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ㅤ삶은 완벽할 수 없다. 당연한 얘기다. 그러나 거창한 이야기를 하고 싶은건 아니다. 삶을 완벽히 살아갈 순 없다. 잘알려진 칸트처럼 철두철미하게 시간을 지켜 살아가거나, 어느 거부의 흔히 떠올리는 사치스러운 그런 대단한 삶의 완벽은 난 잘 모르겠다. 그저... 매 끼니 맛없지만 건강한 음식을 먹고, 매일 규칙적으로 상당한 강도의 운동을 하며, 겉모습을 떠나 백퍼센트 서로를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내가 정말 몰입하고 즐기고 잘할 수 있는 일에 종사하며 그런 취미활동을 하며 살아가는 그런 삶을... 가당키나 한가.
우리가 살아가며 하는 모든 행동들은 그 목적과 당위가 존재한다. 그것이 인간이라는, 지능의 정점, 사회적인 동물, 뭐 그런 대단한 존재의 가장 큰 장점이니까.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모든 목적을 달성하는 것은 아니다. 피곤에 절어 살면서도 밤에 스마트폰을 하며 늦게 자는 것은 어떨까. 변비와 소화불량에 시달리지만 충분한 채식과 수분 섭취를 여전히 꺼리는 것은 또 어떨까.
싫어할 줄 알면서도 굳이 그런 말을 입밖으로 내뱉고, 내가 품은 악의를 표현하는 모습들은 아마 앞의 개인적 습관의 문제보다도 더 문제일 것이다. 사실 그 행위의 목적이 대상을 욕보이게 만드는 거라면, 대상을 파멸시키는 것이라면 그러면 부합하는 것일진 모르겠다. 죽이려고 칼을 찔러서 실제로 죽였다면 성공적인게 아닐까? 누군가가 너무 미워 가짜뉴스를 퍼뜨리고 욕을 쏟아내고 악플을 도배하는 행위로 그 사람이 잠적하거나 심지어 자살에 이르렀다면 너무 완벽하게 목적 달성을 이룬게 아닐까?
ㅤ미친 놈 아니야? 그래. 이런 말도 안되는 궤변이 틀린 거라는건 누구나 다 공감할 것이다. 심지어 그 목적부합의 행동을 실천한 본인들 또한 그게 나쁜 짓이라는걸 모르는 경우는 드물 것이다. 목적이 잘못된 것은 보통 그래서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행위이다. 심지어 옳은 목적으로 착각된 잘못된 행위는 더욱 문제가 된다. 나쁜 사람은 죽여야 한다는 목적과 그를 위한 사적제재를 생각해보라. 역사적으로 옳다는 명목 아래 행해진 수많은 학살들과 침략과 파괴행위들을 떠올려보라. 어쩌면 현실적으로 행위는 목적보다 우선할지도 모르겠다. 가식이 계속되면 선이라고 하지 않나. 면피성 기부는 속내가 뻔히 보이지만 기부행위 자체는 누군가에게 분명 도움이 되지 않나. 옳은 목적은 그 자체로 가치있는지 모르겠으나 옳은 행위는 그 자체로 가치가 있다.
ㅤ그러나 요즈음의 시대를 보고 있자면 목적에 매몰되어 행위의 옳고 그름은 시시콜콜한 문제가 된 게 아닌가 모르겠다. 진위 여부가 불분명한 글 하나만으로 한 개인, 또는 어떤 집단은 '죽어 마땅한' 존재가 된다. 뉴스와 언론은 사실을 파악하기 보다 더 많은 혐오를 양산하기에 급급하다. 아예 그러할 목적으로 인터넷을 향유하는 이들은 또 얼마나 있을지. 오래 전부터 커뮤니티 등지에서 이러한 이야기들을 하다보면 꼭 누군가는 그런 소리를 했다. 다 그렇다고. 어떻게 완벽할 수 있겠냐고.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다 착하고 다 똑같으면 그게 더 이상한거 아니냐고.
아니. 틀렸다. 세상은, 삶은 완벽할 필요가 없다. 필요까지도 모르겠고 그까짓게 완벽하든말든 내 알 바 아니다. 다만 그것을 하는 이들은 개인이다. 행위의 주체는 한명 한명의 인간이 아닌가. 목적 자체가 그런 이들이야 이미 말했듯 틀린 이들이니 별 수 없지만, 행위의 문제임을 깨닫지 못하는 이들은 충분히 고쳐나갈 수 있지 않은가.
ㅤ다시 적는다. 삶은 완벽할 수 없다. 그러나 더 나아질 수는 있다. 자기 전 명상이라도 하며 조금 더 일찍 기분좋게 잠에 들 순 있다. 맛이 없다면 드레싱이라도 뿌려가며 억지로 샐러드를 먹을 수 있다. 해본 적은 없지만 누군가가 죽을 만큼 밉다면 정말 죽은 셈 치고 안볼 수도 있지 않을까. 한 치의 틈도 없이 완벽할 수 없다며 삶을 포기해버린다면 살아갈 수 있는 이들이 남아있기나 할까.
완벽을 꿈꿔선 어느 것도 이룰 수 없다. 누구나 틀린 목적을 틀리다고 할 수 있는 것처럼, 틀린 행위는 틀리다고 할 수 있는 시대만을 원한다. 개인이 스스로 깨닫고 돌이킨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행위의 진단은 피곤하고 골치아픈 일이나 더 나아질 수 있다면 기꺼이 실천해야할 진정한 당위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가장 완벽한 목적이란 이런 것에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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