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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대구가 미치도록 싫었다.
난 대구에서 태어나 삼수를 끝낼 때까지 보냈었다, 그런 나에게 대구는 산으로 꽉 막힌 답답하고도 복잡한 도시였다.
어릴 때부터 난 이 곳은 꼭 떠나야겠다고 다짐하며 살았었다. 팔공산 아래 모여 살았었던 우리 가족은 난 꼭 서울이나 외국으로 나가라며 뒷바라지 해주셨다. 상상이 가는가? 몽골인의 시야로 멀리보고 살고 싶어도 주위를 둘러보면 산 밖에 없는 모습을, 독서실 옥상에 올라가면 대구 주위를 둘러싼 산의 모습을 보며 마치 감옥과도 같은 모습을.
그렇게 나는 대구를 벗어나 여행가가 되었다, 때론 무일푼으로 땡전 하나 없이 돌아다니기도 하고 인심 좋은 시골 할마씨 집에 자보기도 하고 서울의 아무 직장에 취업해 돈을 벌어보기도 하고 해변가에 가 하루종일 누워보기도 하고 하늘을 날아 어느날 대구에 와보니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 이 갑갑한 산들을 올라가서 밑을 내려다보면 자유가 있었구나, 오르지 못할 산이 아니라 노력해 올라가보면 결국 내 답답함과 갑갑함은 단순하고도 어리석은 감정이었구나, 오히려 산이 있었기에 내가 나갈 의지를 주었구나, 알지 못하던 건 나였구나
결국 난 미치도록 싫어졌다,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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