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송세월이다
어느덧 목적도 목표도 없이
유영하며 하루를 넘는다

걷다가 지쳐 쉬는 날에도
엄습하는 불안감이 나를 일으키고
이내 숨이 가빠온다, 서서히, 조금씩
막혀온다, 넘어진다

어른이 되면 알 수 있을거라고 했던 것들은
도무지 알 수 없는것들로 차있다
이상의 이상으로 이상한 세상은
젊음을 찌부러트리기에 충분했다

작아져버린 젊음이여
이제는 청춘이 너즈막히 사라지는데
다시는 못볼 젊음이여
갈피를 못잡은채 제자리 걸음이다

여기저기에서 베인 상처 투성이,
어느 순간 난 상처들을 더 이상 세지 않았다
분명 또렷히 난 최초의 흉터는
아프지는 않다만 나를 더 흉하게 만든다

맨살 드러내어
누군가 이 흉터를 보는게 두려워
평생 옷을 입고 살기로 하였다

누구나 날기를 꿈꾸며 절벽을 뛰어내린다
불행하게도 대부분은 날개가 없으며
하나둘 추락한다
누구도 관심없는 저 아래로, 아래로
젊음이 추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