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본가에 왔다.
내가 쓰던 방문을 열면 바로 보이는 세탁 된 옷들

신기하게도 본가에 오는 날이면 새로 세탁 된 옷가지가 있다.
집 오는 길에 쌓인 피로를 빨리 풀으라고 부모님이 준비하신 걸까.
갈아입을 옷들은 매번 깔끔히 방 탁자에 새로 놓여있었다.

갈아입으려고 들어 든 옷은 오늘따라 향이 다르다.
늘 맡던 향이 아닌 새롭고도 낯설지만은 않은 향

가까이 다가갈 수록 늘 나던 향이 아닌 것만이 실감해 온다.

그저 섬유유연제 하나 바꿨을 것일터인데 왜 오늘 다를까.
이 방을 두고 떠나가던 건 나인데

본가의 향을 잊을까 자취방에서도 같은 섬유유연제를 썼는데
왜 본가의 향이 다를까

아무리 맡아도 낯선 세탁물만이 눈에 드리운다.
옛것이 그리워 돌아온 건 나인데
왜 본가에도 새 것이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