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는 어렵다

누군가 어떤 시를 쓰냐 묻는다면
사람에 대한 시를 쓴다 묻는다
그리고 나에 대한 시를 쓴다 묻는다
그러고는 그저 잠깐 이야기하고는
혼자 내 글에 대한 환희를 느끼곤 한다

언젠가 남의 시를 읽었다
다양한 미사여구와 어려운 말들
대학교를 거의 다 졸업해 나간다지만
이런 고매한 인간들과 동질감을 가진 사람이라니
내 생에 절대 할 수 없으리라

나는 그래서 시를 쓴다
이 글은 이제부터 시이다
길이가 짧으면 시 인가? 형식이 특이하면?
말이 어려우면? 해석할 게 많으면?

요즘은 시가 특별해진다
제목학원 같은 시들도 시인가
해석할 요소가 많으면 시인가
그럼 의미가 보이는 시는 시인가?

이 글은 이제부터 시이다
나는 어려운 건 딱 질색인터라
갈겨쓴 SNS글 같은 이 글도 시라 부른다

아닌 댓글로 누군가
잘 읽고 갑니다나 재밌네요 정도의 댓글을 달았으면
그 정도면 시인인가?
아마 그래도 충분할지 모른다

이제 나는 앞으로 친절한 시를 써본다
이건 아마 일기이며 수필이다
그래도 이름 짓자면 시이다

그럼 나는 작가인가?
아마 그럴지도 모른다
등단을 하지 않아도 나는 누군가에게 시인
그렇게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