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경 3m정도의 정사각형의 공간 속
안도와 안식을 느끼는 동시에
행복을 느끼는 자신에게 드는 혐오감은
나로부터 비롯된 것인가, 이 공간으로 부터 비롯된 것인가

가끔 불을 끄면, 벽이 다가오고는 한다
서서히, 고요히, 허나 분명히 다가오는 벽 사이
가빠오는 숨을 바로잡고서
인공의 빛으로 이 어둠을 몰아내면
나는 거짓말쟁이가 되고는 하였다

어른이 되어버린 아이는
여전히 밤이 무섭다만
더 두려운것은 당신들이 시선이 되어버렸다

또 한번 숨이 가빠오른다
분명히도 좁아지는 이 공간에서
홀로 어둠을 마주하면, 마주하다, 기절해버린다

어제는 오늘보다 덜
내일은 오늘보다 더
가빠지는 숨소리 속에서

허억, 허억, 헙

언젠간 질식해버릴거다
끝내 나는 이 방에서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한 죄로 인하여
벽에 끼여 질식해버릴테다

사인은 타살이자, 자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