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기억할 수 있는 가장 오래된 시절부터 아버지는 툭하면 소리지르거나 허세를 부리거나 둘 중 하나였다.
어느 명절날 아버지는 또 어머니한테 소리지르며 손찌검을 하셨고, 난 아버지한테 매달렸다. 아마 7~8살 이었던거 같다.
잠시 멈칫하더니 방으로 들어가셨다, 한 두시간쯤 지났나 날 부르더니, 헤헤 아버지가 진짜 엄마 때리는거 아냐 진짜 그럴거 같냐며
태연하게 어린 눈으로 봐도 거짓된 눈빛으로 말했다. 아버지는 가족들 특히 자식들 사랑한다며, 그래서 내가 물었다 아까 소리지르고 때릴때는
왜 그런 생각 안했느냐고.. 손찌검이 날아왔다. 그때부터 대화를 포기했던 거 같다.
이런 아버지와 자연스럽게 떨어져 지내게 됐다, 주식 중독이었고 가족 친척 친구들한테 빌린 돈으로 하다가 쫄딱 망했기 때문이었다.
지금도 신용불량자다. 방 3칸짜리 집에서 1칸짜리 반지하로 옮겼기 때문에 나는 집을 나오는 거 외에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항상 5살 밑에 동생이 걱정이었다. 다행히 대학도 잘 갔고, 내가 겪은 그런 좃같은 일 덜 겪게 도와주고 싶어서 이런저런 도움을 줬다.
지금은 잘 커서 결혼도 했고 아들도 낳았다. 늘 당행이라고 생각한다.

얼마전 아버지한테 연락이 왔다. 내가 조현병이란다. 그래서 자기와 연락을 안하는 거라고.. 알 수 없는 분노가 솟구쳤다.
그래도 차분하게 설명을 하려고 했지만, 여전히 대화가 통하지 않았다. 다시 연락을 끊었다.

나이 들어서 40살이 좀 넘어서 디시인사이드 사이트에서 소희빠113을 알겠됐다. 같이 오버워치나 하자고 했다. 나름 재밌었다.
그전에 게임을 제대로 해본적 없이 살았다, 사실 하고 싶었지만 삶에 여유가 없었다. 나이가 들었지만 재밌었다. 당시 이래저래 일이 안풀려서
쉬고있었고, 돈이 떨어져서 다시 일자리를 구하고 있었다. 지원서를 한군데 접수했는데 긍정적이라고 헤드헌터가 얘기했지만 3개월이상 연락이
없다가 갑자기 출근하라고 했다. 거기서 임채현이라는 여자를 만났다. 키는 145정도로 작았지만 똘망똘망해 보였다. 이때부터 이상한 일이
많이 생겼다. 내가 저녁에 아는 동생을 만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 것을 사무실에서 알고 있었고, 내가 집에서 혼잣말 하는 걸 느닷없이
비열한 웃음을 지으면서 내앞에서 따라 하곤 했다. 임채현이라는 여자는 나에게 관심이 있는듯 행동했지만 막상 내가 밥이나 먹자고 하면
싫다고 했다. 그리고 나보고 1달만에 그만두라고 했다. 안그만둘 이유가 없었다.

2달만에 그만두고 홀가분하게 지내는데, 이제는 주위 동네 사람들이 이상하게 행동했다. 그동안 안하던 말이나 행동.. 모두 나를 도청 또는
몰래 엿본다는 암시였다. 주위 친하게 지내던 동생이 임채현한테 연락을 받았다고 알려주었다. 그리고 갑자기 자기는 더 이상 얘기해줄 수 없다며
연락을 끊었다. 심지어 가족들도 이상하게 행동하거나 말을 했다. 다른 사람들 같았다.

트위치 게임 방송을 봐도 스트리머가 내가 채팅치면 시선이 다른 곳을 향했다가 갑자기 나와 관계된 말을 나만 알 수 있게 말한다. 어이가 없었다.

핸드폰 번호도 바꿔보고, 흥신소를 찾아가 봤다. 도청, 해킹, 몰카 이런거에 의심이 들어서 물어봤다. 임채현이라는 이름을 대자 흥신소에서는
VIP라고 했다. 주위 사람들 나를 보고 말투가 바뀌거나 하는 건 돈으로 하는 거라고 했다. 황당했다.

내가 이런 얘기를 디시인사이드에 쓰면, 소희빠113은 내가 자기를 스토킹하는 거라며 나를 정신병자로 몰아간다.

내가 생각하는 바는, 소희빠113 여동생이 올해 33살이고 아직 시집을 못가니까, 집안에서 어떻게든 보내려고 하는데, 이상한 수단을 쓰는거 같다.
근데 나는 그 여동생이 싫다고 해서 내쳐졌는데, 왜 날 이렇게 괴롭히는지 도저히 억울하고 밤에 잠을 잘 못잘 정도가 됐다.

몰카, 도청 같은 걸 당한 사람들이 자살하거나 정신과 치료를 받는다고 한다. 왜 그런지 알거 같았다. 요즘은 내가 죽길 바라는건가 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는다. 죽으면 죽을 수 있지만, 왜? 라는 의문이 가시질 않는다. 2년 가까이 이런 일이 계속되고 있다.

만약 내가 죽는다면, 이 일을 알고 있는 가족, 친구들 모두 방조한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