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딧불 한마리

지친 하루 보내고서
고개숙여 걷던 길에 보이던
눈물 흘리는 반딧불 한마리

이유를 물으니
나의 빛은
태양 처럼 빛나지 못하니
나는 아무 쓸모 없어요
라고 답하네

그런 반딧불 한마리
달래다보니
어느덧 해는 지고

내리깔린 어둠 위에
반짝 반짝 빛나는
반딧불 한마리

아이야 너는
해가 지고나니
밤의 뜨거운 태양이요
아리따운 별빛 그 자체구나

그제서야 미소짓고 일어서는
반딧불 한마리

그 한마리 따라
우수수 떨어지는
밤하늘 반딧불 행렬

나는 그 반딧불 은하수
길잡이 삼아

터벅터벅 집으로 돌아갔네

나도 저 반딧불 처럼 빛날 자리 있겠지
나도 저 반딧불 처럼 일어설 날 있겠지
하고서

연재처 : https://nalcee.com/book/21039

"우리는 빛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아직 빛나는 자리가 찾아오지 않았을 뿐이예요.

당신이 낮에 빛나지 않는다고 해서 좌절하지 마세요.

당신이 빛날 자리는 당신이 일어설 자리는

어딘가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꺼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