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는 올해로 8살된 아이입니다.
한스의 집은 커다란 산 아래에 있는데,
아주 옛날에 하늘에서 큰별이 떨어진 곳에
사람들이 모여서 살았다고 해요.
지금은 그 많던 사람들이 하나 둘 떠나가고
어느덧, 한스와 아버지만 남아있었어요.

한스의 아버지는 평생 농사를 짓고 살았는데,
덕분에 한스는 맛있는 빵을 마음껏 먹을 수 있었답니다.
어느날 한스의 아버지가 한스를 불러놓고 말했어요.

"한스야, 아빠는 이제 별이 되려고 한단다."

한스는 아버지가 별이 되려고 한다는 말에
너무 행복했어요.

한스의 아버지는 기뻐하는 한스를 보며 말했습니다.

"별이 되어 올라가는 모습은 누구도 보아서는 안된단다.
그러니 한스야, 여기 이 짐보따리를 들고
저 멀리 떠나렴. "

한스는 아버지가 꾸려둔 짐 보따리를 들었어요
하지만 길을 나서기가 두려워 이내 아버지에게 투정을 부렸어요.

"아빠, 나는 혼자 멀리 떠나는게 너무 두려워요.
아빠가 별이 되는건 좋지만요.
그러니 조금만 늦게 별이 되어주면 안되나요?"

하지만 한스의 아버지는 한스의 투정을 받아주지 않았답니다.
되려 단호한 표정으로 말했어요.

"아빠가 별이 되어, 한스가 가는곳을 밝게 비춰줄거란다
두려워할 필요 없어.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겠거든
밝은 별을 찾아 가도록 하렴"

한스는 결국 짐보따리를 들고는,
밝게 빛나는 별을 찾아서 집을 떠났습니다.

어린 한스는 하루종일 꼬박 걸었지만
어디에도 별은 보이지 않았어요.
이내 너무 지치고 힘이 든 한스는
개울 옆 별빛이 드는 공터에 앉아서
아빠가 준 짐보따리를 풀었습니다.

짐보따리에는 한스가 너무나 좋아하는
동그랗고 보드라운 흰빵 두개와
반짝거리는 파란 돌맹이 한개,
그리고 빨간 사과가 들어있었어요.

한스는 흰빵 하나를 맛있게 먹고는
차갑고 달콤한 개울물을 마시고 잠이 들었답니다.
그런데, 한스가 자는 공터에
불청객이 찾아왔어요

"개굴, 일어나라 꼬맹아 개굴"

한스는 졸린눈을 비비며 일어났어요.
그랬더니 세상에, 한스만한 크기의 개구리 한마리가
한스를 깨운것이었어요.

"안녕 개구리야. 왜 나를 깨웠니?"
"너는 왜 허락도 맡지않고, 내 침실에서 잠을 자고 있니 개굴"

그제서야 한스는 자기가 잠을 자고있는 이 안락한 공터가
개구리의 집인것을 알았어요.

"미안해 개구리야. 나는 별을 찾아가는중인데,
하루 종일 걸어다녔더니 너무 피곤해서
여기에서 잠이 들어버렸단다."

개구리는 별을 찾는다는 한스의 말에
되물었어요.

"별? 별이 뭐야? 좋은거야? 개굴"

한스는 웃으며 말했어요

"별은 하늘에 떠있는 크고 밝은 거야
별을 찾으면, 별이 있는곳을 내 집으로 삼을거란다"

개구리는 한스의 말을 듣고는,
솔깃한듯 커다란 왕눈을 깜빡거리며 말했어요.

"나도 크고 밝은 별을 찾고싶어 개굴.
내 집은 시원하고 달콤한 개울물 옆에 있지만,
너무 좁고 불편하단다 개굴"

한스는 말했어요

"그럼 나와 같이 별을 찾으러 가자"

그러자 개구리는 너무 좋아하며
한스를 따라 별을 찾는 모험을 떠났습니다.

개구리와 한스는 개울의 작은 물줄기를 따라서
하염없이 하염없이 걸었어요

어느덧 개울은 점점 커져서
넓고 커다란 강이 되었답니다.

한스와 개구리는 커다란 강 옆에서
자기 몸만한 잎사귀를 등에 지고 걸어가는
개미를 만나게 되었어요

한스는 개미에게 물었어요

"안녕 개미야? 어딜 가고있니?"

개미는 자기 몸만한 잎사귀를 잠시
한켠에 내려놓고는
한스에게 대답했어요

"나는 강왼쪽 나라의 공주인데
내가 살고있는 나라에는 내가 좋아하는 맛있는 곡물이 떨어져
더 이상 먹고싶어도 먹을 수가 없게 되었어.
나는 이 넓고 커다란 강을 건너 반대편으로 가서
전에 살던 강 왼쪽나라보다 두배는 커다란
강 오른쪽 나라를 만들기 위해
내 몸만한 커다란 잎사귀배를 지고 가는중이란다."

잠시 숨을 고른 강왼쪽나라의 공주개미는
이마에 송글송글 맺힌 땀을 연겨푸 닦아내며
다시 말을 이었습니다.

"하지만, 나는 너무 지쳤어.
온종일 이 커다란 잎사귀배를 지고 걸어왔는데
내 생각보다도 내 눈앞의 강은 크고,
물살이 강해서 제대로 항해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단다.
또, 먹을것이 하나도 없어서 오랫동안 굶었어"

공주개미는 한숨을 푹- 내쉬며 지친 표정을 지었어요.

한스는 잔뜩 지친 공주개미에게 짐 보따리에 있는 하얀 빵을 조금 떼어 주며 말했어요

"이건 내가 제일 좋아하는 하얀 빵이야. 반짝이고 커다란 별이 떨어진 자리에서
우리 아빠가 키운 밀로 만들었단다. 이걸 먹으면 너도 기운이 날거야"

공주개미는 그 말에 반색하며, 한스가 주는 하얀빵을 허겁지겁 먹었어요.
하얀빵은 오랫동안 굶은 공주개미에게 정말로 맛있는 식사가 되었답니다.

곧 기운을 차린 공주개미가 한스에게 말했어요.

"너는 정말 착한 아이구나. 나는 살면서 강왼쪽나라의 달콤한 곡물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인줄 알았는데, 네가 준 하얀 빵이야 말로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임이 틀림없어.
이런 귀한 음식을 받았는데, 아쉽게도 나는 너에게 줄게 아무것도 없구나
강 오른쪽으로만 가면 정말이지 너에게 줄 곡물이 산더미처럼 쌓여있을텐데 말이야"

이 말에 한스는 대답했어요.

"네가 별의 땅에서 자란 밀로 만든
우리 아빠의 하얀빵을 칭찬한것만으로도 나는 기쁘단다.
나와 함께 별을 찾기위해 여행중인 개구리를 타고
강 오른쪽으로 가서 너의 새로운 보금자리를 만들렴"

공주개미는 그말을 듣고는 정말이지 너무 기뻐했어요.
하지만 공주개미는 곧, 한스에게 말했어요

"도와주려 해서 고마워.
하지만 난 강 오른쪽나라의 여왕개미가 되기위해
먼길을 이 나뭇잎배를 지고 떠나왔단다.
개구리의 도움을 받으면 나는 쉽게 강 오른쪽으로 갈수 있겠지만
쉽게 모든일을 해결한다면, 나는 훌륭한 여왕개미가 될 수 없어.
나라를 만든다는건 이 나뭇잎배를 타고 강을 건너는것보다
더욱 더 어려운 일이란다."

한스는 여왕개미의 말을 듣고는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듯이 고개를 갸우뚱 했습니다.

개구리는 그 모습을 보고는, 한스에게 말했어요

"개굴- 나도 날마다 맛있는 벌레를 잡아먹지만,
바닥에 얌전히 앉아있는 벌레는 절대 먹지 않는단다 개굴-.
그런 벌레를 먹으면 항상 배가 아프거든."

한스는 개구리의 말을 듣고는 이해가 되었어요

"맞아! 우리 아빠의 맛있는 하얀 빵을 만들때도,
직접 기른 밀을 오랫동안 갈아서
뽀얀 밀가루를 만들었었지.
아빠는 하루종일 밀을 갈며 힘들어했지만
덕분에 맛있는 하얀빵을 매일 먹을 수 있었어."

한스와 개구리는 어렵고 힘든 길을 선택한 개미의 의견을 존중하며
작별인사를 한 뒤 다시금 길을 떠났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