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웃음소리 들으면 노인들 뇌세포가 덜 죽는다는 연구가 발표되었어. 아이들의 정서도 좋아지고.
그래서 유치원이랑 실버타운이 한 건물에 붙어 있게되었어.
듣기엔 꽤 훈훈하지?
애는 웃고, 노인은 덜 사라지고.
누가 보면 인간 존중의 결정체 같지.

근데 말이야,
어느 날 고령운전자가 애를 쳤어.
기분 나쁜 말일 수 있는데, 그 노인은 진심으로 뭘 좀 ‘해보려’ 했던 거야.
자기한테도 아직 사회적 영향력이 있다는 걸,
어떻게든 증명해보고 싶었나 봐.
이해는 안 되지만, 사회는 그렇게 사람을 만들어.
쓸모 없다고 느끼는 순간, 사람은 이상한 방식으로 존재감을 찾아.

부모들은 말해.
“우리 애는 교양 있는 노인들이랑 있어야 돼요.”
뭐 의사 출신, 전직 외교관… 그런 분들.
결국 노인도 스펙 싸움이라는 거지.
그럼 국가지원 받으며 여기오신 저소득층 어르신들은?
“그분 방은 좀 떨어졌으면 좋겠어요. 눈빛부터가 다르다고요.”
같은 건물인데, 그냥 불편하다는 거야.
노인을 배려하는 세상이래놓고, 눈치도 은근히 까다로워.

그럼 케어 못 받는 노인은?
사이비가 데려가.
밖에선 위험하니, 안에서라도 안심시켜줘야 하니까.
신이랑 통화한단 사람들,
생존감이 아니라 ‘환각성 존재감’을 준대.
믿는 사람은 황홀하고, 안 믿는 사람은 무섭고.
근데 또 우리가 뭐라 못 해. 종교의 자유잖아.
잘 포장하면 사회공헌이고, 좀 기괴하면 영성 마케팅이지.

그리고 지금 청년들.
다 혼자 살아.
가족도 없고, 인간관계는 피곤해서 아예 접었어.
그래서 AI랑만 연애해.
AI는 안 실망시키니까.
근데 그렇게 살다 보니, 현실 인간 보면 거부 반응부터 나와.
상대가 나한테 뭘 ‘느낀다’는 게, 이제는 공포야.
어느 날은 내가 말을 걸었더니, 돌이 날아오더라고.

그래도 이 나라는 잘 돌아가.
상위급 복지 국가고, 기술도 세계 최고지.
애랑 노인 돌보고, 로봇은 정서도 학습하고.
근데 다들 좀… 쓸쓸해.
감정은 있는데, 그걸 나눌 사람이 없거든.
그게 이 시대의 유토피아야.
눈치껏 조용히, 최대한 안 엮이고,
자기 감정은 AI랑만 공유하면서,
아무 일 없는 듯 살아가는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