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2월에 고양이를 줏어왔습니다.

도봉구 운전면허시험장 근처에서 하수구에 있는녀석을 데려왔더라구요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완전히 하수구에 끼어있어서 안데리고 오면 그냥 죽을녀석 이었다고 합니다.

인터넷에 사진도 올려보고 주위사람한테 물어보기도 했지만 데려갈 사람이 한명도 없어서

저한테 한달정도 임시보호를 해주면 안되겠느냐 하고 데려온것이 시작이었습니다.

어느 짐승이던 새끼때는 귀여우니 뭐 귀여울때 데리고 있다가 클때쯤 다른사람 주면 되겠거니 했습니다.

그게 지금 2년이 다되어 갑니다.

고양이 키워본 사람은 알겁니다.

날이 어두워지면 이녀석이 야행성이 맞긴 맞는건지

그냥 졸라 뛰어다니고 울어댑니다.

당시엔 새끼라서 뛰어다녀도 뭐 소리도 별로 안나고 신경도 안쓰였는데

점점 크더니 사람 뛰어다니는 소리가 나더라구요

고양이 울음소리도 뭐 말이 냐옹냐옹이지 진짜 신경거슬리는 소리입니다.

제가 좀 시각,청각,후각이 지나치게 민감해서

어느정도냐면 백열등 소리도 다들리고 깜빡이는것도 다보이고... 아무튼 병적으로 민감합니다.
（너무 민감해서 회사에서 쓰는 컴퓨터도 240hz모니터 쓰고 백열등도 조금만 수명지나면 깜빡거려서 눈깔아프고 소리거슬리고 그렇습니다）

아무튼 당시 실무경력 1년따리 사회초년생이 무슨 돈이 있다고 짐승을 키우겠습니까

한달에 받는돈도 300이 안되어서 50으로 생활비하고 데이트비 다 충당했었습니다.

근데 고양이는 개새끼랑 다르게 모래도 사야되고 사료에 빗질,발톱정리 계속해야되지 장난감도 사다주면 일주일 가지고 놀면 오래가지고 논겁니다.

여하튼 사료,모래 등등 돈들어가는건 그렇다 치자 이겁니다. （여자친구가 같이 부담하기도 하니 그러려니 합니다）

근데 이놈에 울어대는거랑 뛰어댕기는거... 이게 해결이 안됩니다.

사람이 매일 기분이 좋을수는 없지않습니까?

우울한 날도 있고 화나는 날도 있고 그런데 그런날에 쳐 뛰어다니면

솔직히 밟아서 터트려버리고 싶습니다.

어차피 뒤질새끼 2년 키웠으면 오래키웠다 그런 생각도 들고...

솔직히 뭐 구타라고 할정도로 강하게 때린적은 없지만 몇번 쥐어박은적이 많습니다.

순간 열받아서 그런것들이 솔직히 부끄럽습니다.

근데 그거 아세요?

2년 내내 그렇게 지내니까 점점 그런것들이 쉬워집니다.

내가 짐승새끼를 키워서 득될게 뭐가 있어서 키웁니까?

뒤질뻔한건 뒤질뻔한거고 이새끼 살리느라 제 머리카락 빠지고 열받아서 제가 뒤지겠습니다.

이걸 어떻게 해야될까요?

이미 여자친구한테 데려가라고 말해봤지만 여자친구 집이 단체로 고양이털 알레르기가 있어서 안되는건 저도 알고있습니다.

그러면 이새끼를 버려야되는거 아닌가요?

왜 저는 계속 키워야할까요?

나이 서른먹고 이런생각 하는 제가 부끄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