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밝네.
구름도 적당히 끼어 있어 나름 운치있는 날씨야.
점점 멀어져가는 하늘이 어느덧 가을이 왔음을 일러주는 것 같아.
괜히 생각이 많아지기도 하고.
그래서인지 오늘 밤은 네가 생각나네.
가을만 되면 꼭 천문대에 가서 하늘을 둘러보곤 했는데.
조랑말 자리를 좋아했지? 작아서 귀엽다니..하여튼 독특해.
그 잘 보이지도 않던 걸 어찌저찌 잘 찾더라?
미간을 좁히고 별자리 지도를 한손에 꽉 붙잡던 모습은 아직도 기억이 나. 겨우겨우 찾아서인지 신나서 말이 빨라진 네 모습도.
그날 유난히 별이 예쁘긴 했지.
너는 혹시 내가 그제서야 너를 좋아한다고 자각했다는 거 알고 있었어?
아마 알았겠지? 종종 독특하지만 가끔은 약삭빨랐으니까.

그래도 그날 그 자리에 있었던 모든 사람들 중에서
나보다 예쁜 별자리를 본 사람은 없다는 사실은 몰랐을걸?
조랑말만 찾느라 하늘만 뚫어져라 쳐다봤으니까.
너의 두 눈 속에서 빛나는 반짝임을 별자리 삼아 구경했다는 건 모를거야.
네가 어렵게 찾아낸 조랑말조차 네 옆에서는 빛 잃은 한낱 돌덩이가 됐을거야. 확신할 수 있어. 나는 조랑말이 전혀 눈에 안들어왔는걸

오랜만에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