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는 어땠어?"

주말마다 만나는 사람들에게 왕왕 듣는 질문. 머리속에 여러 대답들이 스쳐 지나가지만 역시

"매일 똑같았죠 뭐.."

그렇게 짧은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고 다른 주제로 넘어간다. 다른 사람들의 가감없는 일주일의 이야기를 듣고 있을 때면 나도 맘속에 있는 얘기를 꺼내고 싶어질 때가 있다.

사실은 매일 새로웠다고. 매일 새로운 이유로 죽고 싶은 기분이 든다고. 오늘은 어제와 다른 이유가 내 목을 죄어든다고. 그럴 때마다 난, 노래를 듣고 흰 여백 위에 내 감정을 배설하며 하루하루 버틴다고. 체스판 안에만 갇혀 현실은 없고 이 간단한 검과 백의 세상에서 살아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고. 머릿속에는 펴질 줄 모르는 물음표만이 가득하고 입을 열 때마다 하나둘씩 튀어나오려 해서 말을 잘 안하게 된다고.

하지만 난 겁쟁이라서, 내 얘기를 들은 사람들의 반응을 보기가 너무 겁나서 내 일주일을 여느 때와 똑같은 무료한 하루들로 격상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