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너를 알지만 모르는 척을 한다

네가 겨울이 좋다는 것은 여름이 너무 싫기 때문이고

텍스트가 좋다는 것은 전화로는 표현을 다채롭게 못하기 때문이고

벗과의 놀이는 다양하지만 나와의 놀이는 2가지에 국한되어 있다

여행을 벗과 가는 것도 내가 정도에 미치지 못 해 서라는 것을 안다

나를 그저 너의 책상 위 다육식물 취급한다는 것을 안다

그렇지만

나는 나를 보는 너를 보면

홀로 되새기던 너를 알던 것들은

네가 다가온 순간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남아있는 샘물 같은 너에게 빠져들어

너를 만나는 동안은 신기루를 볼 수 없어

나는 너를 모르지만 아는 척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