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는 사람 눈에 띄도 않던 아낙네가
한밤중 호숫가에 사람들을 모아두고
도끼가 달의 것이 됐노라고 우긴다
쇠도끼는 창고에 가지런히 있건만
남모르게 우물에 빠뜨렸다 우긴다
신령께서 어여삐 너겨 금도끼 은도끼를 하사했거늘
저 반듯한 것이 모두 훔쳐갔노라고
휘영청 뜬 보름달을 가리키며 통곡을 한다

소문은 뜬 구름이라 달을 가리고
별들은 제 자리를 지키느라 바쁘니
신령은 잠에듬메 쇠도끼는 건재하나
쥐불놀이 꼬리를 잡아줄게 하나없다
호숫가엔 불이 붙고 숙덕이던 사람들이
하나 둘 씩 정답인 양 거들먹을 시작하면
보름달을 지켜줄 건 아무것도 남은게 없다

한밤중에 호숫가가 빨갛게 익어간다
번진 불이 제 몸을 태우는줄 모르는채
차가운 밤하늘에 열등감을 터뜨려낸다
주목받고 싶은 이가 더 큰 목소리를 질러댄다
있지도 않은 금도끼 은도끼를 잡고
허공에 대고 삿대질을 한다
없는 것을 만들어 욕지꺼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