 보질 못하고
미래는 이제 더이상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버틸 수 있는건 하나뿐이다.
너무 힘드니까 감정이라도 없었으면 좋겠다.
로봇이 되고 싶다. 로봇이 되고 싶다.

그때까지 힘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