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위 줄 지어 서 있는 가로등

자신과 지나가는 자동차의 그림자만 만들고 있지만

앙상한 나무와 시멘트 기둥의 그림자도 만들며

새까만 밤의 명도를 높여주는

푸른 빛이 도는 밤하늘에 옅은 금 빛을 내는 달

어느 날은 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아도

어느 날은 구름 사이로 달빛을 내려도

어느 날은 구름 없이 홀로 있어도

달은 늘 있었다

모습이 달라져도 너는 달이었다

이름이 바뀌어도 너는 달이었다

자리를 옮기어도 너는 달이었다

내가 못 보는 내 뒷 모습까지 보았지

이제 나도 아래에서 못 보는

달의 뒷 모습을 보려

나는 우주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