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살 먹고 대학교 다니면서 하고싶은 공부를 찾아서 대학원까지 다니기로 했음

돈이 없나? 차고 넘치진 않아도 당장 밥 걱정은 없음

얼굴이 못생겼나? 잘 생기진 않아도 못 생기지도 않은 거 같음

주변에 친구가 없나? 이제 각자 사회에서 자리 잡아 가는 시기라 자주 보긴 어려워도 가끔씩 연락하고 가끔씩 술 한잔 함

이때까지 한게 없나? 워홀 다녀와서 영어 잘하고 영어강사하면서 돈도 범, 특출나진 않아도 나름 공부도 열심히 하는 편이라 최근에도 국가기술 자격증도 땀
대외활동도 나름 했고

모쏠인가? 만났던 사람들 한테 항상 최선 다했고 의미없던 만남은 없었다고 생각함

고등학생 때, 새내기 때 등등 20대 초반까지는 참 밑도 끝도 없이 긍정적이라 항상 웃으면서 하루하루를 보낸거 같음

그런데 요즘 학원에서 수업을 할 때를 제외하고, 교수님 같이 하는 연구보조 동생 제외하고 인간관계가 없어서 그런지 말을 안하고 삼

정말 어떤 하루는 말 한마디 안하고, 한번도 안 웃고 하루를 보낸거 같음

그냥 평범한 남자 20대 후반의 노잼이기 인가 싶다가도, 먼저 사회생활하는 친구들도 나름의 힘듬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 설명하기 힘든 답답함이 자꾸 나를 짓누르는 것 같다.

과거의 긍정적이었던 내 모습이 점점 옅어지는 듯한 느낌도, 내일도 똑같은 답답함이 있을 것같은 느낌도, 아직도 젊지만 조금씩 나이 들어간다는 느낌도, 나 보다 더 힘들게 사는 사람들도 있을텐데 고작 이정도 힘듬가지고 뭔가 불평하고 있는, 못 견디고 있는 느낌도

뭔가 아주 조금 나를 어지럽게 만드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