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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내가 정답인줄 알았음

작성자

한니바르렉터

쪽지 | 작성자 글보기

번호 35529 추천 3 반대 0 답글 0 조회 8,101 작성시간 2024-01-10 13: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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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내가 정답인줄 알았음

일에는 순서가 있다고 생각했고 학생 때는 공부가 정답이고

그 이외에 것들은 오답인줄 알았음

그래서 공부 안하는 애들을 경멸했지

학생이면서 감히 게임을 하고 친구들이랑 연락하고 영화를 보고

공부 이외에 불필요한 것들은 비정상이라고 생각했음

십대 특유의 패기와 오만함으로 나는 내 멋대로 남들을 판단했음

폐관수련하듯 살아가는 내가 정답인줄 알고

내 말이 맞다는 걸 증명하겠다고 다짐했음

근데 시간이 지나면서 알겠더라

안되는 걸 붙잡고 있는 내가 오답이고 다른 사람들이 정답이라는 걸

가끔 밖에 나가서 연인이랑 데이트하고 영화도 보고 노래방도 가고

돈 모아서 여행도 가고 술도 먹고 커피도 먹고 그런 인생이 정답이라는 걸

어쩌면 내가 틀렸을 수도 있다는 걸 점점 의심하게 되었고

의심이 확신으로 바뀌는 것 같음

결국 나는 오랜 시간을 들여 내가 틀렸다는 걸

대단히 많은 희생을 치르면서 어렵사리 확인했고

결과로써 나를 증명하는데 실패한 거임

그냥…

뭐부터 해야 할까, 고민되는 날씨와 시기인데

칭틀에 쌓인 눈만 무심하게 느껴지네

답답해서 써봄 답답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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