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에서 일하는 그 남자는
나와 닿지 않는다
그는 제조업에 종사한다
어느 글로벌 OEM 기업의 지부로
그는 빵을 옮긴다 그 위에 패티를
마치 백림의 목수가 톱을 옮기듯
버지니아의 농부가 물을 옮기듯
나도 물류업에 종사한다
종이 울리는 순간
식별, 대조, 지정 좌석으로 운반, 하여
아르바이트 초급（秒給）으로 받는
칠백원의 해시브라운
내가 쟁반을 잡은 순간
그는 바 뒤에서 농담을 한다
동료들과 함께
바 뒤에서만 농담을 한다
나는 그것이 우스워 웃음 지어보지만
내 등은 그의 등을 마주한다
그는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
시험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는 내일이면 여기 없을 작정이다
나는 왠지 서글퍼 손이라도 뻗어 보지만
그마저도 쟁반 아래 허공을
그 순간 다시 종이 울리며
다른 손님, 374번 손님, 구겨진 373번 종이
나는 그것이 퍽 섭섭하다
나는 그것이 퍽 섭섭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