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겁게 웃어보기

좁은 방 안에 박혀있는 적 없었다 그랬던거지
마찰음 한 가득 실외기 소리 10월에 도는데
누구 하나 긁힌 적 없는 너도 긁, 긁혔던거지
딱 소리 나게 책상을 두들겨도 사실 아무도 없어
다 거칠어진 나무 책상 따위 두들겨도 텅 비었지
다물어진 입에 누구 하나 생각날까

가만히 앉아있지 못해 무릎을 당겨 가슴에 대보면
뼈만 앙상해서 뭐 편안함도 없었는데 가슴만 시리네
아무것도 그냥 종이 한 장 펜 한 장 그리고 핸드폰
기억나는 거 하나 어제 먹은 저녁, 그건 좀 별로였지
밥을 많이 먹는 건 취향이 아니라 조금 먹어도
주변에서 뭐라할 일 없는 그런 거지 긁어먹는 것도 취향이 아니라

종이를 들고 복도를 어슬렁 거리다 철문을 열지 그 안에 들어가면 내일로 향하는 침대가 있어
내일이 오면 무슨 일이 일어날 지 기대가 될까 일단 누워볼까 하다가도 누우면 내일이 멀어져
자려해도 불빛 때문에 안대를 끼면 살짝 새어오는 빛에 눈이 따가워져 피하려하면 안되는 걸 아는데도

이제 끝이 나가고 얼마 안남은 걸 알아
그런데도 사실 이미 끝나버린 이유는 정말 미스테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