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때로 내 인생에는 고통이 있다.


그저 몸을 잘못 움직여 부닥치는 단순한 고통부터
왜 나는 이리도 못날까 자책하는 고통
왜 나는 이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할까 한탄하는 고통
왜 나는 그때 그렇게 했을까 후회하는 고통


때때로 내 인생에는 권태가 있다.


그저 늦게 잠에서 깨어나게 되는 단순한 권태부터
더 이상 소중한 사람들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 권태
더 이상 좋아했던 것들에 좋아함을 느낄 수 없는 권태
더 이상 살아가지 않아도 괜찮을 것만 같은 권태


그 사이에 무엇이 있는가


고통속에 있다면 어느샌가 다시 권태속으로 풍덩 빠져들려하고 권태속에 있다보면 어느샌가 다시 고통으로 끌어올려진다.


그 사이에 무엇이 있는가


누군가는 그것을 쾌락이라고 하고 또 어느 누군가는 그것을 행복이라고도 부르더라


그 사이에 무엇이 있던 나는 여전히 헤엄친다


흘러가는 물속에서도 나 헤엄치리라 떠밀려가지 않도록


다시 그 사이 어떤 무언가를 맛보기 위해 끊임없이 헤엄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