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천지 가시밭길이오
이 내딛는 걸음 하나 하나
새로이도 박히는 가시에 상처입소

아파요, 나는 아파요
외치던 말던 무던히 걸어가는 사람들은
온통 가시투성이인채로 고슴도치 같아 퍽 우스워 보이오

백만개의 유리로된 빌딩정글 사이에서
백만개의 나를 보오
백만개의 나는 나를 보고 웃소
백만개의 웃음이 나를 향하오
백만개의 웃음과 하나의 나


나는 유쾌하오, 이런 때 연애까지가 유쾌하오

새벽이오면 여기저기 박힌 가시가 아려오오
잠들만하면 쿡쿡 쑤셔대는 통증이 나를 옥죄오
빼내도 빼내도 새로이 박혀대는 가시를
나는 그냥 그리 두었소
그냥 그렇게 두는 편이 덜 아프니까
아픈것도 적응될테니까, 그리두었소


편히 자본 날이 언제인지 기억이 나지 않소
눈물로 지샌 새벽
악몽에 젖어 일어나는 아침

나는 생각하는 사람이오,
형이상학을 사랑하는 사람이오

그럼에도 가끔 이렇게 사무치게 사람이 그러운것은
형이하학의 세계에서 태어난 원죄인가보오

나는 불쾌하오, 이런 때 사랑까지가 불쾌하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