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신이를 찾아갔더니 내용을 들어서 다 알고 있었다. 그리고 비웃음 가득한 표정이었다.
"야 넌 친구가 맛이 갔다는데 좋냐?"
그랬더니
"왜 왜 그래서 뭐? 안 그래도 어떻게 그 정신병을 고쳐줄까 고민하고 있었다!"
하면서 실실 웃으며 이야기 했다.
"니가 들리는 건 뭐 어쩔 수 없다 치는데 뭐가 알아진다며? 그건 내가 깨줄 수 있을 것 같아."
"어떻게?"
"내가 10가지 문제를 내면 맞춰봐. 절대 니가 알 수 없는 것들이다."
하고 문제를 냈다. 뭐 하나 두 개 세 개 하더니
"아 이건 예측이 가능해서 때려 맞출 수도 있겠다."
하는데 8개, 9개 되니까 애가 부들 부들 거렸다. 궁시렁 궁시렁 욕을 하면서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뭐 이러면서
"시X...이걸 어떻게 알지?"
하면서 혼자 부들 부들 거렸다. 그러나 역시 순신이는 이과 출신이었다. 마지막에 사진 한 장을 보여주면서 자기 친구인데
"이 친구 지금 뭐 할까?"
했다. 그래서 들리는 대로 전달해 주었다.
"그럼 그렇지!!! 하하"
하면서 갑자기 혼자 신났다. 친구는 막 웃다가
"야 그거 시간 지나면 그냥 나아. 정신적 충격이 심했나 봐. 걔 얼마 전에 갔어. 하늘나라로."
라고 하면서 다 맞추면 믿을 뻔 했다는 것에 대한 안도감과 역시 자기가 맞았다는 자아도취에 취해서 승리를 만끽하고 있었다.
속으로 '와 천재다. 그리고 이 들리는 게 뇌문제가 맞나 본데? 다 알아지는 건 속임수고 사람 뇌라는 것이 아직 밝혀지지 않아서 정말 아기동자니 아기예수니 하는 것은 없는 거구나.'하고 안도감이 들었다. 그런데 순신이가 쉬지 않고 계속 질문했다. 아까 질문한 그건 어떻게 알았냐면서.
그냥 목소리가 들린 걸 전달한 거고 이게 다 맞는 게 아니라는 걸 니가 증명했다고. 신기하다고. 내 뇌가 상상하는 게 생각보다 뛰어난 것 같다고. 번개 맞고 예지능력 생기는 사람들처럼 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느껴지는 게 생기나 본데?
.
이런 이야기들을 했다.
"근데 생각해 보면 말도 안되는 게... 틀린 건 있었는데 니가 절대 알 수 없는 나만 아는 걸 질문했는데 9개는 어떻게 맞춘 거지?"
하면서 혼자 막 고민이 시작됐다. 그리고 또 몇 시간 동안 이런저런 질문도 하고 내 상태에 대한 대화를 계속 했다. 이상한 건 맞는 것 같은데 확실히 신기한 것도 맞다면서 미래의 일도 질문해서 맞나 보자 '로또 번호를 맞춰봐라. 자기 언제 여자를 만나냐. 어디로 이사해야 좋을 것 같냐.' 하면서 점점 대화가 변질되었다.
그리고 들리는 번호대로 로또를 둘이 사러 갔다. 나도 내가 참 미X놈 같았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그 로또는 맞지 않았다.
미래에 대한 예측 중에 맞은 것도 있고 틀린 것도 있는데 대화 중 알아낸 것은 목소리가 대답하지 않는 것도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순신이는 이런 증상들이 계속 생기면 자기가 다 깨주겠다고 언제든 말만 하라고 뭐 이런 대화를 하면서 집을 나왔다.
그런데 이 친구가 그 후로 질문 제일 많이 한다. 어머니 아프시다는데. 하면서 전화 오고 동생 결혼할 남자친구 생겼다는데. 코인 그거 얼마가냐. 등등 질문을 제일 많이 한다. 뭐라 하나 들어나 보자는 마인드로.
여튼 그 후로도 목소리가 들리는 증상은 계속 됐다.
나는 목소리와 계속 대화를 했고 시간이 지나면서 새로운 것을 알아낸 것들도 2가지 생겼다.
어느날 친구들과 모여서 운동을 하고 걸어가는데 갑자기 냉동실 문 연 것처럼 확 오싹 해지는 것이었다.
"뭐야 갑자기 여름인데 왜 추워?"
하니까 친구들은 웬 헛소리냐고 했다. 주위를 둘러봤는데 웬 오래된 집 철대문에 불교 마크 같은 게 보였다.
'어라? 저기 때문에 오싹한 거 같은데?'
하고 점점 다가가니까 한겨울에 창문 열어둔 것처럼 점점 오싹해지면서 추워지는 것이었다. 그 자리에는 이 증상을 말을 못한 친구들도 같이 있었다.
"먼저 가고 있어봐 나 잠깐만."
하고 그 집 주변을 가봤다. 확실히 여기 뭐가 있는 것 같은 게 그 근처로 가니까 점점 추워졌다. 조금씩 멀어지니 싸늘한 느낌이 사라졌다. 그 주변을 한 5번 왔다 갔다 했다. 그리고 확실히 깨달았다.
'저 집에 뭐가 있다.'
그 집에 가까워지면 오싹하면서 엄청 찬바람에 닭살 돋는 느낌이 들고 멀어지면 점점 원상태가 되었다.
그날 밤, 이 이야기를 대구에 점집 알려준 친구한테 했다. 그랬더니 단박에 같이 가보자고 해서 다음날 그 집에 찾아갔다.
이번에는 혼자가 아니라 둘이 같이 갔다.
또 그 집 앞에 가니 오싹한 느낌이 들었다. 문을 열고 들어갔더니 아무도 없었다. 이상하게 그런 곳 가면 쎄한 기분이 계속 들었다. 지난번 간 대구나 교회에서는 이런 한기를 못 느꼈는데 이 집만 유독 이런 온도 차이가 느껴지니 왜 그럴까 궁금했다.
들어가니까 문이 열리더니 웬 인상 사나운 아줌마가 계셨다. 그래서
"저...여기 점 보는 곳이예요?"
했더니...
"에헤이~"
하면서 문을 닫으시는 것이었다. 우린 '뭐야. 왜? 뭐지?' 하면서
"저기요?"
했더니 사나운 말투로 갑자기
"뭐가 알고 싶어서 왔어? 다 알면서!!!"
하는 것이었다. 우리는 갑자기 아무 말도 못하고 서있었다.
"이런 곳에 다시 오지 마세요. 다 아시면서! 참..!!"
둘 다 놀랐다. '뭐라는 거야 저 아줌마가...'
"얼른 나가요!"
친구도 입이 벌어져서
"뭐야 이거..."
이러고 있고 나도 마찬가지였다. 나와서
"야 무슨 이런 일이 다 있냐..."
이런 이야기를 하는데 한참 걸어가다 보니 아까 그 아줌마가 대문 밖에 굵은 소금같은걸 촥촥 뿌리고 있었다.
"야 너는 저런데 가면 안되나보다. 대구에서도 그러더니..."
"그러게 근데 뭘 안다는 거야 내가."
뭐 이런 대화를 하면서 그 곳을 나왔다. 그리고 몇 년 후 이런 경험을 한 번 더 했다.
여자친구와 여행 가서 강원도 해변을 따라 운전을 하고 있었다. 네비를 안 찍고 바닷가 길로 가고 있었고 4차선 큰 길이었다. 그런데 언덕길에서 신호가 걸렸다. 그 때 또 찬바람이 휙 불면서 닭살이 돋았다. 그때 옆에 자리에 앉은 여자친구에게 '여기 뭐 있나 보다.' 하고 내가 예전에 말한 그 오싹한 기분이 든다고 하면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왼쪽 맞은편 길 안쪽 파란 대문에 또 그 절 표시가 되어있었다.
여자친구는 차 돌려서 진짜인지 들어가 보자고 한 번만 가보면 안 되냐고 한 5번 부탁하는데 못 가겠었다.
시간이 한참 지났지만 웬지 가면 안될 것 같은 생각이 계속 들어서
"가면 갈 텐데 느낌이 찝찝하다. 그냥 가자."
했더니 10분 동안 말을 안 했다.
강원도 바닷가 길 끝 고성까지 올라 갔다가 한 이틀 여행하고 다시 바닷가 길로 부산으로 가기 위해 내려 가고 있었다. 그 때 또 오싹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이 동네는 오싹하는 곳이 많네? 나 또 오싹한다?"
했더니 여자친구는 두리번 두리번 거리면서 '뭐가 있나?' 하면서 주면을 둘러 보았다. 이번에는 뭐가 전혀 안 보였다. 그런데도 점점 오싹해져서
"아우 추워~"
하는데 우측에 이틀 전 언덕을 지나가면서 본 그 파란 대문 집이 보였다. 올라갈 때는 언덕이었는데 반대쪽에서는 언덕이 아닌 데다가 도로 앞 첫 집이 아니라 안쪽에 있던 집이라 둘 다 이틀 전 그 곳인지 몰랐던 것이다. 한 번만 들어가 보면 안 되냐고 또 그래서
"아 진짜 미안한데 정말 찝찝해. 그냥 계속 여행하자."
했더니 또 10분간 말을 안 했다. 뭐 이런 지나가다 간혹 오싹한 곳이 있었다.
그리고 하나 더 알아낸 다른 것은
사람을 보면 색깔이 보인다는 것이다...
[출처] 믿지는 않지만 신기한 이야기 6 순신|작성자 사슴작가
3
0
0
17,688
상대방에 대한 배려는 네티켓의 기본입니다.게시물에 상관없는 답글이나 추천유도성 답글을 달지 마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