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잘것 없는 육신의 허상에 매여버린 운명이다.
가식은 하나둘 벗겨진채로, 당장의 안식을 구하기 위해 앓는 소리를 내더구나.

껍데기만 남은 것을 벗어던지고서 아득한 정신을 초월하려 하면
뜨거워지는 몸뚱아리가 지끈거릴때 마다 이내 붙잡혀 끌려가
열오른 이마를 짚으며 나즈막한 신음을 낸다.

뜨거운 이마를 홀로 수건으로 닦아낸다.
쑤시는 온몸이 아픈 것 보다, 내가 감내해야 하는 업은 내 열을 식혀줄 이 없다는 것이요,
누구에게도 걱정시키고 싶지 않은 이타적 이기심으로 알리지 못하는 까닭이다.

나는 별로 돌아간다.
불씨를 지닌 마음을 고이 들고서,
혹여나 휙 타올라버릴지 모르는 서러움을 경계하고
나와 너의 공간을 나눈다.

이것이 내가 당신들을 사랑하는 방식이자
내가 누구도 모르게 우는 방법이다.

마음이란 어린아이와도 같아서
실컷 속으로 울어내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듯 당신들 앞에서는 웃어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