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왜이리 니가 생각나는걸까

시작은 평소에도 종종 들어가보던 너의 블로그였을지도 몰라
글이 빽빽하게 차있던 그 하얀 바탕위에,
그리고 너를 생각나게 하는 너의 말투가 진하게 베어있는 그 글들이,
그리고 그 글과 함께퍼져있는 사진들 속에
내멋대로 오해했을지도 모르는 알 수 없는 실루엣이
내 마음 한구석을 몰래, 그것도 아주 조금씩 베어내고 있었던거 같아


중간은 괜찮았어
아무 생각도 들지 않고, 막연하게 너에대한 생각이 살살 묻어나오긴 했었지
아무렇지 않은 생각과
아무렇지 않은 감정이라고 치부해버리고, 돌려세우고 또 세웠어
괜찮았어
아무렇지 않았어

근데, 자꾸 생각나더라
자꾸 너와 찍은 사진들이 생각나더라
자꾸 너와 갔던 장소들이 생각나더라
계속 너와 보았던 영화들이
계속 너와 들었던 노래들이
끊임없이 내 마음 한켠을 베어내고 도려내어
거기서 흘러내리는 그 감정들이 계속 뒤섞이려고 하더라

마지막은 그 응어리진 감정들과 생각들이 흘러내리더라
울었어, 정말 펑펑 울고싶은, 그 복받치는 감정을 억누르지못해서,
그 감정들을 막아내지 못해서
뭔가 억울한사람 마냥 울었어

유튜브를 보고있었어
너도 알지? 내 눈물 버튼들.
그 영상들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눈물이 흘러 내리더라

미안해
많은게 미안한 밤이야 오늘은

너한테 확신을 주지 못해서
잡지 못해서, 그리고 우리의 길었던 그 시간들을 빛내주지 못해서
그리고 보답하지 못해서.

내가 아니라도 눈부시게 사랑 받았을 너라서,
그리고 지난 소중한 시간을 나와 함께해줘서
고마워


오늘은 힘들어 그만 생각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