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란 허망한 것이라, 잡았다 놓으면 덧없이 스러지는 것들 투성이입니다.

세상은 도무지의 이해불가의 것들로 가득 차있어, 나의 것들이 단 하나도 없는 듯 합니다.

그러한 기분이, 이 만개하던 벚꽃이 낙화하며 내 뺨을 스치는 시기면

나를 더욱 외롭게 만들고 합니다.

저렇게 찬란히도 준비한 벚꽃이

비라도 오는 해면 그저 서그라 드는 것에 참을 수 없는 우울을 느낍니다.

나는 가끔 하늘을 향해 주먹질을 하고 싶은 기분을 느끼며

분명히도 떠다니는 물 위의 벚꽃잎을 건져 애도하고는 합니다.

그럼에도 내가 이 벚꽃길 위를 거니는 것을 사랑하는 까닭은

나는 이 경애하는 조각들을

반드시, 내년에도, 그 다음 해에도

찰나일 지라도 볼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 검은 아스팔트에 홀로 수놓은 하얀 일탈을 기다리는 까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