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라잔~~!! ~（ -_-）~

과연 목소리의 주인공은 누구일까요?

일단 제 1 용의자와의 만남이 이루어지는구랴..

충격적이라기 보다는 좀 색다른 결말이 기둘리고 있다우..

들어가 봅세!（/-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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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어둠의 문（cafe.daum.net/blacknovel） & cafe.daum.net/roclancy

작가 : clancy


내가 외모로만 본다면 기실 조폭과 구분하기가 힘들정도의 얼굴과 덩치를 지닌 박씨 성의 형사와 함께 약속장소인 방송국 로비로 황수영을 만나러 가게 된것은 그녀의 애니메이션 더빙 목소리가 담겨있는 테이프를 성문대조를 하기 위해 넘긴지 거의 3주가 다되어가는 어느날이였다. 전화 녹음과 애니메이션 더빙, 두가지 소리의 대조 결과를 받은것도 내가 생각한것보다 훨씬 시간이 지난 후의 일이였던데다가 최근의 인기로 여기저기 부르는 곳이 많은 그녀의 스케쥴을 맞추는것 역시도 힘들었기 때문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순순히 우리의 요구에 응한것은 성문대조 결과가 90% 이상 일치하여 동일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나왔기 때문이였다. 목소리로 먹고사는 직업인 만큼 그녀 역시도 이러한 검사가 굉장히 신뢰성이 높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던 모양이였다.

중앙 방송국인데다가 라디오 프로가 여러개 진행되고 있는 건물이라서 그런지 로비는 유명 연예인들로 가득차 있었다. 아마도 그렇게 많은 유명인들을 본것은 태어나고 처음이였던 것 같았다. 그리고 그런 가운데 조용히 앉아있는 황수영은 여타 연예인들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만한 당당함과 화려함을 내뿜으며 우리를 맞았다. 이미 사전에 인터넷으로 정보를 검색하면서 알고 있었던 사실이였지만 직접 그녀와 대하게 된 나는 새삼스럽게 그녀의 인기의 비결을 실감할수 있었다. 기실 그녀의 목소리는 하이톤의 밝은 여자 목소리로 그와 비슷한 음색의 성우는 쉽게 찾을수 있을정도의 것이였다. 그녀가 실질적으로 인기를 몰게 된것은 그녀의 성우로서의 자질보다는 화려한 외모때문이였던 것이다. 한때 연극무대에서 연기를 했던 경험도 있었다는 그녀는 왠만한 탤런트들과 견줄만큼 아름다운 외모의 소유자였다. 게다가 그리 화려하지는 않으면서도 강렬함을 느끼게 하는 옷차림 덕분에 모르는 사람이 봤다면 그녀를 연기자나 모델로 오해할지도 모를 터였다. 하긴 소문에 의하면 조만간 드라마 연기를 할지도 모른다고 하니 그리 틀린 얘기도 아니였다.

"안녕하십니까, 황수영씨죠.."

"그렇습니다. 연락은 받았습니다 경찰에서 나오셨죠? 그런데 경찰에서 대체 무슨 일이신지.."

그녀는 발랄하고 조금은 멍청해보이기까지 하는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연기할때와는 달리 우아하고 침착한 어조로 말을했고 TV속에서의 연기에만 익숙해져 있던 나는 다시한번 그녀의 다른 모습에 놀라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성우연기에 대해선 별 관심이 없는 박형사는 그런 나는 개의치 않고 그녀에게 곧바로 질문을 던졌다.

"저희 사건 조사때문에 그럽니다. 전화로 이미 질문드린 얘깁니다만 다시한번 확인하겠습니다. 지난 7월 13일 밤 9시 30분부터 10시 사이에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계셨습니까?"

"이미 전화로 대답드린 거지만... 전 라디오 드라마 녹화때문에 같이 일하시는 분들과 방송국 녹음실에 있었습니다. 9시부터 11시가 다될때 까지요, 일이 끝나고선 곧바로 모두가 모이는 회식자리로 갔구요 회식이 끝나고 거의 새벽 1시가 될때쯤 집으로 돌아와 바로 잤습니다. 그날 계속 일행들과 함께 행동했으니 그분들 모두가 증인이 되겠구요..."

그녀의 성유 특유의 정확하고 명료한 발음과 발성은 그녀가 하는 말 한마디 한마디에 확신과 신뢰를 심어주고 있었다. 그녀의 말에 박형사 역시 고개만 끄덕여 보일뿐 별말이 없이 자신의 노트에 무언가를 끄적이고만 있자 나는 답답해진 마음에 입을 열었다.

"물론 그렇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당신이 전화를 할수 없었다곤 할수 없죠.. 사건이 일어난 주택과 방송국은 차로 왕복 10분 거리니까 간단한 전화 통화라면 잠시 짬을 내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니까요, 그것이 아니더라도 중개기를 사용해서 원격지에서 마치 사건 현장의 전화를 사용한것처럼 보이게 할수도 있고, 발신 번호만 바꾸는 방법도 얼마든지 있으니까..."

나의 갑작스런 발언에 박형사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표정으로 나에게 말했다.

"이봐요, 당신은 어디까지나 동행이니까 함부로 끼어들지 말아요, 수사에 방해되니까.."

"잠시만요... 혹시 그쪽이 피해여성의 가족되신다는 분인가요?"

하지만 황수영은 형사의 말을 끊으며 나에게 오히려 되물었다. 나는 그렇다고 대답했고 그녀는 한동안 빤히 나를 쳐다보더니 역시나 침착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전 잘은 모르지만 어떤 장치들을 사용한다면 충분히 그럴수도 있겠죠. 하지만.. 과연 제가 그럴필요가 있었을까요, 사건의 정황에 대해선 전에 전화를 통해서 대충 들었어요.. 신문에도 난 사건이니 만큼 어느정도 들은 이야기도 있구요. 하지만 가족분이라면 아시겠지만 피해자 여성과 전 생판 모르는 남남이라구요. 그런데 제가 생판 모르는 사람의 신상에 닥친 위험을 알고 달려가서, 아니면 갖은 기법들을 동원해서 가족들에게 위험을 알려야 할 이유가 있을까요? 혹시라도 제가 근처를 지나다 수상한 사람이 빠져나오는 것을 보고 들어갔다손 치더라도 가족되시는 분의 집전화 번호를 어떻게 알았으며 굳이 그쪽으로 전화를 했겠어요? 그냥 바로 구급차를 불렀겠죠. 제가 범인과 면식이 있거나 공범이라고 가정해도 이상하긴 마찬가지에요 이렇게 완벽한 알리바이를 만들어놓고선 목소리 변조하는 정도의 수고조차 들이지 않았겠어요, 이성적으로 생각해도 아귀가 맞지 않는다는건 그쪽분이 더 잘아실텐데요?"

분했지만 차근차근히 늘어놓는 그녀의 논리는 어느 하나 틀린것이 없었다. 나 역시도 그녀의 알리바이에대한 정보를 듣고 여러가지 가능한 일들을 생각하면 할수록 무언가 논리적으로 맞아들어가지 않는다는 사실에 한숨을 내쉴수 밖에 없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날 우연히 자동응답기에 녹음된 목소리와 당신의 목소리의 대조 결과를 보면 둘은 같은 사람의 목소리일 가능성이 90%이상이라고 나왔어요.. 더 정확히 말하면 92.8%죠..."

"그렇다는건 둘이 다른 사람일 가능성도 7.8% 존재한다는 얘기군요..."

나는 더이상 할말이 없었다. 그녀의 말이 맞았다, 이미 그녀를 만나기 위해 이자리에 오기 직전부터 나 스스로가 그런 결론에 도달해 있었다. 하지만 애써 그런 사실을 부인하며 엉터리 가설들을 늘어놓은 것은 도저히 답이 안나오는 현실에 대한 불안감을 잊어보려는 헛된 노력에 불과했다.

"더 들어볼것도 없겠군요.. 바쁘실텐데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박형사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그녀에게 악수를 청했고 나역시도 아무말도 못하고 힘없이 일어나 그녀에게 목례를 했다. 그리고 막 자리를 떠나려 돌아선 나를 그녀가 붙잡았다.

"잠깐만요, 그렇기는 해도 사실 나역시 찜찜하긴 마찬가지에요... 나와 그렇게까지 똑같은 목소리를 가진 사람이 있다는 것도 그렇지만 그런 사람이 끔찍한 사고 현장에서 괴이한 전화를 남겼다는 것 역시 기분 좋은일은 아니거든요, 혹시라도 제가 도울일이 있으면 연락주세요..."

그녀는 나에게 전화번호가 적힌 작은 메모장을 건네주었고 나는 무의식적으로 그것을 받아든채로 방송국을 나설수 밖에 없었다.

내가 먼저 메모장에 적힌 그녀의 번호로 전화를 건 이유를 정확히 설명할수는 없다. 그녀를 만난후 몇일이 더 지났음에도 해결될 실마리조차 보이지 않는 사건의 상태때문이기도 했겠지만 시종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그녀의 목소리와 그녀의 모습들 때문일지도 몰랐다. 나보다 4살이 위인 그녀의 침착하고 조용한 성격에서 그리고 그날의 사건의 현장과 함께 각인되어있는 그 통화내용에서 나는 어쩌면 병상의 누나의 모습을 그녀와 겹쳐보이려 애썼던 것일지도 모른다. 어찌 되었든 몇일간의 고민끝에 나는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고 마침 스케쥴이 비어있어 한가하다는 그녀는 흔쾌히 나와 만나겠다고 허락했다.

이미 상당한 유명인인 그녀의 위치때문에 우리는 시내의 한적한 까페에서 약속을 잡았고 그녀는 나보다 먼저 약속장소에 나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지난번과는 달리 평범한 캐쥬얼 차림에 커다란 모자를 눌러쓴 그녀의 모습은 한결 수수하긴 했지만 여전히 매력적이였다. 그녀는 나를 발견하고는 가볍게 미소를 지어보이며 고개를 끄덕이며 먼저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예. 시간 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아니에요.. 저도 마침 별로 할일도 없던 차였는걸요, 누님... 은 좀 어떠세요?"

"건강상태는 좋아졌어요.. 여전히 의식이 없긴 하지만..."

"빨리 나아지시길 기도드릴게요."

"감사합니다. 친절하시네요 지난번에 제가 무례하게 군것도 있는데..."

"아니에요... 처지를 바꿔본다면 이해못할것도 아닌걸요, 사실은..."

그렇게 그녀는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나에게 털어놓았다. 대학시절 역시 자취생활을 하던 그녀는 자신의 룸메이트가 혼자 집에 있다가 들이닥친 괴한에게 강간을 당했고 때맞추어 돌아오던 자신이 집을 빠져나오는 범인과 마주쳐 그가 휘두른 흉기에 손을 다쳤던 경험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 일을 겪은 후라서 이번 사건 역시 남의 일같지가 않았기 때문에 무언가 도움이 되고 싶었다고 했다. 물론 목소리로 연결된 이번 사건과 자신의 기이한 인연에 대한 궁금증 역시 풀어보고 싶은 일이기도 했고 말이다. 그렇게 우리는 한동안 까페 구석진 자리에 앉아서 이런저런 대화들을 나누었다. 처음에는 어색했던 분위기는 이야기가 진행됨에 따라 풀어졌고 우리는 마치 오랜동안 알고지낸 선후배 마냥 얘기를 나누며 종종 웃을수 있게까지 되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생판 남이였던 사람과 이렇게 자연스럽게 가까워진다는게 신기하고 묘한 기분이 들기도 했지만 그녀와의 대화가 흥미롭고 즐겁단 사실 또한 부정할수 없었다.

얘기를 나누는 사이 어느새 시간은 흘러가 까페의 연하게 썬팅한 갈색 유리 너머로 보이는 거리의 풍경이 야경으로 바뀔때쯤이 되자 우리는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왔다. 이미 준 연예인이나 다름없는 그녀는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후로 편한 맘으로 거리를 거닐어 본지가 꽤 되었다며 나와함께 시내를 구경하기를 제안했고 나는 기꺼이 그녀를 따라 밤거리를 걷기 시작했다. 밤이 되면 오히려 더욱 활기를 띄는 도심의 거리는 수많은 인파와 길 한가운데를 점령한 행상으로 불야성을 이루고 있었고 그녀는 그런 좌판에 벌어진 물건들 하나하나에 호기심을 보이며 살펴보았다.

'안녕하세요, 저는 미미에요~ 우리 반갑게 지내요~~'

한참을 그렇게 그녀를 따라다니던 나는 갑작스레 어디선가 들려오는 소리에 깜짝놀라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것은 분명 그녀의 목소리였지만 그녀는 지금 내 옆에 선채 우리앞에 펼쳐진 머리장식들을 이것저것 살펴보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그녀를 남겨둔채 소리가 나는 곳으로 향했다. 우리가 서있는 곳에서 얼마떨어지지 않은 선물가게 앞 물건들이 진열되어 있는 곳에서 그 소리는 들려오고 있었다. 그 앞에선 한쌍의 커플중 여자가 막 집어든 인형의 배를 누르고 있었다. 마치 토끼와 다람쥐를 섞어놓은듯한 모양의 귀여운 봉제인형은 배를 누를때마다 소리를 내고 있었는데 방금전에 내가 들은것도 그 소리였던 것이다.

"어머, 저 인형이 아직도 있었네?"

어느새 내옆으로 쫓아온 수영은 깜짝 놀라며 말했다.

"신인 시절에 아르바이트 겸, 저 인형안에 녹음되는 내용을 더빙한적이 있어요... 배를 만질때마다 랜덤하게 저장되어있던 내용을 말하고 하는 거죠..."

"저도 알고 있어요, 본적이 있거든요..."

바로 그때였다, 갑작스레 우리 뒷쪽의 군중들 사이에서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꺄악~~!!! 칼이다!!!"

순간 놀란 나는 뒤를 돌아다 보았다. 그러자 마치 홍해가 갈라지듯 양쪽으로 비켜서는 인파들 가운데 시퍼렇게 날이선 회칼을 허리높이로 들고선 남자의 모습이 보였다. 붉게 충혈된 남자의 눈밑은 시커멓게 변해있었고 머리도 엉망으로 헝클어져 있는것이 마치 광인을 연상케 하는 모습이였고 금세 침이라도 한덩이 뚝 떨어져내릴것 처럼 반쯤 벌어진 입을 통해 흘러나오는 불안정한 목소리 역시 제정신의 사람같지는 않았다.

"바로 너였어... 그 목소리.. 바로 니가...."

남자는 내 옆의 수영을 노려다 보면서 계속 중얼거리고 있었다. 그리고는 다음순간 남자는 마치 눌러놓았던 용수철이 튀어오르듯 앞으로 치달으며 수영을 항해 회깔을 찔러넣으려 했다. 놀라서 뒷걸음치던 수영씨가 무언가에 발이 걸리며 뒤로 나자빠진 것은 천만다행이였다. 그렇지 않았다면 남자의 칼은 곧바로 그녀의 몸한가운데 박혔을테니 말이다. 하지만 타깃이 갑자기 시양에서 사라지면서 남자는 허공을 찌르고 말았고 나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가지고 나왔던 쌕의 어깨줄을 이용해 뒤에서 남자의 몸을 휘감았다. 그리고 동시에 고등학교 시절 잠시 배웠던 유도의 요령을 이용하여 가방을 잡아당겨 남자를 집어던져 버렸다. 그 다음부터는 내가 굳이 힘을 쓸것도 없이 주위에 있던 사람들의 힘에 의해 바닥에 내던져진 남자는 완전히 제압당해 버렸고 나는 놀란 표정으로 바닥에 쓰러진채 벌벌 떨고 있는 수영씨를 도와 일으켜세울수 있었다.

"괜찮으세요?"

"그.. 그런거 같아요.. 대체 뭐죠 저사람은?"

"모르겠어요.. 미친 사람인가...."

나는 그녀의 몸을 살펴보고는 방금전 그녀가 걸려 넘어진 것이 무엇인지 확인했다. 놀랍게도 그것은 방금전까지 우리가 보고 있던 말하는 인형이였다. 어떻게 진열되어있던 인형이 그자리까지 날아왔는지 알수는 없었지만 덕분에 수영씨는 무사할수 있었던 것이다. 나는 인형을 집어들고선 배를 눌러보았다.

'너를 사랑해~~'

수영씨의 애교섞인 목소리가 흘러나왔고 그제서야 수영씨 역시 헛웃음을 지으며 마음을 진정시킬수 있었다.

"기분이 묘하네요.. 내가 목소리를 빌려준 인형이 목숨을 구해준 셈이니까요..."

"그러게요..."

하지만 그녀의 말에 맞장구를 치는 그순간 나는 머릿속으로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 인형은 매우 낯이 익은 물건이였던 것이다. 그도 그럴것이 누나의 방에도 언제나 한구석에 그 인형이 자리잡고 있었으니 말이다. 어릴적부터 인형을 좋아하던 누나는 나이가 든 후에도 걸맞지 않게 침대맡에 인형들을 늘여놓고 생활하곤 했는데 그 사이에는 언제난 빠지지 않고 그 인형이 놓여져 있곤 했었다. 그것은 내가 생일선물로 누나에게 주었던 것인데 누나는 상당히 그 인형을 맘에 들어했었다.

그 자리에서 연행된 범인은 경찰들에게 조사를 받았고 그 결과 수영씨에게 달려들던 당시 녀석은 정상적인 판단을 하기 힘든 상태였을 것이란 결과가 나왔다. 이제 22살인 남자는 명문대를 다니며 평소 쾌활한 성격으로 인기가 좋았었지만 최근 들어 행동이 이상해지고 얼마전부턴 연락을 끊고 종적을 감춘 상태였다고 한다. 그리고 어느날 갑자기 대낯 도심 한복판에서 처음보는 여자에게 칼을 휘돌러댔던 것이다. 그리고 계속되는 추궁에도 범행 동기에 대한 남자의 답은 '목소리때문'이란 것 뿐이였다. 형사들의 감시하에 병원으로 이송된 남자는 얼마뒤 안정을 되찾았지만 곧바로 다시 서로 끌려와 조사를 받아야만 했다. 남자의 혈액검사 결과 과거 다른 사건의 용의자의 것과 동일한 것이란 사실이 밝혀졌던 것이다. 그리고 그중에는 누나의 사건도 포함되어 있었다.

남자가 재판에 회부되었다는 소식을 전해들은날 나는 한동안 가지 않았던 누나의 자취집으로 갔다. 여전히 깨지못하는 누나때문에 결국 몇일뒤면 방을 빼주기로 한 상태인지라 집안은 대충대충 쌓아놓은 짐으로 어수선 했다. 나는 반쯤 정리가 된 누나의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곤 수영씨와의 사건이 있었던날 현장에서 들고온 새까맣게 때가 탄 말하는 미미 인형을 아직 치우지 않은 누나의 침대 머리맡에 올려놓았다.

사건이 있었던 날 이후로 누나의 미미 인형은 보이질 않았다는 사실이 새삼스럽게 기억이 났다. 경황중에 미쳐 그것까진 생각하지 못했던 것도 이상할거 없는 일이였다. 그러고보면 그날 전화속의 목소리가 낯이 익었던 것도 이상한게 아니였다. 황수영이 유명 성우이기때문도 있겠지만 그보다 '미미인형의 목소리'는 누나집을 들를때마다 들었던 익숙한 목소리였으니 말이다. 그리고 범인이 수영의 길거리에서 수영의 목소리를 듣고선 항상 소지하고 다녔다는 흉기를 꺼내든것도 이상할게 없었다. 그가 종적을 감추기 바로 직전까지 그는 하루에도 수십번씩 이상한 협박 전화를 받았다고 한다. 그의 범행 사실을 모두 공개해 버리고 그 역시도 끔찍하게 죽여버리겠다는 전화를 말이다. 그리고 사후에 조회해본 그의 휴대폰 통화내역에 따르면 수백통에 가까운 협박 전화를 걸어온 상대의 번호는 바로 아무도 사용했을리 없는 누나의 집번호였다고 한다.

순간 나의 핸드폰이 울렸다. 번호를 보니 어머니의 핸드폰이였다. 나는 굳이 전화를 받지 않더라도 무슨 일로 전화를 한것인지 알수 있었다. 아마도 오랜동안 누워있었던 누나가 긴잠에서 깨어난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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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두가지의 결말로 나누어진다죠?

'인형이 사랑하는 주인을 위해 복수한거다!'가 그 하나.,,

아님 '누나의 영혼이 인형 속으로 들가서 모든 일을 이루었다!'가 또 하나의 가능성...

clancy님은 후자를 염두에 두셨다더군요...

여러분은 어디에 거실래요?'-'）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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