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거아세요 사실 저는 꽤 행복해요
아침에 눈 뜨면 쏟아지는 비
한참을 뒤척이다 본 휴대폰 시간
알 바 아니죠 나갈 일 없으니까요
중요한 건 배꼽시계 뿐
밥에다 김 싸먹고 있으면 참 좋죠
세상에 어젠 햄버거를 사먹었다니까요
유튜브 빠질 수 없죠 각종 오마카세
미슐랭 레스토랑
보고만 있어도 식사 끝 다시 누울 시간
해뜨나마나 중요치는 않죠

당이 스파이크치면 나는 꿈나라 시간
갑니다 떠나요 세상 밖으로 나갑니다
힘차게 떠나자 저 세상으로 뗏목 저어가자
아뿔싸 노가 없네요 어쩌다 다 부러졌담
라디오나 듣죠 50년 60년 된 기계
주파수는 같은 채널 똑같은 이야기
들어도 들어도 질리지가 않죠 늘 새로워
노도 없이 갑니다 아니 사실 못 가요
돛 다는 것도 못했으니까요

인기척에 눈 뜨면 어두컴한 세상
아까워라 이번엔 깨지 않을 수 있었는데
다시 눈 감을래요 모르는 노래 틀고
태평양 한 가운데 나는 어디로도 못 가요
라디오는 됐어요 오늘도 수고했어요
사람 속에 있어도 이방인 나아지지 않는 나
이 세상 어디에도 나를
사랑해줄 사람만 한가득일 뿐이고
땟목 한 번 쓰다듬는 건 모르는 목소리 뿐
구멍난 데 밴드 붙이는 건 처음 듣는 노래 뿐
행복한 날은 계속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