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머리속에서 정리 좀 하고..."
쓰잘데기 없는 소리 좀 지껄여서 사람 정신사납게 좀 만들지 마 말 음절 하나하나마다 쓸모없는 쓰레기 새끼야

"그리고 거기 현장에 이번에 같이 지원할게 또 뭐였지?"
그런다고 입 꾹 닫고 필요한 이야기도 안하면 어쩌자는거야 아가리에 똥물이라도 쳐넣었냐?

"아이고 방금 말한 그거 공사팀한테 지금 바로 전해 줄 수 있지?"
말을 할꺼면 빨리빨리 했어야지 뒷북이나 치고있으면 지금 어쩌자는건데 하이 씨발

퇴근 후 잡념을 없애려 수십여일을 연달아 마신 알콜에 푹 절여져 망가진 뇌 회로는 술에 취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고막인지 청신경인지 뇌 자체인지 모를 어딘가에 이상한 필터를 뒤집어 씌웠고, 나는 그 날 저녁 '하루에 마시는 술의 양이 소주 두병을 초과하지는 말 것' 이라는 첫 번째 규칙을 어기고 그날 회의에서 뚫려버린 세 곳의 싱크홀에 소주를 한병씩 채워 부었다. 이후 첫번째 규칙은 두번째 규칙이 적용받지 않는 토요일 저녁이나 일요일 점심시간에 한해 한번씩 깨지는 습관이 생기긴 했지만 평일에는 철저하게 잘 지켜지고 있다는 것이 나에게 작게나마 위안을 줄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