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을 정해놓은 채 살아가는 삶은 공허할 뿐이야

여기서 문제, 당신이 시험 시간을 100분을 받았다고 치자. 40개나 되는 어려운 수학 문제를 당신은 20분만에 다 풀고 완벽하게 검산까지 끝내버렸다. 이제 남은 80분은 무엇을 할 것인가 ?

누구는 시험지에 그림을 휘휘 그릴 것이다. 멍청하게도 풀어보자며 확률과 통계에 나오는 피라미드 문제를 하나하나 다 그려보기도 하는 그런 시간들로 남은 시간을 버리려 하는 것이다. 하지만 하나의 똑같은, 무의미한, 무가치한, 버려진 시간들은 생각보다 잘 타지 않아 결국 더 깊은 시간의 흐름에 빠져버린다.

누구는 다시 검산을 해볼 것이다. 똑같은 문제를 다시 풀다 또 다시 풀다 풀다 풀다 풀었지만 이미 고정되버린 생각은 더 나은 답을 내놓지 못했다.

손을 들고 시험지를 낸 채로 화장실에 갈까? 그러고 시험장에 몰래 나가서 나의 남은 시간을 유유자적하게 보낼까? 그런 바보 멍청이는 세상에 없겠지

그럼 잘까? 잔다는 건 결국 또다른 세계에 빠지는 것이다. 당신은 너무 오래 시험에 빠져 꿈 속에서 또다른 100시간 시험에 빠지고 말았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내가 너무 빠르게 시험 문제를 풀어버린 탓이다. 당신들이 나를 위한 납득할만한 답변을 내줄때까지 나는 이 끝나지 않는 시간에 갇혀있을 생각이다.

새로운 답을 넣어줄 때, 감옥에 탈출한 죄수와 같이 펼쳐나갈 그 시간을 아직 상상할 수 있는 지금 이 순간이 유일한 기회일 것이다. 분명, 그 이상에 가기는 어려울테니까

당신의 도움은 여기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이제 당신이 이 문제를 이어서 풀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