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인 세번이면 살인을 면한다'는데

어릴적부터 부모님은
네가 참아라.
네가 참아라.
참을인 세번이면 살인도 면한다고 하더라.
라고 자주 말하며 참는 것에 대해 익숙한 삶을 살도록 해주셨다.

어릴적에는 그게 좋았다.
대화를 하다가
내 의견을 조금만 참고
상대방 의견을 존중해주면
남들과 크게 트러블 없이
화를 낼일도 남들과 불화를 일으킬 일도 없었다.

'이게 맞나?', '이건 좀 무례한데?' 등등
남과 맞지 않은 상황에서도 그저 허허 웃고 지나가는 일이 많았다.
의도했던 하지 않았던 나는 주변에는 사람 좋은 사람으로 소문이 나고는 했다.

속에서는 많은 화와 불만을 품고 있었지만 그저 혼자 삭히는데 익숙해지고는 했다.
그러다보니 어느덧 화를 내는 법도 모질게 거절하는 법도, 부정하는 법도 잊어버렸다.

한해가 지나고 어른이 되어갈수록
참을인 세번에 살인은 면해도 내 속이 문드러지고 있음을 알지 못했다.

이제와 용기내어 상대방과 반대됨을 말하면
'왜 이제와서 그러냐', '변했다' 라는 말이 돌아오기 일쑤였다.
부조리에도 따지지 못하고 이제와 부정을 하려니 굳어버린 입속에서 버벅거리는 나를 발견한다.

머리 끝까지 열이 올라도 혼자 삭히는 방법에 익숙하지만 이제는
이 화가 머리 끝까지 올라 화산처럼 머리 끝이 뜨거워 지고는 한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화산처럼 이 화가 어디로 튈지 불안할 따름이다.

이제 가끔은 참아내어 하지 못한 말들이
꿈속에서 맴돌며 악몽으로 돌아오고는 한다.

남들은 다 참지 않고 할말 하고서 잘만 살던데 나는 왜 그러지 못했던 걸까
내탓, 남탓 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지나버렸다.



참을인 세번이면 살인을 면한다는데
참을인 세번이면 내 속이 문드러짐을 알지 못했을까.

나는 대화가 아니라 통보를 받고 있었음을 알지 못했을까.
가끔은 속에 있는 말을 과감하게 말할 용기가 필요하다.

상대방과의 대화는 서로의 의견이 존중 속에서 오고 가는 것이 필요하지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을 빙자해 무조건 들어주는 것은 이용당하기 쉽상이다.

오늘은 용기내어 거절해보자
오늘은 용기내어 거절당해보자

연재처 : https://nalcee.com/book/19957

"가끔은 참아내지 않는 방법을 배우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남이 소중한 만큼 나도 소중함을 우리 잊지 말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