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제 넋두리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읽어주세요;;;

-----------------------------------------------------------

사실.방안에 대한 설명은 덧없는지도 몰르겠다.
방안은. 어느 집이나 평범할듯한. 오른쪽 구석에 개여 올려진,
각이 맞춰지지 않아 무너진 건물더미 같이 마냥 쌓여 올려진 이불더미의
밑에, 몇년이나 썼는지 알수 없는 서랍과 농이 그저 파면당한 신처럼
그저 자리만 지키며 서있었고, 책장에는 가식적으로 보이는 소설책 몇권과
역시 몇 쪽 풀지 않은 문제집, 그리고 철학에 관계된-부모님이 사주신것만 같은-
책이 몇권 있을뿐이었다.

방은 좁았다.
병아리도 자신이 살자리는 확보해놓고 큰다고 했던가.
만약 부동산업계에 관련된 사람들이 봤다면 분명 f- 이하를 줄만한
주거 공간 안에는 그저 잘만한 자리, 책상, 농. 그 이외의 가구는 보기가 힘들었다.

아직 날은 어둡다.
좁디 좁은, 잠자리 보다 더 넓어보이는, 팬과 책으로 어지럽혀진
책상 안쪽은 무엇인가 체워져있다.

그것은 책도 아니며. 필기구도 아니며,
그저. 한쪽에다 놓아돈, 해동되길 기다리듯 놓아둔 고깃덩어리 같이.

숨도 쉬는듯 하지 않고, 그저 가만히 엎드려있을,
이름모를 물건 뿐이었다.


-스륵.

고깃덩어리는 움직이려고 노력중인것만 같았다.
슬그머니 움직이는 꼴이 사냥감을 앞둔 삵괭이 같다.
그것은 마냥 결박당한 신이 부활하듯 그저 지샹에서 멀어지려 애쓸뿐이었다.

-꺼억...흐흑..꺼억..

세상은 마냥 답답하게만 느껴진다. 울음소리만은 그만 두더라도,
분명 그, 고깃덩이와도 비슷한 물체에서 느껴지는 기운에 눌려서
세상은 답답하게 변해 가는 걸 지도 몰랐다.

-흐윽 흐윽.

그 고깃덩이는 슬펐다.
3년전 그날을 그저 떠올리는 것일 뿐인데도, 더이상의 상황 발전은 바랄수 없었다.
왜냐면, 마치 운명에 지워진것처럼, 천직인것처럼, 울수밖에, 슬플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것이. 왜 슬프냐고는 말하지 말라, 슬픈것은. 슬플뿐이다.

고깃덩이는 생각한다. 그리고 눈을 뜬다.
앞에는 열려진 창과, 높은곳을 날아다니는, 어제와 그제와 오늘과 내일도 같을,
달만이 날아다닐뿐이다.

고깃덩이는 과거를 생각한다, 분명 그때는 날이, 어두웠을꺼다.

새벽은 되었겠지. 하지만 알수없다. 몇일밤을 까마득히 세어버렸을지는 모른다.
하지만. 시간개념이란것이 잡히지 않는다.
그저. 넘어가듯. 구렁이 담 넘어가듯. 모르게도 무념하게도. 그저 넘어갈뿐이다.

병실안은 어둡다.
연관되어 온 자만의 슬픔이 썩은 묵처럼 늘어질뿐이다.

아무도 말을 할수가 없지만 누구나 말을 하고 있는 상황은,
그 아무도 책임질수 없지만.

그래도. 그래도...알수없는것은
기적을 바라는, 병자와 관련된 사람들의. 기대심리 이외의 다른것.

희고도 흰. 어떻게 보자면, 그저 마냥 백지인 무명천과 마찬가지로
희고도 주름살 없는, 덮개위엔 조각과도 비슷한 그저 하얀 얼굴의 이쁜.아름다운
여자가 그저 누워있울뿐이었다.

아무도 말을 할수 없었다.
링겔에서 떨어지는 조그마한 방울소리만이 찬란한 그 순간은,
차라리 간호사라도 그 링겔을 빼어내고 시간을 기다려 죽음을 맞이할 그 순간은.
아무도 말을 할수 없었으리라...

영원같은 그 순간속에 한 남자가 꺽...꺽..거리는 울음만을 깊은곳으로 삭힌체
그저 인형마냥 누워있는 사람의 볼을 쓰다듬고 있을뿐 조용한 그때에는

들리지도 않을 링겔의 액체의 소리만이 병실을-누구도 아프돼 말을 할수 없는-
체우고 있을뿐이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고사당한 나무마냥 마지막 체액을 뿜어내 몸 깊숙이
생명의 빛을 밝힐때처럼, 누워있는 하얀것은 눈을 가지런히 떳다.

-미안해..

구름과 같이 가벼운것을 품에 앉은 남자는 말을 할수가 없었다.
귀에 들려온것은 환청과 같이 어두은 말들뿐.

-나...너가 사랑한거..지금도 충분히..알고 있고...나...비록...이래도..
너..내가 내 생애에서..가장 사랑하는..사람인거..알지? 후헤..
너..내가 웃는게...제일 좋았을거란것도..알아.. 나 웃고 있으니까..
니가 가장..좋아했던거..아니까...울지마..아니..너의 그..차분한 표정이..
무서워..나에게 있어 넌.. 나에게 가장 편하고,,말하기 힘들지만...
나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존재였단거 알아..그러니까..바보같이 울지마.
사람이 언젠가는 죽는거. 어떻게 보면 살아가면서 겪기 힘든거.
미리 겪는다고 달라질건 없잖아?...내가 죽어간다는거 사실 알고 있어
지금도....지금도....너에게..난...기둥이 되어줄꺼야..
죽는다는건..그냥 상황이 바꿔질뿐..다르지 않다는거..알고 있어..
니가 누구던..다른 사람을 만난뒤엔.. 내가..너의 수호천사?
그게 되어줄께.. 알잖아..나 바보같은거..너만을 사랑할테니까..알지?.. 나. 너로 인해서라도..
이..세상..고마웠어..그래..고마웠어..정말..고마웠어..

누워있는 사람의 눈에, 백옥과 같이 그저 널부러진듯 펼처진 들판에 눈물이 흐른다.
코끝은 뒤로 하고 흘러내리는 눈물이 마냥 슬플뿐이다.

가슴에는 분명 자신의 애인이 살아숨쉬고 있을것만같다.
하지만, 정렬의 높은 계곡을 넘기고난후의 그것은 나와 마찬가지로 그저,
고깃덩어리일뿐이다.

소년은 그저 울음을 드높혀 세상을 밝힐뿐이다.
그리고 쓰러져 죽음을 감쌀뿐이다.



눈을뜬다. 아직 달은 밝다.
벌써 3년이 지난일이지만, 소년은 언제나 처럼 그저 같은 일상의 반복일뿐이다.
그것이 어느 좁은방의 악몽일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그순간은 소년의 일상이 아닌, 소년의 모든것이 담긴 꿈일수도 있었다.

밝은 달빛아래 소년은 창을 향해 손을 내밀어 본다.
손끝은 밝은 달빛에 마냥 어울리지 않는 푸르른 빛을 내뿜을 뿐이었다.
하지만 소년이 더 이상 외롭지 않은것은.

지금도 손끝에, 등뒤에. 어른거리고 있는,
소녀의. 아름다운 자태에 매료되어.
눈앞이 후들거리면서도 눈물을 자아내는 그리움속에 희미한 굴절속에서
그녀가 눈앞에 나타나며 자신을 따뜻히 감싸안았기때문일지도 몰랐다.

소년은 어두운 방안에 가라앉아 그토록 기다리던 그녀의 품속에 안착했으련지 모른다.
하지만 진실을 알순 없다.

결론은. 아무도 알수 없다.

그녀는 더 이상 먼곳이 있지 않다.
죽었다고, 더이상 볼수 없는 곳에 있다고 해도.
그것을 믿을수 없는것은.

그녀가 내 앞에, 따뜻한 웃음을 띄며 나를 향해 두 손을 벌리고
기다리고 있기 때문일것이다.

난...행복하다.

--------------------------------------------------------------------
제 여자친구가 죽은지 3년째 되는 기일입니다.
더이상. 그녀는 없다는것을 알고는 있지만서도.
가끔씩 보이는, 환영과 같은 그녀의 모습은 아무리 현실에 묻혀사는 저라해도
더이상, 보이는것만이 믿을수 있다고 하는 지금 세상에도
혼자서 사는것이 아니란것을 볼수 있는것을 말해주는듯합니다.
술에 취해서, 더 말을 길게 할수는 없을것 같군요.
하지만 잊지 마세요, 제가 술에 취해서 아무런 말들이나 쉽게 말한다고 하더라도
정말 사랑했다면, 그것은 죽더라도 떠나가지 앉습니다.

2003년. 10월 15일 수요일 1시 40분. 살다보면-오수현군-올림

-오타가 많더라도 이해해주시고, 이해할수 없는것들이 있더라도 이해해주세요.
다른것은 모르더라도 오늘은 그녀의 기일이기 때문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