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꿈을 꾸었다
언젠간 떨어질 운명을 나는 잊고
나는 하늘을 유영하는듯 했다

알람이 나를 잡아채면
나는 구태여 다시 잠에든다

단 5분만, 단 10분만 더
최후의 알람이 울리면
나는 비로소 추락한다

애써 꾼 꿈을
찬물로 문질러 지워내고 나면
나는 언제나 거울을 바라보기 두렵다

나는 또 나를 팔아 살며
눈감는 그 순간을
한없이 기다리고는 한다

그러다 마침내 비루한 자취방에 오면
쓰러지듯 꿈을 꾸러 가는 것이다

사실은 안다
내가 꾸는 꿈은
대개 있던 너이자
더이상 없는 너이다

사실은 안다
내가 꾸는 꿈은
있지도 않은 허상이자
있을 수 없는 환상이다


모른채 하기에는 너무나 선명한 진실이자
알기에는 너무나 잔인한 진실이므로
나는 그냥 눈을 감는다

네가 없는 꿈을 꾸기를 바라며
네가 있는 꿈을 꾸면서
또 침식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