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선 봄바람 속 아린
방황의 봄

봄볕을 기다린 싹이 돋아
새로운 삶이 탄생하는 날

겨울이 지나 생의 기운이 돌면
나는 방황을 시작합니다

겨우내 찬 바람 눈송이에 얼어
간신히 붙잡아 두었던

내 마음은 아이에게 버림받은
동물원 풍선처럼 하천을 떠내려갑니다

생이란 무엇일까요
포근한 날 봄볕을 받아야지 방실거리다
샘추위에 꼬박 속아 몇 걸음을 늦었더니
수업 시작을 알리는 종이 울리고 말았습니다

앉았다 가는 노을볕마저 지나고
사람들의 카메라 속 밤 도화지를 뻗어나가는
하얗게 만개한 벚나무가 부러워
나는 영영 피지도 못한 채 오므라들고 말았습니다

삶이란 그런 건가 봅니다
눈물은 닦아주는 이 없이 샘이 되고 냇이 되다
하천이 되어

내 마음은 버림받은 채
먼 곳으로 떠내려가고 말았습니다

만개한 벚나무 속 움츠러든 숨결
피지 못한 한 그루 봉오리를 어루만지다

너와 나는 같은 처지라며 눈물짓고서
젖은 살결에 입 맞춰 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