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을 뿌리는거죠. 버린다고 해도 의미는 통할 것 같군요.
거리에 그저 조소를 자아낼 뿐인 말들을 던지고 다니면
사람들은 합당한 가치를 지닌다고 생각되는 것을 저에게 날리는겁니다.
동전이라면 환영하고, 과일이라면 더욱 환영하죠. 토마토는 얼굴에 좋다고 하던가요?
그럴때야 기분이 좋아지는 겁니다. 사람들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것만큼 희열이 넘치는 일이 있을리가 없지요.

어떤 이들을 저를 광대라고 부르고 다른 사람들은 정신병자, 광인, 미치광이 등등으로 부르곤 합니다.
필요없는 말을 한다고 해서 그게 정상이 아니라는 걸까요? 아니면 그저 자신과 다르기 때문일까요?
생각할 여지는 많습니다. 물론 전 그런 생각따위 할 시간이 없지만 말입니다. 전 그저 외로운 나그네랍니다.
눈물을 흘려주실 분이 계시다면 흘려주시고, 비웃을 시간이 있으실 분은 맘껏 깔봐주시기 바랍니다.
다른 이들의 기쁨이야말로 제 행동의 원동력이니 말이죠. 설사 자신들이 기뻐하는지조차 몰라도 말입니다.

물론 저 자신도 이런 삶을 좋아하는 건 아닙니다. 그저 살기 위해서 이러는 것 뿐이에요.
광대가 정말 자신이 하는 일을 즐긴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인겁니다. 삶이 몸 곳곳에 각인된 것 뿐이니까요.
말 그대로 '살기 위해서' 하는 겁니다. 이것 말고는 다른 어떤 일도 해내지 못할거니까요. 그게 운명이에요.
역마살이라고도 하고 미래에 순응한다고도 하죠. 바뀌지 않을 내일이라고 하면 더 적절할까요?
그런게 인생인겁니다. 오, 놀라신 표정이군요. 왜요? 저도 진지한 얘기정돈 할 줄 압니다.

그럼 오늘은 짧게 끝내고 이만 퇴근하도록 하지요. 아직 다녀봐야 할 세계는 넓으니까요.
거기 앉아계신 두분께는 제가 들고있는 꽃을 선물로 드리겠습니다. 네. 거기 계신 붉은 머리의 커플들께요.
노란 빛의 이 꽃은 '디모르포테카' 라고 합니다. 아프리카금잔화라고도 부르더군요. 전 전자를 선호합니다만.
꽃말은 영원한 사랑입니다. 부드러운 꽃잎처럼 두분의 사랑도 보드랍고 어여쁘길 바라겠습니다.

광대는 이만 물러갑니다. 다음에 뵙게 된다면 식사라도 대접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